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뱀파이어와 동거중
08. 천사의 탈을 빌린 빌런


태형이는 싱글벙글 웃으며 호석이의 팔을 쿡쿡 눌렀다


김태형
정호석~


김태형
이 자식 해줄거면서 왜 그리 튕기냐?

호석이는 한숨을 푹 내쉬고 태형이를 바라보았다.


정호석
너 안해주면 몇날 며칠 퉁퉁 삐져있을거고


정호석
너가 안먹으면 여주씨한테 또 그럴거잖아

여주의 이름이 언급되자 태형이가 바로 풀이죽은 표정을 하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바닥을 멍하니 바라보던 태형이는 '그래, 그거야'를 중얼거리다가 고개를 휙 올려 호석이를 바라보았다.


김태형
여주씨한테 미안하다고 선물을 주는게 좋겠지?

호석이는 이제야 말이 통하는 상대를 만난것처럼 방긋 웃으며 박수를 탁 치고 태형이를 향해 손으로 총을 만들고 빵 쏘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정호석
그래, 그거야!

호석이의 말에 신이난 태형이는 자신이 흡혈한 곰들을 가르키며 말했다.


김태형
저거면 좋아하시겠지?


정호석
....

호석이는 태형이를 한번, 그리고 태형이가 먹어치운 곰들을 한번 바라보다가 머리를 짚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정호석
저게 저 곰탱이랑 무슨 차이냐...


김태형
ㅁ, 뭐?? 고, 곰탱이?


김태형
지금 나보고 곰탱이라했어???


정호석
응.

호석이의 말에 태형이가 호석이를 노려보며 씩씩거렸지만 호석이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말했다.


정호석
빨리가자


정호석
곰들 일어나겠다.

호석이의 말에 태형이는 이해가 안된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김태형
난 이해가 안가


김태형
어떻게 이 숲만 흡혈한 동물이 살아날 수 있는거지?


정호석
그건 생태계 파괴에 주범인 너에게 아주 좋은 소식이지


김태형
이... 이 좀비 녀석이 지금 말 다했어???


정호석
네네~


정호석
이 좀비녀석은 좀비인 덕분에 좀비처럼 일한다고요


정호석
내가 석진이형 비서만 아니었어도 네 놈 뒤처린 안했어

태형이는 호석이를 툭치고 씨익 웃으며 말했다.


김태형
거짓말.


김태형
너 나와의 우정때문에 이러는거잖아


김태형
우리의 우정이 뭐 몇십년이냐?


김태형
벌써 250년이다 임마!

호석이는 고개를 저으며 태형이를 지나치고 숲을 나섰다.


김태형
야!


김태형
야야!


김태형
야!! 정호석!


김태형
같이가!!


정호석
피부터 닦고 따라와라



박지민
.....


박지민
내가 얘랑 살아야한다니...

지민이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지민이의 깊은 한숨소리에 여주는 움찔했고 웅얼거리듯 중얼거렸다.


임여주
죄송해요...


임여주
그때일...

지민이는 여주의 말을 듣고 미간을 좁히며 인상을 와락 썼다. 그리고 쭈그려앉아 여주와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박지민
30년 만이야.


박지민
더도 덜도 말고 딱 30년. 알겠어?

여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30년이면 많은거 아닌가 싶었지만 그가 엘프라는 사실이 그의 귀를 보고 떠올라 그에겐 아주 찰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임여주
네....

여주의 답을 듣고 지민이가 방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박지민
여기서 그쪽 반기는 사람 단 한명도 없어


박지민
너가 무슨일로 왔든지 넌 너의 두 발로 여길 들어오는 방법을 택했고 여기온 다음부터 넌 그냥 김태형 피주머니야

지민이는 일어나며 여주를 보고 피식 웃었다.


박지민
팁을 하나 주자면


박지민
있는듯 없는듯


박지민
그냥 카펫처럼 살아

지민이는 문을 쾅 닫고 나갔다. 여주는 닫힌 문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임여주
악마 ㅅㄲ...

여주는 지민이를 보고 저건 분명 천사의 탈을 쓴 성질이 드럽게 나쁜 악마라고 생각했다.


지민이는 계단을 내려오다가 나갈 준비를 하는 석진이를 보고 석진이와 그런 석진이의 옆에 있던 남준이에게 다가왔다.


박지민
회사가?


김석진
어, 호석이 오면 갈려고 했는데


김석진
호석이가 안오네


박지민
어디갔는데?


김석진
태형이 밥먹일려고

지민이는 고갤 끄덕이며 말했다.


박지민
많이 배고플테니 늦을만 했지


김남준
야, 나는 안보이냐?

지민이는 피식 웃으며 남준이 말에 답했다.


박지민
앞으로도 계속 이럴텐데. 익숙해지지?

남준이가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치고 말하려던 그때 정국이가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전정국
태형이형은?


김석진
아직.

지민이에게 당했던 남준이의 분노가 정국이를 향하게 되었고 남준이는 정국이에게 따지듯 달려들었다.


김남준
야 이 여우ㅅㄲ야 공부해 공부


김남준
너 이제 고 3이야


김남준
알고는 있는거지?


김남준
빨리 들어가서 공부나 해

남준이는 정국이에게 씩씩거리며 말을 내뱉었고 이내 구급상자를 들고 윗층으로 쿵쿵거리며 올라갔다.


전정국
저 형 왜저래?


전정국
미쳤나봐

정국이는 자신의 귀 옆에서 손가락을 빙글 돌리며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고 석진이는 그런 정국이의 손에 간식을 쥐어주며 말했다.


김석진
고 3. 들어가

정국이는 석진이를 노려보다가 정국이를 주면서 챙긴 지민이의 간식까지 휙 가지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전정국
두고봐. 나같은 인재를 놓치는건 전력 손실이었다는걸 뼈저리게 느끼게 해줄테니까


김석진
느끼고싶다 제발 좀

지민이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박지민
얼마나 걸려?


박지민
5년? 6년?

지민이의 말에 정국이는 사색이 되었다.


전정국
미쳤어? 이 짓을 5년이나 더하라고?


전정국
악마야 악마


김석진
다정한거지


전정국
어딜봐서?

정국이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석진이를 바라보았고 석진이는 싱긋 웃으며 답했다.


김석진
난 뒤에 0을 더 붙일려고 했거든


전정국
이... 이 악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