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의 고양이가 접니다
02. 수많은 여학생들 중 하나


목이 따끔 따금 아프고, 머리도 지끈 지끈 아파오고. 되는 게 없다

쭈뼛 쭈뼛, 눈치를 살살 보며, 선배 집 안으로 들어 갔을까, 역시, 그의 집은 돼지 우리 같은 내 집, 아니. 내 방과는 많이 달랐다

배여주
"..집...되게 깔끔하네요..."

어색한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없애기 위해, 깨끗한 집을 둘러 보며 감탄 하는 시늉을 보였다

별로 반응이 없었지만


박지민
"내 방에 누워 있다가 가"

그 말만 남겨 놓는 채, 화장실로 들어가 버렸다

닫힌 화장실 문만 뚤어져라 쳐다 봤다. 그저 좀 신기해서

배여주
"..그냥 쇼파에 앉아야 겠다..."

남의 침대에 눕는 건 좀 아니라고 판단한 나는, 가방을 내려 놓고 잠시 쇼파에 몸을 기댔다

학업 스트레스로 노곤 해져 있던 몸을 푹신 푹신한 시트에 닿게 하자, 빳빳 했던 게 사르르 녹는 기분이었다

벌컥. 화장실 문이 열리고 선배가 나왔다

두 손에 약봉투를 든 채

배여주
"...약...필요 없는데....."

나 혼자만 들릴 정도로 내 자신에게 속삭였다


박지민
"난 침대에 누워 있으라고 했는데"

그가 고개를 약간 틀며 말했다

배여주
"...아...그게..저 이제 별로 안 아프고...."

스윽. 그의 눈동자가 내 아래를 향해 움직였다

내가 아까전 부터 손을 쥐었다 폈다 하는 줄도 모르고, 갑자기 시선을 아래로 하는 선배에 의문이 생겼다

배여주
".....아...! ..신..경 쓰지 마세요...그..그냥...불안할 때 가끔 나오는 습관이라....."

그러자, 그가 또 나를 내려다 봤다

조금씩 새어 나오는 웃음과 함께

배여주
"왜 기분 나쁘게 웃고 그래요...."


박지민
"됐어."

짧은 헛웃음과 함께 약봉투를 손에 다시 쥐었다

이유 모르게 계속 덜덜 떨리는 손으로 가방을 조심스럽게 잡고, 나가려는데, 갑자기 날 향해 걸어 오는 선배였다

성큼 성큼.

어느새, 좁혀진 거리에, 티 안나게 몸을 약간 뒤로 뺐다

하지만 변화는 없었고, 그는 더 다가왔다

할 수 없이 말을 하려고 "선배", 라는 이름을 부르는 순간, 허공에 떠있던 내 손이 잡혔다

그와 동시에 내 몸도 붕 뜨는 기분이었다.

아주 잠시동안,

폭-

내가 그에게 안기기 전까지는

덜덜 떨리던 손도 잠잠 해졌다

배여주
" ....ㅇ...이...."

배여주
"...이게 뭐에요!!! 다..당장 내려 줘요!!..저 집에 가야 하는ㄷ..."


박지민
"가긴 어딜 가. 약 먹고 가야지."

그는 생각 보다 고집이 셌다

얼마나 심하면, 우리 동생이 울 때보다 더 짜증이 나는지

나를 다시 쇼파에 눕혔다

내가 빛의 속도로 다시 몸을 일으키자, 그 커다란 손으로 내 머리를 잡더니 다시 뒤로 밀었다

자세히 보니, 선배에 손은. 좀 심각하게 많이 작았다

저런 아기 같은 손에서 어떻게 이런 강한 힘이 나오는지 궁금할 정도로.

배여주
"..ㅎㅎ 선배...손 되게 작네요..."

나도 내가 왜 그랬는 지는 잘 모른다

그저 횟김에 한 말이었다

근데. 그는 아니었나 보다

배여주
"....어...선배...혹시 부끄러워요?"

귀가 약간 붉어진 채로, 내가 잡고 있었던 자신의 손을 뒤로 뺐다


박지민
"..이..이제 그만 나가"

처음으로 그가 당황한 모습을 봤다. 이거 너무 웃긴데.

배여주
"어허! 약 먹고 가라면서요! 약 먹고 갈래요!"

내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는지, 커진 두 눈으로 나를 쳐다 봤다


박지민
"..........내가 물 가져 올게"

일어 나려고 하는 그를 잡았다. 단순히 놀려 주고 싶은 마음에

배여주
"저 물 없이도 약 잘 먹어요! 그냥 여기 앉으면 안 될까, "


박지민
" 너. 이제부터 내 손 얘기 꺼내기만 해 봐

속으로 웃음을 참았다. 아. 진작에 손이라도 유심히 확인 할 걸.

재밌는데 어쩌겠어

배여주
"..아..푸흡...아..네네...근데 왜요? 작고 귀엽기만 한데.."

몇분 동안 정적이 흘렀다. 헐. 나 말 실수 한 건가.

벌떡


박지민
" 콤플렉스야..///. "

자리에서 일어나. 딱 말 한마디, 단호하게 꺼내더니. 빨개진 귀를 숨기고 주방으로 도망 갔다

좋았다.

그와 내가 조금 더 편해진 거 같아서.

수많은 여학생들 보다는 좀 더 특별한 존재가 되어서.

그게 좋았다.

《안녕하세요! 눈 떠보니 아미 작가 입니다.》

《 다름이 아니라. 제가 방금...한 20분 전에-. 신작을 내버렸어요..좀 당황스러우실 수도 있겠지만. 가서 한번씩만 읽어 주시면 매우 기쁠 것 같아요.. 아무 말 없이 이런 작은 사담으로 알려 드려서 죄송하네요...ㅠㅜ 반성 하겠습니다! 》

《 그럼 모두 잘 지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