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해요, 이런 나라서
08


[예원시점]

다음 날 나는 학교에 갔다

모두가 교실에 들어오는 날 보고 시선을 피한다

무엇 때문인지 예상은 간다

어제 있던 일 때문이겠지

사실 오늘 학교 오는 게 무서웠다

학교에 오면 일이 하나 터질 것 같아서

그게 무슨 일이든 간에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오기 싫었다

내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던 자퇴까지 생각했을 정도로 너무나 오기 싫었다

이곳에 오는 게 지옥 같았다

회피하고 싶었다, 이 상황을

그냥 이 상황이 그냥 넘어갔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겠지...

그렇게 난 학교에서 하루종일 불려다녔다

*

학교가 끝난 후 집에 왔다

집엔 아무도 없었다

언니... 언니 미안해....

나 정말 죽고 싶어....

이 일이 해결될 것 같지 않아....

나는 가해자가 아닌데... 가해자가 된 것만 같아.....

살아가기가 힘들어...

하루밖에 되지 않았지만 너무 힘들어....

모두가 날 가해자로 몰아가...

모두가 날 가해자로 봐...

모두가 날 피해...

나... 어떡하면 좋아...?

온 세상이 날 가해자로 보지 않을까?

부정적인 생각이 자꾸만 났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은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무섭고 두려웠다

무서움에, 두려움에 눈물이 나왔다

한 번 나오기 시작한 눈물은 멈추기 어려웠다

내가 정말 왜 이러는 걸까?

언제 이렇게 약해진 걸까?

그냥 내보내기로 했다

내 안에 담긴 슬픔을,

내 안에 담긴 외로움을,

내 안에 담긴 두려움을,

내 안에 담긴 괴로움을,

완전히 내보내기로 했다

그냥 울었다

눈물로 모든 것이 씻겨나가길...

간절히 바라고 바랐다

계속 울고 있으니, 우리가 자취하기 전 생활이 생각난다

난 늘 가만히 있어야 했다

언니가 어떤 일을 당하든

말리면 안 된다

내가 말릴수록,

언니는 더 힘들어지니까...

이런 생각을 하니 또 다른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아... 이럴 때 언니가 오면 어떡하지?

언니... 내가 울고 있으면 당황할텐데....

언니... 제발 오지 마....

내가.... 눈물이 멈출 때까지 오지 말아 줘....

눈물을 빨리 멈춰야 하는데.... 멈추지가 않아...

자꾸만 하염없이 흐르고 있어....

난 언니에게 약한 모습 보이기 싫어....

항상.... 밝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

근데....

갑자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예원이 일찍 왔ㄴ... 예원아!! 울어???"

하며 나에게 빠르게 오는 소정언니

난 그렇게 오늘, 언니에게 무너진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08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