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처럼 더웠지만 겨울같이 추웠다
#53








그 이후로 은비와 많은 연락을 했다.

서로에게 더 가까워지고,

서로에 대해 더 알게 되었다.

난 그만큼 '황은비' 라는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을 키워왔고,

'황은비' 라는 사람을 더 생각했다.

하지만, 한 가지의 문제가 있었다.

바로 사는 곳이었다.

은비가 사는 지역은 영광이었고,

내가 사는 지역은 여주였다.

영광은 전라남도, 여주는 경기도...

확실히 좀 힘든 문제였다.

내가 은비를 좋아하지만, 은비가 나를 좋아하는지도 확실치 않았고,

사귄다고 해도 우린 장거리 연애가 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은비는 대학생이었고, 나는 직장인이었다.

게다가 나는 주간출근과 야간출근을 번갈아하고, 주말에도 일을 나가야할 때도 있어서, 데이트할 시간을 잡기에는 굉장히 힘들었다.

은비는 항상 내게 괜찮다고 이해할 수 있다며 나에게 말해오지만,

난 은비에게 항상 미안했다.

은비에게 먼저 다가간 것도 나고,

은비에게 먼저 호감을 가진 것도 나고,

은비를 먼저 좋아한 것도 나고,

은비에게 만남을 제안한 것도 나였다.

은비는 그저 나를 받아주기만 했을 뿐이었다.

그렇기에 이러한 고민은 은비가 해야되는 건데,

왜 하필 내가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고민을 하기 시작한 이상...

해결책을 찾아야 할 터였다.

내 앞에 있는 갈림길은 2개이다.

하나는 은비와의 만남을 이어가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은비와의 만남을 끊어버리는 것이었다.

난 두 갈림길 중 하나를 골라 걸어가야 한다.

내가 첫 번째 길을 선택하게 된다면,

전에도 그랬듯 우리는 만남을 이어갈 것이다.

하지만 내가 두 번째 길을 선택하게 된다면,

나도 그렇고, 은비도 그렇고, 모두 상처를 받고 헤어질 것이다.

하지만 큰 상처와 배신감을 받을 사람은 은비일 것이다.

나에게 나타난 갈림길 중,

난 어느 길을 택하는 게 맞는걸까?

현실에 부딪힐 일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두 번째 길을 선택하는 것이 맞겠지만,

내 감정과 은비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첫 번째 길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


박지민
......

은비에게 또다시 연락이 왔다.

난 은비에게 연락이 와 화면이 켜진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은비는 평소와 똑같았다.

늘 한결같았다.

나만, 달랐다.

도대체 어디로 걸어가는 것이 맞는걸까?

난 시선을 휴대폰에서 허공으로 옮겼다.

생각이 많아졌다.

여러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다 엉켜버렸다.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복잡했다.


박지민
어떤 방법이 옳은 걸까...?


박지민
어떤 방법이.... 옳은 길일까...?

난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눈을 감았다.

두 갈림길 중, 내가 걸어가야 하는 곳은 과연 어디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