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향기를 조각할 수 있다면
24화: 왜 내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거야



......

....


일순 분위기가 물을 끼얹은것처럼 식었다.

아직도 방글, 눈꼬리를 접은 체 미소짓고있는 정국에 지금 이게 무슨상황인지 머리를 돌리고 있을 점원과,

그런 그의 심정을 꿰뚫어본다는듯 자신의 양복 와이셔츠로 깨끗하게 닦은 향수병을 테이블에 내려놓는 정국.


이래뵈도 향수가게, 그것도 꽤나 이름있는 브랜드에서 일하는 직원이 조향사를 모르지는 않을 터

지금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도데체 어떤 목적인지 묻는게 우선이라 판단한 점원이 생글 웃었다.



....그럼 혹시... 필요한거라도..ㅎㅎ

이 향수, 굳이 이렇게 정리해놓은 이유가 뭡니까?

..뭐 향은 어느정도 알거고... 그냥 미관상 예쁘라고 이렇게 전시해놓은건가 싶기도 해서요,


이왕 향수를 보는거, 향의 지속성, 농도, 적어도 이름.. 순대로는 정리하지 않습니까? ((싱긋


아 너무 꼰대같았나?

제가 생각해도 참 꼬장꼬장하게 물었던것같은지 속으로 피식, 웃어보인 그가 머리를 한번 털었다.

툭, 툭, 무심하지만 간단한 터치들로 앞머리를 정리하며 서있는 그에 아무말 없는 점원.


......


아... 그냥 미관상, ((끄덕

간단하네요.

......네, 하하...

.......ㅎ


참 오늘은 안이든 밖이든 웃음이 많이 나오는 날이네,

실없게 올라오는 웃음을 미소로 넘겨버린 그가 팔을 뻗어 가장 멀리 있는 향수병 하나를 쥐었다.


아...! 그건,

제가 좋아하는 향수네요,

아....


과일.., 향을 좋아하시는구나, 그게 살짝 베리류 향이 나서...

.......


툭

툭–


.....

....((힐끗

주변이 시끄러워졌다. 아마 이동하려는 거겠지,


힐끗, 살짝 주변을 살핀 정국이 들고있던 향수병을 테이블에 내려놨다. 라벨이 잘 보이도록


......

..다음에 이 향수병을 고르려면 이 색보단, 보라색이 더 잘 어울릴것같군요,


싱긋))




여전히 당신과 함께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향수라는건 사실이라서,





탁

탁–


차 문을 닫는 소리가 주차장에 짧게 울렸다.

아마 이야기가 끝난듯한 남준을 따라 별 미련없이 훌쩍 따라나온 정국.

부드럽게 출발한 차가 곡선을 그리며 지하주차장에서 벗어났다.




슬슬 노을이 지는 듯 뜨겁게 작열하는 해가 옆에 있었다.

...아, 형 이런거 좋아했지


어느세 창문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있는 남준에 정국이 피식 웃었다.

망할놈의 문과감성,..

......

...사실 나도 눈이 가는건 어쩔수 없었지만,



지금은 그런걸 깊이 파고들때가 아니였다.


형, 그래서

내생각에는 여기를 보류하고, 저쪽 성산쪽을..

차라리 그쪽을 냅두고, 여길 없애버려

.....,?


한 손으로 핸들을 쥔 체 툭, 던진 그의 말에 남준이 조금 커진 눈으로 고개를 돌렸다.


...

굳이 그런 이유라도 있는거야?

....음...


피식)) 개인적인 욕심.. 이랄까?

.....?..


몰라, 갑질이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은..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솔직히 향수를 아껴주는 지점을 원했거든.

향수를 파는 물질적인 직장보단 본질적인 향수, 그 자체를

.......


하하하, ((호탕하게 웃으며 고개를 다시 돌린다


너 맘대로 해, 어차피 니 회산데

그래, 돈이 무슨 상관이냐,! 우리 프라이드를 지키는게 중요하지


자신의 상사이긴 하지만 그래도 결국 친한 동생, 그러니까 그의 신념이 퍽 귀여운듯 남준이 크게 웃었다.

아, 지민아 보이냐?


니가 그렇게 싸고돌던 어린애가 벌써 지 의지대로 회사를 이끄네

.....,




그리고 그 지민씨.


아마 일생에 손에 꼽을 법한 일탈....아닌 일탈을 저질러버렸다.

...그래도 인생, 꽤 괜찮게 살아온 줄 알았는데


.......

......


지금 이렇게 자신을 의심이 뚝뚝 떨어지는 여자를 만나기 전까진,




.....

...마트.. 나와서, 이렇게까지 같이 걸어갈정도면... 조금,

......

가는 방향이 같을거라는 생각은 안해본거에요?

......


그냥 보호자, 그래 직업특성상 하루에도 열몇명씩 만나는 흔한 그런 보호자일 뿐이라 어림잡았던 내 잘못인지,

....괜히 뒤숭숭한 마음에 쓸데없는 기우를 부려 머릿속만 더 복잡하게 만드는건 아닌지,


각 손에 서로 하나씩 든 비닐봉투가 참 무색하게 분위기가 어색하다.

지민이 자신을 그저 일개 간호사로 보지 않는다는건 눈이 발에 달려있지 않은 이상 눈치챌수 있었고,


........

......


.....




부담스럽지 않으시다면 전화번호 좀,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인데 전화번호...


제 전화번호가 엄청 귀하거든요... 근데 여주씨한테ㅁ,



.......((내적갈등

.....


.....((힐끗

기분이 참 모호하다. 오묘하고, 묘하기도 하고, 애매한 그.. 중간,,,,?


사실 내가 지금 뭐하고있는거지? ..라는 생각도 머릿속에 가득하다.




......

...저 지민ㅆ

실례가 안된다면 여주씨 전화번호를 좀..

....아,

...알.. 수 있을까요....

아.. 네, 네, 하하..


전번정도야 뭐, 내가 유명인도 아니고


((지민에게 전화번호를 찍어준 뒤,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켠다.

.....여기다 전화를,

........


그저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켜 쌓인 메시지들을 눈으로 훑는 순간,




.......

.....((멈칫



ㄴ제주도 잘 도착했어요.



ㄴ사진을 보냈습니다.

ㄴ아, 이건 그냥 바다가 예뻐서..




......



그쪽은 바다가 예뻤구나,

난 근데 왜이렇게 울고싶지?





이번화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작중 이해안가시거나, 궁금하신점 있으시면 댓글에 꼭! 알려주세요😊


손팅부탁드립니다🥺


손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