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향기를 조각할 수 있다면

23화: 뭐가 더 나은 선택이길래,

냉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어느 마트의 진열대 앞.

가히 우연한 만남이라기엔 꼴이 쫌 우스웠지만 아는 얼굴을 봐서 반갑다는 듯 웃어보이는 그에,

미처 떨떠름한 표정을 지을 수 없었다.

왜, 웃는얼굴에 침 못뱉는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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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주

여기서..! 다 뵙네요, 이쪽 사시나봐요 병원에서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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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아.. 네네, 가까운 마트가 이쪽이여서 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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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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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래도 구면인분을 뵙는건 처음이라 아까 조금 흥분했나봐요. 당황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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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주

아...! 아,니.. 별로 그렇지는 않았는데...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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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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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주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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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ㅋㅋㅋㅋㅋ

다정한 사랑 같았다. 다분히 눈치가 빠른것같기도.

사실 병원 밖에서 환자나 보호자를 뵙는건 그리 자주있는 일이 아닐뿐더러

....그다지 유쾌한 상황은 아니였기에 앞에있는 두부만 쥐고 나가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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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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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주

..저는, 이것만 사면 돼서.. 혹시 지민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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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아..,!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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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주

.....

그저 시선을 따라 본 그의 카트에는 참 가지각색의 일인분 즉석품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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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제가 요리를, 잘 못해서...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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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주

아, ..괜찮아요! 뭐 하다보면 늘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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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ㅋㅋㅋ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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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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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지한이가, 병원 다녀온 뒤로 간호사님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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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주

어머... 정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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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네네, ㅎㅎ 좋았다고, 친절하시고 이쁘셨다고.. 막 신나게 얘기하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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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실례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한번 찾아뵈려 했어요. 너무 감사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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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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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주

아이가 그렇게 생각해줬다면 너무 다행인걸요..?

조금 특이한 사람...?

그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조카, 그래 조카지.

조카가 좋게 얘기한 간호사를 굳이 찾아뵙고, ..어쩌다 우연히 만난 상대에 이렇게까지 기뻐할 일인가?

..아니지, 첫조카는 정말 눈에 박아넣어도 안아깝다는 말 있잖아.

조카에 대한 사랑이 정말 넘쳐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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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리고... 여주씨 첫인상부터,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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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어디서 뵜었던 분 같았거든요... 되게, 익숙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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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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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주

....((끔뻑

이거 지금 작업멘튼가...?

_한편 다음날,

제주도를 횡단중인 정국과 남준

사실 이곳에 온 이유가 그리 기쁜 일들은 아니여서,

이번 제주공항 면세점에 향수 지점이 하나 들어오는데에 반해,

그동안 제주도에 있던 2개의 분점 중 하나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지금 여기가 아마 살아남을 가능성이 유력한.. 곳이랄까...?

저희.! 분점에서는 편안하게 시향하고자 하시는 고객님들의 니즈를 반영하여 고즈넉하고 안정적인 분위기를,

또한 이번에 새로 출시되는 제주도 특별 향수 컬렉션도 진열할 진열장이 모두 정리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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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

역시나처럼 자신의 분점의 자랑점을 늘어놓는 점장.

그의 말에 간헐적으로 끄덕이며 가게 주변을 둘러보는 남준의 눈을 확인한 그가

조금 더 깊숙한 가게 내부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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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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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눈을 감고 숨을 크게 들이킨다

청소했나? 싶게 은은하게 분포되어있는 물비린내,

고즈넉하고 아늑한 분위기 자체는 시향하기에 훨씬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해주겠지만..

환기시킬만한 창문이나 청정기는 부족한것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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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향수들이 진열되어있는 진열대에 잠깐 걸음을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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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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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시차,

제주도라 그런지 향수병이 퍽 특이하네?

아, 이 향이랑 어울리는 병을 준비한건가...? 이게 제주도에서만 자라는 나무랬지..?

독특한 모양의 향수병에 모처럼 눈을 반짝이며 둘러보던 그가 일순 살짝 멈칫했다.

...전에 심여주씨가 이 향을 뿌리고 오지 않았나?

더 좋은 향도 많을텐데 굳이 이 향에 꽃혀가지곤...

..그때, 너무 심하게 쏘아붙인건 아닐까 조금 걱정했는데

그러고보니 내가 향수 하나를 선물해준다고 했던것같은데... 기억하고 있으려나...?

...그냘 조금 간단하게 만들어봤던게.. 아,

아.. 그날,.. 되게 뭔 설명을 많이 했었던것같은데...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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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나 너무 고리타분한 사람처럼 보였나..?) ((충격

향수병 하나 들곤 어정쩡하게 서서 이게 뭔 꼴인지,

어느세 이정도로까지 꼬리를 문 생각들에 저도 어이없다는듯 피식 웃으며 손에 쥔 향수병을 내려놓는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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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중얼)) ..미안해서 그래, 미안해ㅅ...

필요한역/??

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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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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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그리고 퍽이나 산통을 깨는 누군가의 호통,

꽤나 날카롭게 부른 저기, 라는 호칭에 약간의 의아한 표정으로 소리가 나는곳을 돌아본 정국,

빠르게 걸어와 자신을 진열대에서 떨어놓는 손짓에 그의 얼굴에 미묘한 표정이 지어졌다.

필요한역/??

지금 이게 얼마나 비싼 향수인지 아시고 만지시는거에요?

필요한역/??

..거 봐, 이렇게 만지시니까 지문 다 묻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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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필요한역/??

..이래서 향수는 모르는 사람이 와서 만지면 안돼,

필요한역/??

이렇게 꽉 잡고 있으면 온도가 올라가서 더 질이 떨어지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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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필요한역/??

진짜.... 이거 다 어떻게 닦아놨는데..

머릿속에서 번뇌가 이르렀다.

굳이 정체를 안밝히는 이유가 이렇게 편한 상태로 구석구석 돌아다니기 위함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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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이건 뭐 거의 불청객 수준인데..)

갑질을 부려, 말아

물론 그러면 판이 재밌게 돌아가겠지만은,.. 뭐하러 그딴짓을 벌이냐는 형의 잔소리를 들어야 할 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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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난 원래 뒤에서 싸우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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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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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싱긋)) 조향삽니다, 이거 만든

그냥 간단하게 직업만 밝히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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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번화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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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작중, 이해안가시거나 궁금하신점 있으시면 편하게 댓글에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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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손팅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