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님, 너나 잘하세요
일진님, 너나 잘하세요.01


일진님, 너나 잘하세요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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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2 새학년 새학기, 첫인상은 사람의 인상을 판가름 하기에 아침 일찍부터 씻고 화장하고 올려고 했던 나였지만

개학 첫 날 부터 늦잠을 자버린 나는 화장은 커녕 씻지도 못한 채 집을 나섰다.

중딩 때까지만해도 지각은 밥 먹듯이 해왔던 나지만 고딩이 되고 나니 생활부라는 새끼 때문에 지각은 커녕 학교 탈주도 못하는게 내 신세다.

어제 씻었는데도 불구하고 앞머리는 이미 떡져있는지 오래, 생활부를 챙기자니 이미지 망가뜨리고 이미지를 챙기자니 생활부가 존나 망하니

어쩌겠어, 고 2의 인생을

생활부나 챙겨야지.

재작년까지만 해도 달리기로 꽤나 주목을 받은 나였기에 교실에는 무사히 도착을 했다.

나는 남은 자리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남은 자리는 복도 쪽 맨 끝자리 2개였고 끝자리에 안심하며 앉았다.

아직 오지 않은 한 사람이 궁금하던 찰나, 자칭 '월와핸'이라 불리는 김쌤이 우리 반으로 오셨다.

잘생긴 얼굴로 여학생들 뿐만 아니라 남학생들의 인기까지 독차지 하고 있는 저 쌤은 우리학교 '선생님'이자 내 '삼촌'이다.

워낙 사고뭉치인 나를 케어해주신다며 직접 이 반을 맡겠다고 하실 게 뻔했기에 딱히 담임쌤에 대해 기대를 져버린지 오래였지만

나를 보고 피식 웃고 지나간 저 쌤을 보며 나는 양손에 중지손가락을 올려 하트를 만들었다.


김석진
얘들아 안녕~

안녕하세요

는 개뿔, 맨날 보는 사이에 인사를 왜 해. 나는 대충 립싱크를 하며 책상에 누워 눈을 감았다.

꿀 잠을 자는 사이 머리에 느껴지는 생생한 고통에 눈을 떠보니 김쌤이 눈을 찡그리고는 나를 보며 말했다.


김석진
한여주, 안 일어나냐.

한여주
아, 쌤!! 머리 뇌세포 망가진다고요!!


김석진
너가 망가질 뇌세포가 있기나 해?

시발, 팩트다. 아니 근데 교과서를 둘둘 말아 학생의 머리를 때리는 선생이 어딨냐고.

어이가 없어 말문이 턱 막히자 쌤은 내 머리를 두번 더 툭툭 치시더니 나를 교무실로 부르고는 나가셨다.

아오!! 진짜 뇌세포 망가진다니까!

맞은 머리를 몇 번 문지른 채 교무실로 향하는 도중 나는 달려오는 핑크머리와 세게 부딪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 새끼가 나한테 와서 박은거겠지만.


전정국
아, 시발 뭐야. 걸리적거리게.

시발? 시발!?!? 하 지금 누가 할 소리를..

부딪힌 건 저 새끼인데 저 당당한 태도에 어이가 없어 한 마디 하려고 하는 순간 그는 저 멀리 가고 있었고,

나는 저 새끼가 있는 곳 까지 뛰어가 말했다.

한여주
야이 개새끼야!! 부딪혔으면 사과는 쳐하고 가던가!!!!


전정국
개새끼? 시발..?

복도 한 복판에서 욕을 쳐 했으니 주목 받을 만 했지만 그런거에 굴하지 않고 나는 그 새끼한테 점점 더 다가갔다.

저 새끼는 벽에 기댄 채 팔짱을 끼고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고 그에 질세라 나도 그를 째려보았다.

우리 사이에는 미묘한 신경전이 흐르고 있었고 그 흐름을 끊은 것은 바로 저 개새끼였다.


전정국
시발? 개새끼?


전정국
ㅋㅋㅋㅋㅋㅋ 내가 아주 만만한가보네.


전정국
너나 잘해, 시발아.

저 개새끼는 가소롭다는 듯 피식 웃으며 나에게 말했고, 저 재수없는 표정을 뭉개버리고 싶었던 나는 그에게 점점 더 다가간 뒤 얼굴을 가까이 대고는 말했다.

한여주
일진님, 너나 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