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해요, 이런 나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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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시점]


김소정
...?

엄마)뭐?


김예원
이미 결정 난 문제였잖아요


김예원
저 이미 언니랑 살기로 결정 난 거 아니었어요?


김예원
왜 갑자기 저한테 그런 걸 또 다시 물어봐요?

예원이의 말에 많이 놀란 나는 그저 멍하니 예원이를 바라보았다

예원이는 엄마에게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고 있었다

이 덕분에 나는 많은 것을 깨달았다

아직 많이 어리기만 한 줄 알았던 예원이가,

아직 많은 도움이 필요할 줄만 알았던 예원이가,

자신의 생각을 엄마에게 전하는 것이

어쩌면 예원이가 큰 용기를 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때 만큼은

예원이가 나보다 더 어른스러워 보였다

엄마)너가 언니랑 살면서 많은 피해를 봤잖아, 안 그래?

엄마)너한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언니가 제대로 커버해 줬어?


김예원
네


김예원
엄마가 언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김예원
저한테 언니는 너무 소중해요


김예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소정언니라고요


김예원
엄마가 몇 번이고 계속 같은 질문을 해도 저는 항상 같은 답을 할 거예요


김예원
소정언니, 소정언니랑 같이 살겠다는 답을 내놓을 거예요


김예원
그러니까 제발 저랑 언니 갈라놓으려고 하지 마세요


김예원
그리고 다시 저나 언니나 찾아오지 마시고요


김예원
얼굴 보기 싫으니까

엄마).....


김예원
언니 나가자


김예원
나 계속 여기 있기 싫어


김소정
어...

나는 엄마를 바라보았다

예원이의 마음이 어떤지는 알고 있긴 하지만

예원이의 마음이 이해되기도 했지만

엄마가 받았을 충격이 너무나도 신경 쓰였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자

예원이가 내 손목을 끌어당겨 자리에서 일어나게 한 다음

그대로 카페를 나가 버렸다


김소정
....


김예원
빨리 와

내가 보기에 예원이는 언뜻 화가 난 듯 싶었다

처음 보는 예원이의 모습에 나는 그저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김예원
언니 바보야?


김소정
....

예원이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나에게 건넨 말이었다


김예원
언니 바보냐고


김예원
왜 그 상황에서 날 불렀어?


김예원
언니 나랑 떨어져 지내고 싶어?


김예원
그래서 그런 거야?


김소정
아니야....


김예원
그럼 뭔데?


김예원
왜 날 부른 건데?


김소정
... 미안해.... 미안해 예원아....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사과 뿐이었다

변명을 할 여지가 없었다


김예원
언니가 해결할 수도 있었잖아


김예원
내가 학교에서 힘들어서 방황할 때 도와준 것처럼


김예원
이것도 대처할 수 있었잖아


김소정
....


김예원
그리고 내가 미안하단 말 하지 말라 했지


김예원
뭐가 그렇게 미안한데


김예원
사람이 왜 미안하단 말 밖에 못 해?


김예원
왜 죄송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


김예원
다른 말도 있잖아 기분 좋은 말


김예원
사과 하지 말고


김예원
언니의 생각을 얘기해 줬으면 좋겠어

15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