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에도 예보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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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윤 큐레이터님, 이제 어쩌시려고요?

윤여주
너 생각해 둔 작가님 있어?


김태형 큐레이터
어···, 큐레이터님이 너무 단정 지으셔서···. 아니면 지금이라도 빨리 찾아보겠습니다.

윤여주
아니야. 내 잘못이니까 내가 해결할게. 어제 메일은 보내놨어. 확률은 반반이야.


김태형 큐레이터
어쩌시려고요. 관장님 곧 있으면 오실 텐데···.

윤여주
안 되면 어떻게든 해야지.

zzzzzz

윤여주
어? 전 작가님이다···!


김태형 큐레이터
타이밍 대박인데요? 뭐라 하시는데요?!!

윤여주
··· 감사합니다.

거절은 고맙다는 예의상의 인사 뒤에 나오는 법이다. 정말 있지 않았으면 하는 but이 껴있었다. 좋은 제안 감사하지만, 거절하겠다는 말이었다.


김태형 큐레이터
우리나라에서는 역시 전시 안 하시겠다는 거네요···.

윤여주
아니···, 할 수 있으면 같이 하고 싶었대. 일정이 이미 꽉 차 있다고 어쩔 수 없다고. 조금만 더 빨리 연락했으면 달랐을까···?


김태형 큐레이터
뭐··· 어쩔 수 없죠.

윤여주
너 남 일처럼 얘기한다?


김태형 큐레이터
방법이 없진 않은 거 같아요. 이번에는 제가 감히 제안 하나만 드려도 되겠습니까?

윤여주
이상한 얘기기만 해봐.


김태형 큐레이터
지금까지 전시한 작가님들 통합 전시는··· 어떠세요?

윤여주
뭐···?


김태형 큐레이터
지금 당장 특별전이라고 해서 작가님 찾을 시간도 많이 부족하고, 그럼 통합 전시 정도는 돼야 관장님도 승인하시지 않겠어요?


김태형 큐레이터
물론···, 김석진 작가님도 다시 불러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겠지마는···.

윤여주
······.


김태형 큐레이터
고민할 시간 없어요. 관장님 오셨습니다.

윤여주
어···?


김남준 관장
좋은 아침입니다. 윤 큐레이터는 5분 뒤 들어오고.

윤여주
넵···!

···


김태형 큐레이터
다행히 기분이 안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윤여주
그런데 될까···?


김태형 큐레이터
안 될 건 없죠. 일단 부딪혀 봐요. 물론 모든 작가님께서도 승인하실지는 모르지만, 큐레이터님께서 개최하는 특별전인데, 마땅한 이유 없이는 거절하지 않으실 거 같은데요?

윤여주
뭐야···. 김 큐레이터가 그렇게까지 얘기하니까 거절할 수가 없잖아.


김태형 큐레이터
ㅋㅋㅋ 물론 제안일 뿐이에요. 결정은 큐레이터님께서 하세요.

윤여주
···그래, 일단 부딪혀 보는 거지. 갔다 올게.


김태형 큐레이터
다녀오십쇼.


김남준 관장
고민 한가득한 표정이네?

윤여주
티··· 났습니까?


김남준 관장
뭔데. 잘 안됐어?

관장님 말투, 표정을 봐서는 내 느낌상 얘기해도 무리 있을 정도는 아닌 거 같았다.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윤여주
네···. 그래도 전 작가님께서 일정만 없었다면 함께하고 싶으셨다고.


김남준 관장
오~ 그래? 그럼, 다음에는 꼭 한 번 모셔야지.

윤여주
네, 그래서 다음으로 생각한 기획은··· 통합 특별전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떠에서 모신 작가님들 전부를 모시기에는···,


김남준 관장
좋다. 다 모시기는 너무 많아서 5주년이니까 관람객 가장 많았던 탑5 작가님들만 모셔도 좋고.

윤여주
오? 좋은 거 같습니다!


김남준 관장
작가님들께서 다 승인하셔야 진행이 되는 거니까. 다 승인하시면 보고해. 최대한 빨리 해야겠지?

윤여주
엇···, 네! 그런데 관장님 요즘 제 말 너무 잘 들어주십니다?


김남준 관장
그럼 뭐 다시 대답 취소할까?

윤여주
아뇨!! 그건 아닌데··· 이것마저도 거절당하면 타격이 클 텐데 저 믿어주시는 거잖아요.


김남준 관장
윤 큐레이터니까. 이제는 믿을 때 되지 않았나? 뭐 거절할 이유도 없고. 물론 이번 전 작가님 일은 너무 확신했어. 뭐 때문에 그렇게 확신을 한 거야?

윤여주
그럴 만한 일이··· 있었습니다. 아무튼 최대한 빨리 좋은 결과 가져오겠습니다.


김남준 관장
그래, 그래도 시간 좀 있으니까 무리하지 말고. 수고해.

윤여주
후··· 다행이다.

윤여주
김 큐레이터 고마워.


김태형 큐레이터
역시 될 줄 알았어요. 전 연락 돌릴 준비 다 해놨습니다.

윤여주
뭐? 벌써? 다 모시기는 너무 많아서 관람객 가장 많았던 탑5 작가님들만 모시기로 했어.


김태형 큐레이터
오? 좋은데요? 이력 찾아보고 바로 연락 돌리겠습니다.

윤여주
그래.


김태형 큐레이터
아, 그리고 이따가 점심에 윤기 형이 밥 사준다고 나오래요. 큐레이터님도 같이요.

윤여주
윤기 씨가?


김태형 큐레이터
네, 이쪽에 볼일 있어서 왔다고 밥 먹자고 하네요? 아, 그리고 둘이 만나는 거 왜 말 안 했어요?

윤여주
어?


김태형 큐레이터
만나 보기로 했다면서요. 그럼 썸··· 아니에요?

윤여주
썸··· 맞지. 그런데 기분이 조금 이상해서···. 이게 맞는 거겠지···?


김태형 큐레이터
그럼요. 제가 빨리 먹고 나갈 테니까 둘이 얘기해 보세요.

윤여주
어? 아니야. 같이 있어···.


김태형 큐레이터
제가 둘 사이 방해할 수는 없죠.

윤여주
그건 그렇고, 빨리 확인해 보고 작가님 전부 연락 돌려. 장난칠 시간 없어.


김태형 큐레이터
장난 아닌데··· 알겠습니다!

하필 탑5 작가님 기록에 김석진 작가님이 포함될 거라는 생각은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김석진 작가님 전시 관람객이 생각보다 많은 수였긴 했지만, 이렇게 많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MEY메이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