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진의 배달부
7화. 어서오세요



진
“얘들아, 들어와. 여기가 바로 내가 말했던 거기야.”

나
“어서오세...!”


진
“사장님! 오랜만에 다시 뵙네요.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하하 아니~ 저번에 밤에 배달시켜 먹으려고 전화했더니 안 받으시더라고요. 혹시나 가게 닫으신줄 알고 참 많이 걱정했는데. 오늘 아침에 딱 마주칠 줄이야. 이야~ 이거참. 운명아닙니까? 하핫!”

아침에 예고 하긴 했지만 진짜로 나타난 그의 모습에 놀라고 말았다. 그러나 놀란것도 잠시. 긴 다리로 성큼성큼 가게 안으로 들어온 그가 너무나 친근한 말투로 말하기 시작했고 나는 당황한 나머지 아무런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일단 앉으시라고 얘기 해야 하는데 그의 말이 끊이지 않는다. 그때 그의 넓은 어깨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하얀 머리카락이 불쑥 튀어나왔다.


슈가
“형, 입구 막지 말고 들어가요. 뒤에 줄줄이 서 있는거 안보여요?”


진
“슈가야~ 형이 지금 인사하는거 안보이니? 글고 내가 누누히 말했지. 형 말하는데 끼어들지 말라고. 어?”


슈가
“알았어요. 알았어. 그럼 나 먼저 들어갈게요. 안녕하세요. 처음뵙겠습니다.”

이름이 슈가라고 한다. 찹쌀떡같이 하얗고 조그만 얼굴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별것 아닌 일로 투닥거리는 것을 보니 마치 친 형제들을 보는것 같다.

나
“아, 예. 어서오세요. 지금 거의 마감 시간이라 손님도 없고 편한 자리에 앉으세요.”


슈가
“이거봐. 이거. 아, 진 형. 끝날시간에 오면 어떡해요? 그러니까 전화 한 번 하고 오자니까.”

나
“아뇨. 손님이 와 주시는것만도 감사하죠. 제가 혼자 하는 가게라 영업시간이 일정치 않은 부분도 있고.. 시간은 신경쓰지 말고 편하게 주문 하세요.”


진
“참내. 넌 왜 맨날 나한테만 뭐라고 하냐? 내가 늦고 싶어서 늦었냐? 박지민이 늦게 나와서 그런거아냐~ “


정국
“거바요. 형. 그러니까 내가 빨리 나오라니까는.”

어리게 들리는 목소리완 달리 단단해 보이는 몸을 가진 청년이 맏형을 지나쳐 안 쪽으로 들어 오며 궁시렁거렸다. 바로 뒤로 노란 머리를 한 사람이 따라들어 온다.

지난번 배달갔을때 못봤던 얼굴이 두명. 맏형과 뽀실뽀실한 금발로 스타일이 바뀐 동생. 손님은 총 네명 이었다.


진
“그래. 박지민. 너 맨날 늦게 나오고 말야.”


지민
“아이고. 알았어요. 내가 다 잘못했어요. 그니까 수다 좀 그만 떨고 들어가 앉읍시다.”

두번째 만남이지만 여전히 등장부터 소란스러운 손님들이다. 4인용 테이블 놔두고 오픈형 주방에 붙어있는 바(bar)자리에 길게 앉은 그들에게 메뉴판을 나눠주었다.

손님에게 메뉴판을 건네주기 까지가 이렇게 힘든일이었던가? 앞으로 음식을 내어놓을 때 까지의 험난한 여정이 눈에 보이는듯 했다. 더는 손님을 받을 여력이 없을듯 하여 슬쩍 간판 불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