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4호 아저씨와 사랑하고 싶어요!
-5


고리타분한 클래식이 흘러나오는 바 안,

VIP 룸에서 기다리는 한 여자가 보인다.


박지윤
언제 와?


박지윤
기다리는 것도 지겨워 진짜.


민윤기
기다렸냐.


박지윤
응 어-엄청.


민윤기
그래, 알겠고...

살짝 내려간 안경을 제 자리에 끼워넣고 물었다.


민윤기
오랜만에 또 보는 이유가 뭐야? 용건은 뭐길래.


박지윤
으응... 오빠, 그게 있잖아.


민윤기
응.

몸을 배배 꼬아대는 지윤을 조용히 쳐다봤다.


박지윤
나...


박지윤
오빠랑 다시 결혼하고 싶어서.

학교는 조용했고, 여주는 생리통 때문에 책상에 누워 있었다.

툭툭.


윤여주
아 왜!!


권순영
오늘은 또 왜 짜증이야? 한 번 건드린 거 가지고.


권순영
뭐... 기분 나쁘게 했으면 미안하고.

머쓱하게 뒷머리를 긁는 순영의 말에 아차, 하고 쳐다봤다.


윤여주
나 오늘 그 날이라서... 짜증내서 미안...

추욱, 하고 텐션이 다운 되자마자 순영이 장난스레 말을 붙여왔다.


권순영
그런 거였음 말을 해주지~


권순영
자, 나만 먹으려고 했던 딸기우유 니 줌.


윤여주
고마워어... 니 밖에 없,

후두둑, 하고 책상에 젤리와 초콜릿, 사탕이 떨어졌다.


전원우
권순영 밖에 없다고?


윤여주
아니, 아니!


윤여주
너희 둘 밖에 없다고.


전원우
그래야지.

흐흐... 작게 웃자 원우가 되물었다. 그렇게 좋냐? 웅. 그래...

붐비는 고속도로 속, 윤기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민윤기
하아...

3년 전,

결혼 행진곡이 울려퍼지는 거대한 결혼식장 속에서 두 남녀는 금빛 반지를 나누어 낀다.


민윤기
사랑해.


박지윤
나도, 오빠.


민윤기
정말로.


민윤기
내 목숨을 다해서라도.


민윤기
너만이 날 버리지 않는다면 영원히 널 사랑할게.


박지윤
물론이지 오빠. 너무너무 사랑해.

박수 소리에 묻힌 둘은 진하게 입술을 탐했다.

어쩌지.

차 안은 윤기의 한 마디 이후로 죽은 듯이 고요했다.


민윤기
이러면 안되는데...

왜 또 마음은 파도마냥 넘실거리듯 흔들리는 건지.


민윤기
미쳤냐 민윤기.


민윤기
정신 차려.

우린 이미 이혼했고 끝난 사이니까.

더 이상 미련 남으면 안되는 건데,


윤여주
엇.

콩콩.

유리창 너머 여주의 얼굴이 어렴풋이 보였다


민윤기
어, 아.

드르륵, 하곤 여주를 위해 창문을 열어주었다.

하하, 하며 웃는 여주 덕분에 잡생각이 눈 녹듯 사라졌다.


윤여주
저- 멀리서 아저씨가 보여서요.


윤여주
그냥...


민윤기
나 보러 왔다고?


윤여주
앗... 아? 네?


윤여주
...맞긴 한데..요...

나는 여주의 말을 듣고 바보 처럼 웃음을 실없이 흘렸다.

여주랑 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