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집사가 될게요
#23 이상하게 설레네


모든 게 끝나버리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김태형
"여주 집사님."


김태형
"제가 뭐를 좀 알아보려고 하는데요."


김태형
"도와주실 수 있으실까요? 지금 하실 일 없으시죠?"

김여주
"아..!! 네. 어떤 거 도와드리면 될까요?"


김태형
"흐음.. 엑셀 다룰 줄 아세요?"


김태형
"이거... (화면을 보여주며) 이렇게 좀 하려고 하는데."

김여주
"아..!! 엑셀이요..!?"

김여주
"저 잘 못 다루는데.."

김여주
"ㅇ.. 일단 한 번 해볼까요? 새로운 도전이 될 수도 있으니."


김태형
"아, 그럼 해보세요."

나는 도련님의 노트북으로 엑셀을 다루기 시작했다.

너무 복잡해서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김태형
".....(유심)"


김태형
"여기.. 여기는 이렇게 해야할 것 같아요."

갑자기 도련님이...

내 손을 잡으셨다.

김여주
"...?!!"

내 손 위에 자기 손을 올리고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왜.. 왜 이럴까...

김여주
"음.. 크흠.. 저, 도련님.."

김여주
"손 좀 치워주시면 안 될까요..?"


김태형
"아. 죄송해요."


김태형
"불편하셨어요?"

김여주
"ㅇ.. 아니요. 그런 건 아니고요."


김태형
".....여주 집사님."


김태형
"저녁에 시간 괜찮으시면, 와인이나 한 잔 할래요?"


김태형
"집사님이랑 마시는 와인,"


김태형
"왠지 모르게 맛있을 것 같아서."

김여주
".....와인이요..?"


김태형
"네. 싫어요?"


김태형
"싫으면.. 제가 마시도록 강요라도 할 것 같은데."


김태형
"자발적인 게 낫지 않겠어요? 강요보다는."

김여주
"...(식겁) 아, 네..!! 좋아요. 집사는 시간도 널널하니까요."


김태형
"아~ 집사가 시간이 널널해요?"


김태형
"그거 완전 좋은 정보네요? 앞으로 더 일 많이 시켜야겠어요."

김여주
"헙.... (망했다..)"


김태형
"와인은 집에 남은 거로 마시죠."


김태형
"집사에게 고급 와인 같은 거.. 잘 안 주는 편이긴 하지만."


김태형
"지금까지의 노동에 감사해서 같이 마시자고 하는 거니까.."

김여주
".....아.. 네."

말이 너무 많으시네...

요즘 자기 일이 너무 잘 되가고 있어서 그런 건가..?


김태형
"엑셀은 뭐, 잘하는 사람으로 좀 찾아봐야겠네."


김태형
"집사님."

김여주
"(흠칫) 네?"


김태형
"SNS에 엑셀 구인글 좀 올려주실래요?"

김여주
"아... 네...! 그럼요."

김여주
"형식.. 알려주시면.. 그대로 올릴게요."

* 5시간 후, 저녁.


김태형
"여주 집사님~"


김태형
"저희 약속했던 와인.."

김여주
"아..!! 맞아요. 네. 꺼낼까요?"


김태형
"...네."

나는 후딱 와인과 와인잔을 꺼내서 탁자 위로 올렸다.


김태형
"따르는 건 제가 할게요."

김여주
"....네...! 감사합니다.."


김태형
"그런데.. 여주 집사님은 계속 제 옆에서 일하실 거예요?"

김여주
"....네? 네."


김태형
"....왜요? 초반에는 금방이라도 도망갈 사람이던데."

김여주
"....아.. 그게요."

김여주
"초반엔 그랬는데.. 막상 해보니까 뭐.. 괜찮.. 더라고요..?"


김태형
"....."



김태형
"그래요..?"


김태형
"하긴. 제 옆에서 떠나려고 하면.."


김태형
"제가 붙잡았을 걸요."

김여주
"......"

김여주
"ㄱ.. 그런데.."

김여주
"왜 붙잡.. 으시려고...?"


김태형
"글쎄요."


김태형
"알아서 생각해보세요. 제가 왜 집사님을 제 옆에 두려고 할까요 ㅎ"

김여주
"....."

김여주
"정말 모르겠는데요.."


김태형
"......."


김태형
"좋아서 그래요, 좋아서."

김여주
"....???"

김여주
"좋아서요...?"


김태형
"네."


김태형
"좋아서."

ㅁ... 뭐지.. 저 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