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의 고양이가 접니다
08. Version_2 질투는 언제나 옳다


11:40 PM
짹각. 짹각-

무거운 시곗바늘은 좀처럼 멈추지 않고 삐그덕 거리며 계속 움직였다.

하늘도 어느새 전의 색을 잃고 진하게 물들어져 있었다.

고3이 된지 얼마 안 지난 것 같은데, 적응할 시간도 없이 '수능'이라는 커다란 벽이 내 코 앞까지 다가왔다.

무겁고 단단한, 결코 쉽게 무너뜨리지 못 하는 그런 벽.

내 삶의 장애물 중에 하나라고 하면 되겠다.

열심히 손수 만든 체크리스트를 꺼내 하나하나 집고 넘어가며 샤프로 사각 사각. 표시를 해놓고 있었을까,

지잉-

지잉-

지이이잉-

아까전에도 그랬지만 아직까지도 시끄럽게 울려 대는 폰에, 잠시 분주하게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요란한 내 주머니를 노려봤다.

진짜 안 된다니까.

11:46 PM
- 나 언제 놀아줄 거야.

11:46 PM
- 맨날 공부만 하고 내 연락은 읽씹하지

11:47 PM
- 또 읽씹하네

11:47 PM
- 진짜 놀고 싶다고오

11:47 PM
- 한여주

11:48 PM
- 아 여주야아

11:48 PM
- 나 심심해????

수능 때문에 죽어라 공부만 했더니, 데이트도 안 하고 얼굴도 안 비추는 내가 싫었는지, 선배는 계속 카톡을 해대며 언제 놀아줄 거냐고 툴툴 대기 시작했다.

무슨 어린 아이도 아니고, 그까짓꺼 하나 못 참아서 안달이야.

결국 부글부글 끓기 시작한 마음에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내고 폰을 집었다.

11:50 PM
- 선배.

11:50 PM
- 제가 말했잖아요

11:50 PM
- 수능이라고

11:52 PM
- 선배도 저랑 똑같은 대학 다니고 싶다면서요.

11:52 PM
- 그러게 누가 좋은 대학 가래요?

11:53 PM
- 선배가 좋은 대학 가서 저도 거기 가서 선배 얼굴 하루종일 보려고 지금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거잖아요.

내가 보낼 때마다, 옆에 놓여있던 1이라는 숫자는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사라졌다.

즉 그가 내 카톡을 바로 확인했다는 것이었다.

11:54 PM
- 자 됐죠? 전 설명 할 수 있는 만큼 설명했으니까

11:54 PM
- 나중에 저한테 뭐라고 하지 마세요.

11:54 PM
- 알겠죠?

11:55 PM
- ...막 소원 같은 거 들어달라고 하면 안돼요!

11:55 PM
- ....

11:55 PM
- 답 좀 해봐요.

12:02 AM
- 지금 읽씹 하고 있잖아요.

12:02 AM
- 아 선배! 저 진짜 불안하게-.

12:05 AM
- .....읽씹 안 하면 안돼요?

마른침만 삼키며 타자만 꾹꾹 눌러댔다.

웬지 예상이 되는 그의 볼 빵빵해진 모습에 조금 걱정이 들기도 했지만, 웃음이 나오게 하기도 했다.

12:06 AM
- ...선배애...진짜 답 안 해요?

아직까지도 안 보이는 그의 답에 한숨을 푹 쉰 채.

12:08 AM
- .....ㅡ3ㅡ치이... 선배애애! 여쥬 화낭다!!!?

내가 봐도 듣기 거북한 애교를 꾸역꾸역 참아가며 보냈지만,

역시 반응이 없었다.

역시 기승전이라는 말이 있을 법 하다.

맨날 기승전이지 진짜.

내가 이긴 적은 진짜 단 한번도 없는 것 같았다.

좀 져주면 어디 덪나나

12:12 AM
- ...알겠어요 선배...

12:13 AM
- 이번 주말에 영화 보러 가요.

12:13 AM
- 티켓도 이미 친구가 준 거 있었어요

12:15 AM
- 그러니까 이제 그만 읽씹 하고,

띠링-

지금까지 답을 안 해온 사람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바로 알람이 울려 나를 어처구니 없게 만들었다. 어쩜 속이 다 보이냐

12:15 AM
- 그래

12:15 AM
- 그럼 그때 봐요 후배님

12:15 AM
- 사랑해

그렇게 좀 쉬려고 했던 주말에 새로운 스케줄이 잡혔다.

미운남친새끼야 완전.

``

(•ㅁ•)안녕하세요.여러분. 어쩌다눈뜨니아미 입니다.

(•ㅁ•)불과 몇일전, 제가 아주 커다란 실수를 저질러, 여행 도중에 사용하던 폰을 바닷물에 빠트렸습니다.

만약 바닷물{소금물}이 아닌 그냥 물이었다면, 드라이기로 조금만 말려도 바로 켜지기 때문에 괜찮지만, 소금이 첨가되어 있는 물이기 때문에 결국 제 폰도 녹슬게 되어 못 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집에 있던 중고폰으로 대충 정리를 해놓은 상태이어서, 매번 늦더라도 너그러운 이해 부탁 드릴게요 (8ㅡ8)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