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이 아니야!
우리가 함께


오후, 교은의 퇴근시간. 회사 앞에 멈춰선 우지의 차.

밝은 미소를 띤 교은이 모습을 드러냈고, 우지는 그 모습을 보자마자 알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혔다.

교은이 조수석 문을 열고 올라타면서 말했다.

하교은
"잘 다녀왔어요?"

햇살에 반짝이는 교은의 미소는 너무 예뻐서, 우지는 순간 핸들에 올려둔 손을 떼고 교은을 향해 몸을 기울였다.

하교은
"어...!"

우지는 말없이 교은을 부드럽게 끌어안았다.

살짝 떨리는 품에 그녀를 조심스럽게 안으며, 무거운 속내를 내뱉었다.


우지(지훈)
"교은아, 보고싶었어. 계속 말해도 모자를 정도로."

하교은
"헤헤, 저두요...~"

교은은 쑥스러워하면서도 우지의 품에 고개를 기대었다.

우지는 교은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참아왔던 질문을 꺼냈다.


우지(지훈)
"교은아..."


우지(지훈)
"..지금 너 어디서 지내.."

하교은
"....!!"

교은은 움찔하더니, 폭 안겨있던 몸을 빼려했다.

하지만 우지는 더 단단히 끌어안아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다.

하교은
"...지훈씨..그걸 어떻게...알고, 알고..있었어요..?"


우지(지훈)
"...그 사생, 몇 년 동안이나 나를 괴롭혔어.


우지(지훈)
정말 악질이야. 나한테 관심받으려고 내 주변 사람들까지 건드리려고 했어. 내가 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어."

하교은
"...미..미안해요... 나는 말 안하려던건 아니고..."


우지(지훈)
"괜찮아, 교은아."

우지는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우지(지훈)
"잠깐만이라도 나랑 같이 살자. 이렇게 떨어져 있으면 안돼. 응?"

그 한마디에 교은은 결국 억눌렀던 감정이 터져버렸다.

하교은
"...으흑...너무 무서웠어요 정말 너무....!"


우지(지훈)
"응, 알아. 알아..."

우지는 교은이 흐느끼며 울음을 터뜨리자, 다시금 작은 몸을 품 안에 꼭 끌어안았다.

등을 다독이며 천천히 숨을 맞췄다.

하교은
“아무리 그래도 제가 어떻게 지훈씨 집에가서 살아요… 그거는 ”


우지(지훈)
“교은아 지금 너무 위험해서 그래 차라리 내 곁에 있는게 더 안전할거야…”

우지는 교은을 보며 진지하게 말했고 교은은 일단 알았다고 했다.

그날 밤, 우지의 차는 조용히 고급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섰다.


우지(지훈)
“여기야. 내가 혼자 지내는 집이라 너무 조용할 수도 있어.”

하교은
“...그건 괜찮은데, 진짜 제가 여기 있어도 돼요?”

교은은 여전히 미안한 얼굴로 조심스레 물었고, 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가방을 들어줬다.


우지(지훈)
“네가 여기 있는 게 나한텐 더 마음이 놓여. 그리고...”

그는 교은을 바라보며 작게 웃었다.


우지(지훈)
“사실 좋아하는 사람이랑 같이 살 수 있는 기회, 잘 없잖아.”

그 말에 교은은 얼굴이 붉어졌고, 괜히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훈의 집은 단정하고 깔끔했다.

전체적으로 모노톤 인테리어에 따뜻한 조명. 피아노와 작업용 데스크가 거실 한 쪽을 차지하고 있었다.


우지(지훈)
“괜찮은거 같아?"

하교은
“네... 뭔가, 지훈씨랑 딱 어울려요. 차분하고 정돈된 느낌.”

교은은 집안을 둘러보며 신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그가 주방 쪽으로 가더니 냉장고에서 작은 병에 든 요구르트를 꺼내 건넸다.


우지(지훈)
“배 안 고파? 저녁 제대로 못 먹었잖아.”

하교은
“고맙습니다...”

그의 배려에 마음이 녹아내릴 것 같았다.

지훈은 교은이 물을 마시는 동안 짐을 정리할 수 있도록 작은 방 하나를 열어 보여줬다.


우지(지훈)
“여기 손님방인데, 당분간 이 방 쓰면 될 것 같아.


우지(지훈)
내가 아침에 좀 일찍 나가니까 방해 안 되게 조용히 움직일게.”

하교은
"아...아니에요 여기 지훈씨 집인데....그런.."

지훈은 예쁘게 웃으며 교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조심스럽게 침대에 가방을 올리고 돌아선 교은과 눈이 마주친 순간, 지훈이 살짝 다가왔다.


우지(지훈)
“무서울 땐 혼자 참지 말고 바로 나한테 와요.”

하교은
"네..."

교은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제야 지훈도 안심한 듯 웃어 보였다.


우지(지훈)
“그럼, 씻고 푹 쉬어요. 오늘은 진짜 고생 많았어.”

그렇게 시작된 둘만의 조용한 밤.

불안 속에서도, 이 작은 공간은 조금씩 서로를 향해 마음을 내어주는 안식처가 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