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4호 아저씨와 사랑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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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그락, 달그락.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던 윤기가 여주를 생각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본 여주는 차에서 만났을 때.

그 때 이후로 벌써 일주일 째지만, 한 번도 보질 못했다.

지금의 사이로서는 집 문을 두드려 만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그렇지...

애가 탔다.

연애하는 것도 아니고, 별 거 아닌 사이인데 몇 일 못 봤다고 이러는 것도 유난이겠지,

싶어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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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참...

일이라도 해야겠다 싶을 때가 나한테 생기다니.

치라리 생각이 어린 고등학생이었다거나,

말 많고 친근감 있는 사람이었다면,

이렇게까지 망설이지 않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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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오빠한테 아직 연락 없어?

아직 없다는 집사의 말을 들은 지윤이 짜증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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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나같은 여자가 어디 있다고 망설이는 거야? 짜증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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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돈 많지, 얼굴 예쁘지, 똑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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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재벌 가의 외동딸이 매달리는데 고민할 게 있어? 짜증나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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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혹시...

다른 여자가 생겼나?

혼자 생각을 하던 지윤이 손톱을 까득, 하고 물어 뜯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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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그럴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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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그 쑥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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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절대 그럴 리 없지.

그로부터 한달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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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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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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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저거 민윤기야?

지윤의 생각은 산산조각 나 바닥으로 뿌려졌다.

지윤이 윤기는 절대 다른 여자를 좋아할 수 없다고 확신한 그 날로부터 한 달,

그 안에 여주와 윤기는 매우 친해졌고,

둘은 평소와 같이 놀러 갈 장소를 정하다 윤기가 뮤지컬을 보자 제안한 것 뿐이었다.

윤기의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곳이었으므로, 둘은 vip 좌석에 앉아 있었고,

지윤은 오페라의 주인공.

바로 이 <11시의 황녀> 란 제목의 오페라의 주인공 레비니어 역을 맡은 것이었다.

vip 좌석은 무대의 바로 앞이었고, 윤기와 옆에 앉아있던 여주의 얼굴이 제대로 보인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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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미쳤지? 민윤기.

작게 조소를 터뜨린 지윤의 눈빛이 매섭게 돌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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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어디 한 번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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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그 잘난 철벽 민윤기를 깨트린 사람이 누군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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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어디 한 번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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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밟아줘야겠어, 못 기어오르게.

그리고...

지윤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정말 예쁘게.

반짝이는 드레스와 찰랑거라는 긴 금발머리,

밝게 빛나는 초록빛 귀걸이의 주인인 지윤은.

작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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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급이 다르단 걸 알려줘야지, 저 여자애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