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뱀파이어와 동거중

15. 작은 날개짓(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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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여주

음...

괜히 어색해진 분위기에 여주는 뒷목을 긁적였다. 조심스럽게 지민이를 바라보니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한 표정을 하고 있기에 조심히 자리를 비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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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여주

고마워요

여주의 마지막 한마디가 묘하게 지민이를 울렁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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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아... 너가 걔구나...

한참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며 지민이는 비를 맞고있었다. 시아에 점점 검은색 물체가 다가오더니 완벽하게 지민이를 비로부터 막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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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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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비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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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냥.

지민이는 우산 밖으로 손을 내밀었다. 지민이의 손에 빗방울들이 모여 작은 웅덩이를 만들었고 지민이는 손을 천천히 벌려 빗방울을 바닥으로 흘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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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비를 맞고 싶어서...

호석이는 지민이에게 수건을 훅 던져주었다. 수건은 지민이의 머리 위로 떨어졌고 호석이는 자유로워진 손을 자신의 주머니에 넣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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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이정도면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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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더 맞으면 감기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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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정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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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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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지민이는 호석이를 바라보며 한참을 뜸들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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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왜? 뭔데...?

호석이는 불안하다는 표정으로 지민이를 바라보았다. 지민이는 자신의 입술을 살짝 깨물다가 한숨을 푹 내쉬며 입을 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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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너... 기억이 일부 돌아왔다고 했지?

호석이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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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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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너 기억 속에, 임여주가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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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여주

진짜 궁금한게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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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

윤기는 막걸리를 술잔에 따르다가 여주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다. 마치 왜 시비를 거냐는 듯이 여주를 바라보자 여주는 윤기 앞에 털썩 주저앉으며 술잔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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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여주

도깨비는 안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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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뭔 개소리를 하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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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취하지, 취해

윤기는 여주의 술잔에 술을 따라주는 대신 그녀의 머리를 살짝 콩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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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꼬맹이는 그만 먹어. 오늘 많이 먹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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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여주

치이... 별로 안 먹었는데

여주는 윤기의 술잔을 뺏어 훅 들이마셨다. 윤기는 당황한 표정으로 여주를 바라보았고 그 순간 비가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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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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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내가 입대고 마신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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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여주

잘 마셨습니다!

여주는 꾸벅 인사를 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여주가 가자 윤기는 빨게진 얼굴을 다급히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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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미치겠네...

윤기는 헛웃음을 치며 빈 술잔에 술을 가득 따랐다.

그때 쓰러져있던 태형이가 벌떡 일어났다. 윤기는 깜짝 놀라 태형이를 바라봤고 태형이는 그 자리에서 비틀비틀거리다가 윤기의 술잔을 뺏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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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안돼 그건

이상한 말을 중얼거리던 태형이는 여주가 뺏어먹은 윤기의 술잔에 입을 대고 술을 마셨다. 그리고 비틀대며 여주가 간 2층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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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어디가 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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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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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내꺼한테...

윤기는 비틀거리면서도 절대 넘어지는 법 없는 태형이를 보고 피식 웃으며 빈 술잔에 술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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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짜식.

그리고 술잔에 입술을 대려는 순간 입 앞에서 멈춰섰다. 그리고 술잔을 다시 내려 술잔에 묻은 또다른 입술 자국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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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많이 컸네 꼬맹.

그리곤 술잔을 내려두고 병째 마시기 시작했다.

여주가 계단을 천천히 올라가던 중 태형이가 여주의 손목을 잡고 자신의 쪽으로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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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여주

어...엇?

덕분에 여주는 태형이의 품에 폭 안기는 꼴이 되어버렸다. 태형이의 숨소리와 심장박동이 적랄하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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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여주

김...태형씨?

여주가 고개를 살짝 들어 태형이를 바라보았다. 태형이는 두 눈을 감고 여주를 꼭 안고 있을뿐 아무런 미동이 없었다.

태형이의 숨이 여주의 머리에 닿을때마다 진한 알콜향과 차가운 숨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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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따뜻해

그래서 여주는 점점더 취해가는 기분을 느꼈다.

여주도 태형이를 따라서 눈을 스스륵 감고 태형이를 더 강하게 안을려는 순간 태형이가 벽으로 훅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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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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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자신의 등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여주가 뒤를 돌아보려는 순간, 남준이가 여주의 등 뒤로 왔다.

남준이는 여주의 손목을 잡고 다른 손으로는 여주의 허리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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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손대지마.

태형이는 천천히 고개를 떨군 상태로 일어났다. 그리고 여주의 손목을 덮썩 잡더니 자신의 쪽으로 당겼다.

물론 남준이가 여주의 허리를 잡고있는 바람에 여주는 여전히 남준이의 품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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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야, 김남준.

태형이는 낮게 으르렁거리더니 고개를 들어올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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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걘 내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