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고 싶어》

오해

야,

ㆍㆍ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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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여주

"김민규!"

아, 여주가 귀에 대고 소리치자 정신이 번쩍든 민규다. 

여주가 왜이리 진지하냐고 묻자 민규는 아니라며 마른 세수를 했다. 여주는 민규를 툭 치며 다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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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여주

 "자아성찰의 대답은?"

민규는 살짝 비웃듯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러자 다시 수영장안에서 물장구를 치더니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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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설명하자면 엄청 길다. 관둬."

그건 다 들어봐야 알겠지. 함께 수영장으로 뛰어드는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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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여주

"...대체 왜 따라오는 건데."

수영연습이 끝났음에도 골목 안까지 계속 따라오는 민규에게 물었다. 원하는 게 끝도 없는걸까. 아님 자기만족이라도 돼?

민규는 옆에서 괜한 전봇대를 쳐다보더니 무심하게 말한다. 자신의 행동이 꽤나 신경쓰이긴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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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스승이 무사해야 계속 배울꺼 아니야."

그게 이유였나며 어이없어하는 여주다. 민규는 진심이 었는지 꽤나 재밌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여주는 그 표정에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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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여주

"호, 혼자 다녀도 무사하거든? 그냥 사람도 안 다니는 골목인데."

그러자 민규도 적반하장으로 어이없다며 머리를 쓸어넘겼다. 말이 앞뒤가 전혀 안 맞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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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그러니까 위험하다는 거잖아. 진짜 바보인거 티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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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여주

"...꺼져."

자존심이 상한 여주가 걸음을 빠르게 옮기자 민규는 아무렇지 않게 계속 따라간다. 

하지만 무작정 달려가다 다른 골목으로 들어왔는지 여주가 입술을 꽉 깨물다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자리에 멈춰섰다. 

그러자 갑자기 멈춰버리는 여주를 따라가지 못한 민규가 여주한테 툭 부딪혀버렸다.

 키 차이덕분에 민규는 머리를 부딪히지 않았지만 반동에 넘어져버리는 그들이다. 엉덩방아를 찢은 여주가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러자 아파하는 여주를 본 민규가 괜히 여주에게 미안해졌는지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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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바, 바보 두명."

그런 민규가 가끔 이해되지 않는 여주였다. 이제 집앞인데 가주면 안될까? 

여주가 오늘의 마지막부탁이라고 하자 알겠다고 대답했다. 아까 일이 부끄러웠는지 골목을 마구 달려가는 민규다.

새벽공기를 맞으며 아까의 일을 잊어버리려 노력했다. 역시나 헛수고였다.

집근처 골목에 도착하자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며 후회했다. 집 안으로 들이자 신발만 던져버리곤 침대로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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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진짜 바보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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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그래, 밤새 데이트는 잘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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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여주

"죽을래, 그런거 아니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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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민

"내가 봐도 둘이 사귀는 거 맞구만. 매일 같이 밤연습까지 하고 처음에는 어색해하더니."

석민에 말에 민규와 있었던 일이 생각나자 여주는 어떻게 변명해야하나 싶다가도 이내 대답을 포기해버린다.

그들만의 사연이 있을지라도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그렇게 비춰지는 것이 당연했기 때문임을 알고 있었다.

그러자 교실에 들어오던 민규는 빠르게 상황을 판단하는가 싶더니 여주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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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여주

"너 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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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우리 사귀는 거 맞으니까, 오해하지마."

교실에 있는 모두가 얼어붙자 혼자만 당당한 민규가 여주의 손을 잡아끌었다. 당황한 여주는 변명하지도 못히고 교실을 나서게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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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미친... 쟤네 대체 어쩌다 사귀게 된거지..."

그들이 나가버리자 교실 분위기가 시끄러웠다. 주현은 그들에게 소문내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소리치고는 따라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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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여주

"너 요즘 왜그러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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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이렇게라도 해야 다들 신경을 안..."

민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여주는 민규의 뺨을 때렸다. 얼떨결에 맞은 민규는 놀라서 여주를 바라보니 어느새 눈물이 고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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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여주

"난 그냥, 바다로 가고 싶어하길래 예전에 나같아서 도와주고 싶었던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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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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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여주

"됐어. 이젠 웃으면서 못 보겠다."

여주에게서 눈물이 떨어져내렸다. 민규는 떠나는 여주를 붙잡지 못하고 허공에 손을 뻗었지만 헛수고였다.

ㆍㆍㆍ

또 혼자가 되버렸다.

여주가 교실로 돌아오자마자 의심의 여지도 없이 민규가 따라들어왔다. 하지만 종이 치는 바람에 다시 말하지도 못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여주는 자리에 앉아 눈물을 마저 훔치고는 들키지 않으려고 책상에 엎드렸다.

민규도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는 아무말않고 있자 심상치않은 분위기에 주현이 조용하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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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너 여주울렸지."

민규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대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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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하... 아니다, 나중에 얘기해보자."

모두가 숙연해지는 바람에 수업 분위기도 조금 우울해졌다. 민규는 여주를 바라보다가도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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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이게 아닌데...'

어색함에 서로에게 말도 하지 못한채 오해만 깊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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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너 여주 막 대하고 그러는 건 아닐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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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그럴리가. 수영 가르쳐주는 것도 고마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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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너, 여주한테 연애설 터지면 큰일나는 건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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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어, 어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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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그럼 학교에서 대회같은 것도 안 보내주고 확 매장해버린다고. 그래서 우리학교 연애가 목숨 걸고 하는 거야."

아, 그럴 줄은 꿈에도 몰랐다. 민규는 괜히 여주의 발목을 심하게 붙잡아버린 것 같아 제 자신이 정말 미웠다.

그냥 고맙다고, 좋아한다고 하면 될껄 일을 크게 만들어버렸다.

그런 민규의 마음을 아는건지 주현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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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애들도 소문 안내고 조용히 해줄테니까 둘이 오해할 수 있는 행동만 안하면 괜찮을거야. 제발 조심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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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그, 그래 고맙다..."

사실 하나도 괜찮지 않다.

내가 모두에게 피해를 줬다는 것과, 내 마음대로 행동해서 여주를 곤란하게 했다는 게.

용납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일어나버린 일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되돌릴 수 있을리가 없다.

그나마 다행인건 조심하기만 하면 금방 없어진다고 하니... 아니, 그런말에 안심할 수가 없지.

절대로 방심해선 안돼.

모두를 곤란하게 만들었던 내 자신조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