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진의 배달부

6화. 내가 지금 뭘 본 거지?

그 사건이 있은지 벌써 두 달이 지났다. 가게도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 배달장사를 하지 않아도 어느정도 수익이 날 정도는 됐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들에게 납치, 감금 당했던 헤프닝이 액땜이라도 되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 날 우여곡절 끝에 돈까지 제대로 받아 집으로 돌아온 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았다. 놀랍게도 그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유명한 아이돌이었다. 무려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어마무시한 그룹이었던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돈 떼먹으려고 수작 부리는 쪼잔한 사람들 취급을 했으니.. 그들 입장에서 본다면 그 이후로 다시 주문 전화를 하지 않는것도 이해가 된다. 하긴, 그 이후로 영업시간이 바뀌어서 심야 영업은 안하기도 하지만..

“자, 그럼 가게 문을 열어 볼까?”

가게 앞을 빗자루로 쓸며 그 때 그렇게 야박하게 하지 말걸 하는 생각을 했다. 황당한 일을 겪긴 했지만 착한 청년들 같았는데..

그때였다. 건너편 차선에서 신호대기중인 차의 창문이 내려가더니 차 안의 누군가가 이쪽을 향해 세차게 손을 흔들었다. 내가 아는 사람인가? 눈을 가늘게 뜨고 자세히 보니 선그라스를 쓴 하얀 얼굴이 좀 더 명확히 보였다.

"누구지?"

???

"사장 형니이이이임~"

멀리서 봐도 빛이나는 잘생긴 얼굴. 헉! 그때 그 아이돌?

진 image

"오랜만이예요~ 이따가 놀러 갈게요~~"

순간 모른척 할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왠지 모르지만 저들과 엮이면 골치 아픈일들이 생길것 같은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조금 전 까지 착한 청년들에게 너무 야박하게 했다고 후회했던 것도 떠올랐다.

그래서 나는 올라가지 않는 입꼬리를 간신히 올리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고야 말았다. 내 화답의 손 짓을 본 그가 환하게 웃으며 소리쳤다.

진 image

"형님, 스케줄 끝나고 갈게요! 수고하세요~"

신호대기중이던 차가 출발함과 동시에 그는 나에게 손키스를 날리며 멀어져갔다.

너무나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잠시 서서 지금 이게 실화인지, 아니면 내가 헛 것을 본 건지 고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실제 일이었던 것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저녁 9시쯤 그들이 내 가게로 들이닥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