613번 버스 창가자리에서 나는, 운명을 기다립니다.
S2 58화 (아니, 자연스럽지 못하게)




박지민
......


박지민
.....아,


나름 만족스런 일과였다고 생각했다. 아까까지는.

..화장실에서 손을 씻으며 언제, 놀려서 미안했다고 사과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박지민
.......

퍽 충격적인 모습에 잠시 그 자리에 굳은 지민.

살다살다 자기 여친이 번호따이는걸 눈앞에서 직관할줄이야,

하필 조명도.. 마치 스포트라이트처럼 그 장면에 내리쬐는 상황에 갈곳잃은 지민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박지민
...ㅇ,아..


박지민
...((급하게 정신을 차린듯 머리를 쓸어넘긴다.


타이밍도 참 좋지,

잠시 눈동자를 굴렸을 뿐인데 어느센가 그녀에게로부터 멀어진 누군가의 실루엣에 질세라 걸음을 빨리하는 지민이였다.





박지민
...여주,.씨...!


정여주
지민씨? 생각보다 늦게 나왔네요,


박지민
미안해요, 어쩌다..보니


박지민
..근데... 아까, 그....


정여주
그....?



박지민
누가...! 여,주씨한테... ..무슨얘기했어요....?

아, 너무 집착하는것같나? 라는 생각을 할 겨를조차 없었다.

솔직히 눈앞에 뭐가 보이긴 했을리가,

그저 올곧이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자칫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가능한 눈빛이라고 예상됬다.



정여주
...네..?



정여주
아, 설마 그걸 본거에요?


박지민
...ㅎ 못봤을리가.... 나오니까, 딱 정면에.. 보이던데요...?


마치 응? 이라고 되묻듯 말을 내뱉는 지민에 씨익, 그녀의 입가가 부드러운 호선을 그렸다.



정여주
계속 봤으면 대충 어떤 상황인지는 인지했을텐데...?


정여주
..그분 표정 못봤어요? 내 표정도.


박지민
응, 내가..ㅎ 어릴때부터 눈이 좀 안좋았어요. 그래서,


정여주
......


정여주
.....허..


피식, 바람빠지는 웃음소리를 낸 그녀가 웃음기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정여주
.....


정여주
거절했죠, 내가 미쳤지.. 아니 누가 그걸 받아요?


정여주
..설마, 의심한건 아니죠....?


박지민
아뇨, 아뇨아뇨... 그냥,.. 한번더 확인... 받고 싶었어요, 여주씨한테..


박지민
....하하, ㅎ..


정여주
.....


박지민
.......




정여주
저녁먹으러 갈까요?


박지민
....ㅇ,응..?


정여주
아 왜, 배 안고..파요....? 이제 슬슬 해도 지는데?


정여주
누구덕분에, 영화끝난지도 한참인데?


박지민
..ㅇ,아ㅎ... 미안해요, ㅎ.. 이만 갈까요? 우리


정여주
빨리가요,



아직까진 다분히 제정신을 찾지 못하는듯한 지민의 손을 붙잡아 영화관을 빠져나온건 그녀였다.

어쩌면 꽤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였을지도....?ㅎ




박지민
......


솔직히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나는 지금도 심장이 벌렁벌렁한데.... 마치, 아무런 상관없어보이는 그녀의 모습이 의아하기도 했고.


가로등이 환히 켜진 거리를 거닐며 그녀와 시시콜콜한 대화를 하고,

평소 자주 먹지 못하는 음식을 먹자는 의견에 따라 꽤 인테리어가 고급진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데도,

저녁을 다 먹고 나온 후 쌀쌀한 밤거리에 슬쩍 들어간 카페에서 포장한 커피를 마시는데도,

내게 어울리는 옷을 골라주겠다는 그녀에 마네킹처럼 서있는데도, 나중에 집에 돌아가면 남은 이들에게 줄 디저트를 고르는데도,


...마치 구석에 박힌것처럼 떠나지 않는 한 생각이 있었다.


그저 원초적인 신경에서 오는 불안감일까...?

아니면 그것보다 조금..더 깊은... 감정에서 나오는 본능적인 직감일까,


아마 오늘, 오늘 지금이 아니면 미루고 미뤄져 미처 못꺼낼듯한 한마디가 낯부끄럽게도 떠올랐다.



박지민
......

그래서, 질러보기로 했다.

....아마 오늘은 서로에게도, 미처 인지 못한 감정들을 일깨워주는 날이였을 테니,


어쩌면 최대한 자연스럽게,



박지민
...여주씨,


정여주
네?ㅎ


박지민
......


박지민
...우리,



박지민
...결,혼.. 할래요?


아니, 자연스럽지 못하게



...

..

.




작가
오늘 일은 길이길이 지민씨의 가슴팍에 남아 이불킥,.. 의 주 재료로......


작가
......핳



작가
이번화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작가
손팅!! 정말 진심으로,. 한번만 작가의 입장에서 생각해주시길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작가
손팅부탁드려요.


손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