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해요, 이런 나라서

11

(과거)

[소정시점]

엄마)지금 뭐하자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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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

엄마)빨리 안 치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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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ㅊ... 치울게요....

나는 곧바로 어질러진 부엌을 치우기 시작했다

엄마는 그런 내 모습을 지켜보고 있고

예원이는 눈치를 보며 있을 뿐이었다

엄마)김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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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네?

엄마)너 저 방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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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네?

엄마)저 방 들어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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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

나는 엄마가 가리킨 방을 보았다

제일 구석에 있는 방이자 눈에 잘 띄지 않는 방

엄마가 그 곳에 나보고 들어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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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

언제 한 번 슬쩍 저 방을 바라본 적이 있다

아무것도 없고 깜깜한 방

문을 열어 놓아야 겨우 들어오는 빛

난 절대 저기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피하고 싶었지만

피할 수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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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원

.....

예원이가 불안한 눈으로 날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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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

나는 그런 예원이에게 아무런 말도 건네지 못했다

엄마)들어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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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 네

나는 터덜터덜 그 방으로 들어갔다

내가 방으로 들어가자 문이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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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

무서운 거 싫은데.....

나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뭘 해야 할지 아무것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물조차도 마실 수 없었다

난 고개를 무릎에 파묻었다

언제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몰래 탈출하려고 시도해 보았지만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잠겨 있었다

난 모든 걸 잃은 듯 싶었다

배가 고프고 목이 말랐지만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기에

난 나에게 괜찮다고 달래주며 참아야 했다

한참 멍하니 있다 보면 예원이 생각이 났다

그리고 생각나는 내가 예원이에게 얘기했던 말

"잠시 거실에 가 있을래? 언니가 이거 빨리 치우고 놀아 줄게"

"언니가 이거 빨리 치우고 놀아 줄게"

빨리 치우고 놀아 준다고 했던 말

내가 여기에 들어옴으로써 나는 그 말을 지키지 못했다

김소정 image

김소정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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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미안해 예원아....

예원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내가 정말 지키지 못할 약속을 예원이와 해버렸구나...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지 않는 게 낫다고 했는데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해 버렸으니....

이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인가?

예원이가 얼마나 상처 받았을까....?

나는 하루에 거의 매일 예원이 생각으로 채웠다

그만큼 예원이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

*

난 일요일 저녁에 그 깜깜한 공간에서 나올 수 있었다

나는 방에서 나오자마자 예원이에게 갔다

예원이는 힘이 없어 보였다

김소정 image

김소정

예원아, 언니가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해....

내가 예원이에게 가자마자 제일 먼저 꺼낸 말이다

그리고 그날 이후 나는 예원이에게 더 잘해주려 했던 것 같다

11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