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로 퇴사하겠습니다!
퇴사일지 06


여주가 붉게 달아오른 볼을 매만졌다.

태형의 차가 부드럽게 멈춰 섰다.


김태형
" ..부담 스러웠다면 미안합니다. "

태형이 핸들을 손가락으로 톡톡 쳤다.

전에는 여유로워 보였던 그 행동이 오늘따라 초조함이 가득 차 보였다.

팀장님이 내게 관심이 있다고 했다.

그 동안 팀장님의 행동에 뛰어대던 심장을 보아 어쩌면..


김태형
" ...김여주씨? "

여주가 힐끗 태형을 쳐다보았다.

김여주
" 언제부터요? "

언제부터.. 저한테 관심이 생겼는데요?

여주의 조심스런 물음에 태형이 수줍은 듯 머리를 한 번 쓸었다.


김태형
" 사실, 첫 눈에 반한 그런 건 아닙니다. "

좀.. 귀엽다고 생각은 했지만


김태형
" 부임하고 나서 보니 제대로 되어있는 일이 없더군요. 그래서 그나마 김여주씨가 일을 제대로 하길래 야근 시킨겁니다. "

태형의 말에 여주가 발끈했다.

일을 잘한 게 내가 모든 일을 도맡아 했던 이유란 말이야?

여주가 인상을 찌푸리며 태형을 노려보자 태형이 멋적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김태형
" 그리고는 그냥 눈에 좀 더 띄었고 "


김태형
" 보다보니 더 귀여웠고 "


김태형
" 나중에는 야근을 하며 둘이 보내는 그 시간이 좋았습니다. "

그 날 기억합니까?

여주가 고개를 갸웃했다.


김태형
" 제가 서류보다가 손 다친 날 말입니다. "

아! 여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김여주
" 제가 좀 정신없게 굴었죠? "

여주가 손을 꼼지락대며 말했다.

서류에 손을 베인 태형이 피를 똑, 똑, 흘리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일을 하자 그 걸 뒤늦게 발견한 제가 엄청나게 소란을 피운 날이었다.

가방에서 매일 들고다니던 어린이용 밴드를 꺼내 붙여주며 울먹거렸었지..

종이에 손 좀 베인게 뭐가 대수라고 그 때는 그렇게 서럽게 울먹거렸는지 알 수가 없었다.


김태형
" 귀여웠습니다. 누군가 제 상처에 이렇게 울어준 적이 없어서.. 좀 어색했지만, "

큰 상처도 아니었고요.

그래서 그 귀여움이 사랑으로 변한 것 같습니다.

김여주
" ... 그 , "

여주가 당황한 듯 눈을 굴렸다.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마음을 전해줄 줄 몰랐던 터였다.

사실 아까부터 아니, 같이 차에 타던 그 때부터 콩콩 자신의 존재를 알리던 심장이 제 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김여주
" 저는 계속 야근 시키는 팀장님이 엄-청! 미웠어요. 완전 악마가 따로 없었거든요. "

여주가 새침하게 태형을 쳐다보았다.

그 모습도 좋은지 태형은 미소를 지으며 여주만을 바라보았다.

김여주
" ..근데 , 다시 생각해보면 저도 팀장님이랑 야근하면서 친해진 것 같고.. 야근 끝나고 매일 맛있는 거 먹으로 간 것도 좋았어요. "

최근에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다정한 사람이라고도 깨달았고..

태형이 여주의 말에 조금의 기대가 서린 눈빛을 했다.

아무리 감정을 다스리려해도 다스려지지 않는 부분이었다.

김여주
" ..뭐, 그래서 저도 팀장님이-.. "

태형이 자리에서 벗어나 여주에게 훅-, 가까이 다가갔다.

김여주
" ..뭐에요? "


김태형
" 희망고문이면 그만 둬요. "


김태형
" 나 김여주씨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 쪽 되게 좋아하니까. "

태형의 목소리가 떨려왔다.

그의 심장소리가 쿵쿵 소리를 냈다.

김여주
" ...저도 좋아한다구요.. "

태형이 조금은 급한 듯이 여주의 입에 입을 맞췄다.

갑작스런 입맞춤에 눈을 동그랗게 뜨던 여주가 이내 눈을 꼭 감으며 태형의 목을 감싸 안았다.

여주의 입술에 짧게 입맞춤한 태형이 미소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김태형
" 이제 매일 야근시켜도 할 말 없죠? "

- 퇴사일지 06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