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반인반수, 오빠는 구미호?!!
계절의 숲



민여주
옛날일 기억나는게 없는데 어떻게 찾으라는거야...

혼자남은 여주가 허탈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혼자 남아 기억에도 없는 장소를 찾으려니 막막해진 여주가 하아 한숨을 쉬곤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쓸어내렸다.


민여주
그래....뭐 걷다보면 나오겠지


민여주
내가 길을 잃거나 너무 안찾아오면 오빠가 날 찾으면 될일이구

그렇게 말한 여주는 한결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길을 걸었다.

여유롭게 걸음을 옮기며 주변풍경을 구경하고 있자니 새삼 자신이 걷고있는 곳은 온통 분홍빛 벛꽃나무가 가득한 봄날씨 같다고 생각했다.


민여주
으음....숲으로 들어오기 전에는 초록색 잎사귀를 가진 나무들이 가득했었던거 같았는데.. .?

의구심을 품고 좀더 걸어다니던 여주의 앞에 커다란 호수가 나타났다.

물이 너무나도 맑아서 호수주변에 서있던 나무들이 그대로 물표면에 살아있는거 같았다

마치 유리처럼 땅위의 나무들을 그대로 비췄다.

그 아름다운모습에 입을 떡 벌린 여주가 곧 시선을 돌려 주위를 보고 숨을 헙 들이켰다

호수를 4개로 잘라 나눈듯 동서남북마다 각각 다른 계절의 숲이 호수를 중심으로 펼쳐져있었다

여주가 지금 서있는 동쪽은 봄


서쪽은 여름


남쪽 가을


북쪽 겨울

남쪽에 있는 가을숲에선 울긋불긋 이쁘게 물든 단풍잎들이 바람에 흩날려 하나 둘 물위로 떨어져내렸다

또한 북쪽에 있는 겨울숲은 호수안에 얼음결정체들이 모여 각기다른 기둥을 만들고 있었는데 그모습이 마치 부들에 눈이 내린 상태 그대로 물속에서 얼어있는 모습을 연상케했다.

그리고 호수들의 모습만 다른게 아니라 호수뒤에 펼쳐진 숲도 각자 자신들의 계절을 품고있듯 1가지계절만이 있어 4계절의 구분이 뚜렸했다

또한 여름호수에는 중앙에 섬이 하나 있었고 그섬에는 건물하나가 세워져있었는데 건물입구쪽에서 입가에 손을 갖다대고 한손으로는 머리위로 크게 손을 흔드며 여주의 이름을 부르는 윤기와 그 뒤에 다른모두가 쭉 서있었다.

괜히 그 장면이 뭉클해져서 눈물이 나올려는걸 이를 악 물어 참아내고 대신 여주도 윤기를 향해 웃으며 손을 머리위로 크게 흔들며 소리쳤다


민여주
야 이 시×새끼야!!!!!

여주의 거친 언행에 팔을 흔들던 윤기를 비롯해 뒤에 있던 모두의 얼굴과 몸이 경직됐다.


민여주
기억에도 없는데를 찾아오라고 하면 어떡해!!!! 뒤지고 싶어 환장했냐?!!!

있는 힘껏 거친언행을 쏟아내는 여주를 바라보던 석진이가 풋 살짝 웃음을 터뜨리더니 이내 크게 웃어제쳤다.


김석진
끅끅킄킼ㅋ킼크크키키킼끅ㅋㅋㅋㅋ


김석진
아주 오빠랑 동생이랑 판박이구먼~! 아주 성질머리가 똑닮았어!!ㅋㅋㅋㅋ

윤기의 옆에 있던 석진이가 윤기의 어깨를 치며 박장대소했다.


정호석
이야....역시 피는 못속이는구만...


정호석
저런 성격까지 닮을줄이야...

윤기의 뒤쪽에 서있던 호석이도 팔짱을 끼곤 중얼거리며 피식댔다.


김남준
쟤.....되게 터프...하다...멋있는걸...?

여주의 행동에 놀란 남준이도 손을 입가로 가린채 우와를 반복해댔다

주위의 그런반응이 왠지 창피해진 윤기가 팔을 내리곤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쉬었다.

그틈에서 같이 분위기를 살피며 눈치를 보던 옥수리가 조심스럽게 여주를 데려오겠단 말을 꺼내며 날아올랐다.

깃털을 몇개 흩날리며 날아오른 옥수리가 금방 여주의 쪽으로 날아갔다.

날아오는 옥수리를 향해 여주가 방싯 웃으며 안녕 인사를 하며 옥수리가 내려앉을수 있게 팔을 내밀었다

옥수리는 여주의 팔에 앉는 대신 여주의 앞에서 변신을 했다.

옥수리가 변신을 하며 나온 빛에 반사적으로 눈을 감고 팔을 들어 눈앞을 막은여주

잠시후 눈살을 찌푸리며 눈앞의 팔을 내리자 여주의 눈앞에 남자가 서있었다.

등에 검은독수리의 날개를 단 미남이.

여주는 바로 이남자가 옥수리 라는것을 확신했고 여주의 입에서 감탄이 터져나왔다.


민여주
우와....너 이런모습으로도 변할수있었구나!


민여주
이제보니 너 되게 잘생겼다

여주의 묵직한 돌직구에 치명타를 입은 옥수리의 얼굴이 빨개지며 옥수리가 쿨럭쿨럭 헛기침을 했다

금방 기침이 잦아든 옥수리가 여주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곤 일행들이 있는곳으로 데려가기위해 잠시만 안겠다고 말했고 여주가 흔쾌히 허락하며 옥수리에게 몸을 맡겼다.

여주에게 바짝 다가선 옥수리가 여주의 다리와 뒷목을 받쳐들자 여주가 반사적으로 옥수리의 목에 팔을 둘렀다.

여주가 목에 팔을 감아오자 잠깐 멈칫한 옥수리가 이내 날개를 퍼덕여 날아올랐다.

휘잉 바람이 불고 여주가 인상을 찡그리며 고개를 돌려 옥수리의 목에 얼굴을 묻었다.

옥수리의 목에서 쿵쿵대는 심장소리를 듣던 여주가 바람이 잦아든것을 느끼곤 고개를 돌려 아래를 바라보자 윤기를 비롯한 모두가 있었다.

바닥에 내려선 옥수리가 여주를 내려주자 여주가 옥수리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며 수고했단 말을 남기고 윤기쪽으로 몸을 틀어 팔을 벌렸다


민여주
야 이 쓰레기야!!!

해맑게 웃는 천사같은 모습에 그렇지 못한 태도

그모습에 여기저기서 쿨럭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윤기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여주의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민윤기
이게 오냐오냐 해주니까 아주 기고만장 해가지곤-!


민윤기
으휴! 애 키워봤자 다 헛고생이라니까


민여주
저기....그런 인생 40년째산 아줌마 같은 대사는 치지 말아줄래...?


민윤기
너가 내 속만 안썩이면 나도 이런 말 안한다 기지배야!

윤기가 여주의 등을 찰싹 때리며 속터진다는 듯이 말했다.

윤기와 여주의 작은(?)소란을 지켜보던 석진이와 호석이가 말했다.


김석진
거의 아침드라마급이네....ㅋㅋㅋㅋ


정호석
아침드라마는 팝콘 와그작 씹으면서 봐야 제맛인데...

호석이가 입맛을 쩝 다시며 말했다.

윤기에게 일방적으로 맞던(?)여주가 윤기에게 버럭 소리를 치며 한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민여주
아 그래서! 여기 어딘데!


민윤기
여기? 우리 산책도 하고 숨바꼭질도 하고 물고기 밥도 주던덴데?


민여주
물고기?

호수안을 힐끗 내려다본 여주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민여주
그래 물고기 있네


민윤기
그리고 여긴 계절의 숲이야


민윤기
보시다시피 호수를 중심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공존하지


민윤기
그리고 이 호수는 유리호수고 원하는자의 내면까지 알수있게 해줘서 유리호수지


민윤기
내면을 보는 방법은 간단해


민윤기
호수에 신체 일부를 담그고 니가 원하는걸 말하면 되


민윤기
근데 함부로 안하는게 좋을꺼야


민윤기
물안의 생물들에게는 살아갈수있게끔 적절한 온도로 느껴지겠지만 밖의 생물들에게는 영하의 온도로 닿자마자 얼어버릴수 있을만큼 매우매우 차갑지


민윤기
그니까 신체 일부를 잃어버리고 싶은게 아니라면 괜한 시도는 안하는게 좋을꺼야


민여주
그럼 이 호수는 사용못하는거야?


민윤기
아니? 자신의 몸의 온도를 최대한 높여서 이안에 신체일부가 들어가도 얼지않도록 하면 되는데 이렇게 하면 몸안이 먼저 녹을 확률이 높지


민여주
아니 ㅋ 이래도 안되고 저래도 안되면 어쩌라는거야

여주가 헛웃음 치며 말했다.

여주의 눈을 바라보던 윤기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민윤기
간단해 이렇게 하면돼

누가 말릴틈도 없이 윤기는 호수속으로 풍덩 뛰어들었고 호수에선 물속에 드라이아이스를 넣은듯 연기가 마구마구 올라왔다

호수안에서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 뭔가를 중얼거린 윤기가 딱 5분을 세고 호수밖으로 헤엄쳐 나왔다.


민윤기
푸핫-!


민여주
오빠!!!


민여주
미쳤어?!! 죽으면 어쩔려고 그래!!

여주가 물속에서 막나와 쿨럭대는 윤기의 등을 두드려주며 말했다.



민윤기
하-ㅋ 안죽고 나왔으면 됐지 어때 쉽지?


민윤기
너도 할수있어 ㅎ


민여주
아 됐어!난 안할꺼야!

여주가 질색하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까 5분동안 본 광경은 분명히 이쁘고 아름다운것이 맞긴 했지만 굳이 위험한짓을 해가면서 까지 하고싶진 않았다.


작가
(다음화에서는 여주의 시선으로 5분동안 본것을 시작으로 진행할께여)


작가
오늘도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