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향기를 조각할 수 있다면
25화: 미련이 뭔가요, 먹는건가요?





박지민
여주...씨..?


박지민
..괜...찮아요?


심여주
네..?


박지민
아, 아니.. 갑자기 아무 말이 없으셔서..


박지민
.....


심여주
....아,



심여주
미안해요, 못 본 메세지가 있어서,..


박지민
아..! 그럼 마저 보셔도,


심여주
지금 다 봤습니다. 싱긋)) 전화번호 드릴게요.




어떻게 생각하면 그저 하나의 의례일지도 모르는 전화번호 교환이 끝났다.

이게 뭐라고 오늘 하루가 이렇게 긴 것 같은지,



심여주
조만간 연락할게요. ..저는, 집이 이 근처라


박지민
아, 그래요. 조심히들어가요ㅎ


심여주
지민씨도요, 오늘 즐거웠어요.


......

..아, 마지막 말은 덧붙이지 말걸 그랬나..? 괜히 어색해졌잖아.

더군다나 그 말은.... 이렇게 살짝 안부만 묻고 헤어지는 사이에서 할 말도 아닌..것같고,



가벼운 목례를 한 후, 집으로 걸어오는 내내 기분이 싱숭생숭했다.

마치 내가 어디를 걷고있는지조차 망각할만큼 정신이 빠져있었다 해야하나?

집으로 돌아온 후, 마트가 아니라 콩을 심어 두부를 지어왔냐는 여사님의 호통을 듣고 조금은 돌아오긴 했지만.....




정국씨에게서 온 문자의 답에 그 뒤, 밥을 먹고 자기 전에야 겨우 답장버튼을 눌렀다는건 곱씹을수록 쪽팔린 일이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서로의 안부와, 시시콜콜한 상황을 묻는 간헐적인 문자들도 언제적부턴 뜸해지고 있었고,

그래. 많이 바쁘겠지.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날 이후 지민씨도 일이 많아져 연락을 자주 못(?) 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아직도 이 관계들에 대해 감이 안잡히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왔다.


심여주, 쿨하지 못하게 뭐하고 있냐는.


그래, 요즈음. 뭔가 뭘 해도 시원찮지 않고, 항상 무언가 거슬리는 느낌이 어딜 떠나지 않았다.

내가 언제부터 이랬지? 이러는 이유가.... 뭐야..?



그래, 참 단순하지만 답은 하나였다.

'나' 의 자립심을 되찾는거.

..요즘 좀 많은 일이 있었잖아.


그게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관계에 매어있다는건 참 머리아픈 일이니까.


미련... 그딴거 버려! 심여주,

너는 너 스스로 당당한 사람이 되는거야. 이미 그렇잖아, 안그래?


잘그락

잘그락–



전정국
.......



_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전정국
....이쁘네요, 팔찌가

어머, 이거 사시게요?


전정국
네? 아,.. 아니...



전정국
.......



김남준
......


김남준
....흐음...



그렇게 며칠밤을 지나, 서울로 돌아가는 날, 공항, 면세점.

이미 자기가 화려한 말솜씨에 낚인것도 모르는지, 어느세 고개까지 끄덕이며 점원의 설명을 듣고있는 정국을 심각한 표정으로 남준이 바라봤다.


애가, 그래. 좀 어릴때부터 그랬지. 하나에 꽃히면 정신을 어따 팔아먹은지 모를만큼 헤롱거리는거.

근데 요근래엔 그런게 없었잖아. 더군다나 쟤(정국)가 나이가 몇인데,


도데체 어디 홀렸는지, 출장 이틀차부터 정신이 멍한 정국을 눈치껏 지켜보던 남준이 고개를 내저으며 몸을 돌렸다.






전정국
그래서.. 발찌도 되고 팔찌도 된다고요....

네네, 이게 여성분들이 참 좋아하시는 디자인이에요. 촌스럽지도 않고 과하지도 않은데 이뻐서.

색도 여러가지 있어요. 실버, 골드 다 있는데, 제일 잘나가는건 여기. 로즈골드.


전정국
아.... ((끄덕끄덕


피식)) 근데, 꽤 소중한 사람 줄 선물인가봐요? 이렇게 진지하게 보고,


전정국
네...?

이럴때 잘 보여야 나중에 고생 안해요. 아, 신혼인가?


전정국
.....네...?


입가에 은근한 미소를 띈 체 슬쩍 떠보는 점원분의 질문에 그의 눈동자가 점차 흔들렸다.

마치 현실이 그제서야 눈에 뵈기 시작한다는듯.


이게 뭐지? 나 왜 이거 들고 있지...? 뭐지, 뭐지 이게

.....나.. 누구... 주려고,..



전정국
......아...


전정국
선물입니다.., 선물, 신혼 아니고요, 엄.. 그냥....,

호호호홓


전정국
.......


아무렇지 않게 손에 들려져있던 반짝거리는 팔찌의 무게가 처음으로 느껴졌다.

물밀듯 차오르는 의구심과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창피함과 함께.



머릿속에 누군가의 얼굴이 확 피어올랐다.






작가
#정국씨의_입덕부정기는_아마_컨티뉴_롱타임....



작가
너무... 늦게 와버려서,.. 이야기를... 애초에 이 작을 기억해주실분이 계실까 모르겠네요...😂


작가
그래도...! 이제부터 빠릿빠릿한 연재를 기원하며


작가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작가
손팅부탁드려요💐💕

손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