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처럼 더웠지만 겨울같이 추웠다
#49









박지민
처음에 너랑 나랑...


박지민
게임으로 만났잖아....


황은비
... 그렇지...?


박지민
게임으로 인연을 만들어서... 반모를 하고....


박지민
카톡을 주고받고... 연락처도 주고받고....


박지민
그러다가 우리가 오늘 이렇게 만나게 되었잖아...


황은비
그치...


박지민
그래서...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었어...

고맙다라고...?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나다.

오빠는 많은 것을 나를 위해 양보한 게 많으니까....

시간도, 감정도 모두 나를 위해 내어줬다.

일하느라 피곤할텐데도 오빠는 나와 연락을 주고받았고,

내가 숨기는 게 많을 때에도 오빠는 날 기다려줬다.


박지민
솔직히 내가 너한테 화냈던 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박지민
그냥 그때는 너무 감정적이었던 것 같아.


박지민
온라인이라서, 아직 믿지 못하는 게 당연한건데,


박지민
그냥 내 감정에 충실해서 그냥 그렇게 계속 너에게 화를 냈던 것 같아.....


박지민
미안해...


황은비
아니야...


황은비
나도 잘못한 게 있는 걸....


박지민
너가 뭘 잘못했어.... 아니야...


황은비
나는 그냥 조심스러웠어..


황은비
또 마음의 문을 일찍 닫아버렸어...


황은비
한편으로는 오빠에게 고마워...


황은비
내가 내 친구들 말고 다른 사람에게 내 마음의 문을 연 건 오빠 뿐이야....


박지민
.....


황은비
어쩌면 오빠가 그 날에 그렇게 화를 냈던 건 당연해...


황은비
오빠는 처음부터 참 많은 것을 보여줬어...


황은비
얼굴도, 이름도, 나이도....


황은비
그 외의 다른 것도....


황은비
내가 먼저 오빠에게 마음을 열고 무언가를 얘기한 적이 없잖아..


박지민
없긴 뭐가 없어....


박지민
너가 오늘 나에게 해준 이야기....


박지민
그것도 엄청 용기낸 거잖아...


황은비
응....


박지민
그것만으로도 난 충분해...


박지민
미안해할 필요 없어....


황은비
.... 알겠어...

지민오빠는 조심스럽게 내 손을 잡고 손등을 쓸어주었다.

그 느낌이 그다지 싫지만은 않아 그냥 받아들이고 가만히 있었다.


박지민
은비야...


황은비
응...?


박지민
음... 이런 말 하는 거 되게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울 거라는 거 아는데...

한참 진지하게 이야기를 주고받다 조용해지고 나니,

오빠가 무슨 말을 하려는 듯 뜸을 들였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나는 그냥 조용히 오빠가 말을 하기를 기다렸다.

오빠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궁금했지만 그냥 꾹 참았다.


박지민
은비야, 오빠 좀 봐 줄래?


황은비
응?

그냥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할 지 몰라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자신을 바라봐달라는 오빠의 말에 나는 오빠를 바라보았다.

그리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