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악녀로 빙의했습니다
01


내 방, 내 침대

유일하게 내가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곳이다

우리집은 엄격했고

난 그에 맞지 않에 별난 아이였다

소위 말해 노는 애들이라고 하는 그 축에 속해있었으니까

집안 이미지를 생각하는 부모님 입장에선 내가 예뻐 보일리 없었다


김여주
오늘도 개닦였네 진짜

오늘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부모님에게 한참을 닦이… 아니 혼나고 방으로 들어왔다

부모님은 모르시겠지

내가 왜 이렇게 나돌게 되었는지


김여주
헐 오늘이 벌써 마지막화야?

이런 나에게 항상 힘이 되어준 소설

‘가난한 공주와 열 세명의 왕자님들’

이름은 좀… 유치해 보일 수 있지만 가난한 여주가 열 세명의 남주들과 함께 온갖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그런 이야기다

여기서 온갖 고난과 역경은 소설의 흔한 클리셰 중 하나인 남주들의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악녀가 만든 것들인데


김여주
기분 나쁘게 악녀가 나랑 이름이 똑같단말이지…

뭐… 그것만 빼면 정말 완벽한 소설이다


김여주
하 남주 진짜 누구지 개궁금하네


김여주
으음… 내가 소설 보다 잠들었나…?

분명 어제 마지막화를 보고 있었는데

결말이 생각이 안 나는 걸 보니 보다 중간에 잠들었나보…


김여주
미친 여긴 또 어디야

여긴 내 방이 아니다

뭐라도 알아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방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우연이었을까

벽에 걸린 거울을 보니


김여주
이건… 김여주잖아

내가 보던 소설 속 악녀 김여주의 일러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 내 눈 앞, 거울 속에 있었다


김여주
이게 무슨… 21세기에 소설 빙의가 가능한 거냐고…

가정부
아가씨 이제 학교 가실 시간이에요 빨리 준비하세요!

밖에서 들리는 가정부의 소리가

내가 확실히 이 소설 속에 빙의가 되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학교까지는 기사님이 태워주셔서 문제없이 도착했고

교실까지는 김여주의 반이 어딘지 아니까 대충 돌아돌아 찾아 왔는데

문제는 교실 속 내 자리다


김여주
미친 내 자리를 어떻게 찾냐고…


김민규
비켜 문 앞에 멍청하게 서서 길 막지 말고


김여주
뭐?

내가 문을 막고 있었구나…

바보같은 김여주 그냥 반 친구한테 자리를 물어보면 될 것을 멍청하게 고민이나 하고 있었다니


김여주
저기… 내 자리 어딘지 알아?


김민규
뭐?


권순영
이건 또 무슨 신종 컨셉이냐


부승관
쟤가 드디어 미쳤구나


김민규
니 자리 저기잖아 이상한 컨셉 잡아서 말 걸지 말고 이제 좀 비키지?

남자애가 가리킨 곳은 문에서 제일 먼 곳, 그리고 제일 뒷자리였다

일단 자리에 앉아 이 모든 일에 대해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일단 나는 소설 속 악녀 김여주로 빙의를 했고

원작대로라면 나는 이 작품의 여주인 서주연을 괴롭혀가며 13명의 남주들에게 사랑을 구걸해야한다

아, 그래서 아까 걔네가 나한테 띠껍게 굴었구나

김여주 이녀석 얼마나 못된 짓을 하고 다닌 거야

뭐 어쨌든 나는 빙의된 다른 김여주고 13명의 남주들에게 사랑을 구걸할 생각 따윈 없다

이 말인 즉슨 더이상 서주연을 괴롭히지 않겠다는 말이다

이제부터 과거의 나는 버리고 그저 멀리서 저 주인공들의 러브 스토리나 지켜보겠다 이말이지

그럼 남주들이 나한테 저렇게 싸가지 없이 행동할 일도 없을 거고

애초에 소설 속 김여주도 부잣집 딸인데 현생에서 하지 못했던 일들이나 하며 살아야지

여기 김여주네 부모님은 하나뿐인 딸을 위해서라면 뭐든 해주시는 그런 분들이니까

조례 시간이 지나고 수업 시간이 되었다

문제가 있다면

원래의 나는 고3, 19살이었는데 2살이나 어려져 17살, 고1이 되었다는 것

미친 모의고사와 시험들을 다시 쳐야한다니…

에이 내가 뭐 원래 그런 거 신경썼던 애도 아니고 머리 아픈데 잠이나 자야겠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산생님
여주 어디 아프니? 수업시간에 졸아본 적도 없던 애가 엎드려 자네 승관아 여주 어디 아파?


부승관
모르겠는데요

산생님
승관아 일단 여주 좀 깨워봐


부승관
야 김여주 일어나


김여주
아이씨… 누가 깨우고 지랄…

막 깊게 잠들려고 하는데

부승관이 깨워서 보니 선생님께서 날 깨우라고 하셨단다

아, 원작 김여주는 남주들에게 잘보이려고 수업도 꼼꼼하게 듣는 애였으니까

빙의된 내가 갑자기 잠을 자는 것도 이상하게 생각할만하지

산생님
여주야 어디 아파?

대충 아프다고 둘러대야겠다


김여주
네… 오늘따라 머리가 좀 아파서요… 참으려고 했는데 좀 많이 아파서…

산생님
그래? 보건실 안 가고?


김여주
네 좀 엎드려 자면 괜찮을 것 같아요

산생님
그래 그럼 말고… 많이 아프면 보건실 가

그렇게 대충 넘기고 다시 엎드러 잘 수 있게 되었다


부승관
미친년 이건 또 무슨 컨셉이야

날 욕하는 남주 중 한 명을 뒤로하고^^


밍끼소녀
첫 편이라 여주의 독백이 되게 많았던 것 같아요! 다음 편부터 본격적으로 스토리가 진행될 예정이에요!


밍끼소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