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4호 아저씨와 사랑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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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아, 좀!


윤여주
천천히, 좀, 가...


윤정한
에~ 멍충아.


윤정한
다리가 그렇게 짧아서 따라올 수는 있겠어?


윤여주
나 무시하냐?


윤정한
설마요~ 빨리 뛰어 와.

공원엔 사람이 한산한 주말, 오빠와 둘이 아침 조깅을 나왔다.

갑자기 달리기 시합을 제안해 열심히 달렸는데도 불구하고,

이 작은 몸뚱아리는 맘대로 따라주질 않았다.

어느새 시야에서 사라져버린 오빠를 두리번 거리며 찾는데,


민윤기
어.


윤여주
헐.


민윤기
오랜만이야.


윤여주
네엡... 어쩐 일로 이 아침에 공원을 오셨어요?


민윤기
취미.


윤여주
아하...


민윤기
회사 갔다 오면 피곤해서 퇴근하자마자 운동은 못 하고, 토요일에 해.


윤여주
토요일엔 회사 안 가세요?


윤여주
저희 아빤 토요일에도 가는데...


민윤기
어, 어.


민윤기
난 안 가.


민윤기
나머지 5일 동안 야근으로 토요일에 할 일까지 몰아서 해.


윤여주
우와...

난 3주 간 해오라고 내 준 과학 발표 과제도 못하는데.


윤여주
어른은 역시 다르네요...


민윤기
다를 게 뭐 있어, 별 거 없어.


윤정한
뭐하고 있어, 나 안 잡고... 안녕하세요?


민윤기
아, 네. 안녕하세요.


윤정한
여주랑 아는 사이...?


민윤기
조금.


윤여주
아, 아! 오빠, 저 분은 우리 윗집 사시는...

횡설수설 말하다 보니 오빠의 눈빛이 의심으로 변해갔다.


윤정한
뭐... 이상한 건 아니죠?


윤여주
오빠, 그런 거 진짜 아냐!


윤정한
그래... 뭐.


윤정한
너가 그렇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


민윤기
이상한 사람 아닙니다.


민윤기
604호 살고 있고, 여주... 랑은 엘리베이터에서 만나서 친해졌습니다. 좀 말이 이상하긴 하지만.


윤여주
맞, 맞아!


윤정한
그래, 알았어.


윤여주
아, 안녕히 계세요! 오빠 우린 가자, 하하...

멋쩍은 웃음을 흘리곤 오빠를 잡고 공원을 빠져나왔다.

오빠의 의심어린 물음이 귀를 분명히 스쳐 갔지만, 모른 척 하고.


윤정한
그래서, 말해 봐.


윤여주
아 진짜야!


윤여주
윗집 사는 아저씨 맞다고!


윤정한
이상한 사이 아니지?


윤여주
아냐!


윤정한
알았어 그럼, 난 널 믿으니까.


윤여주
걱정병이야 그거.


윤정한
나는 그냥,


윤정한
열 아홉 살 먹고 웬 잘생긴 아저씨 좋아하는 줄 알았지.

뜨끔.

마리 안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웨옹웨옹, 하고.

오빠한테 차마...


윤여주
어 맞아! 난 얼빠라서 잘생긴 그 아저씨 좋아한다!

라고 말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위로 아래로, 위로 아래로.


윤여주
내가 초딩인 줄 알아?


윤여주
얼굴만 보고 사람 좋아하는 나이는 이미 지났거든?

그 말은 거짓이다.

윤여주는 여전히 19살 먹고도 얼굴만 보고 사람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