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1월 14일
생일 축하해요



오세연
"오빠 이것두 먹어봐"


도경수
"어..."


오세연
"맛있지?"


도경수
"누가 만든건데."


오세연
"히히"

10평 남짓한 작은 방 안에서 소녀와 소년은 누구보다 달달하게 식사를 하고 있다.

'이걸 말해야 돼 말아야돼...'


도경수
"오세연"


오세연
"어?"


도경수
"너 할말 있지?"


오세연
"....."


도경수
"뭔데?"


오세연
"하......오빠 데모 안하면 안돼? 요즘 데모하는 대학생들 잡아간데. 나 너무 무서워 오빠."


도경수
"세연아....미안하지만 안돼. 내가 아님 누가해. 나 그러다 후회해. 근데 세연아 혹시 나 잘못돼면"

탁


오세연
"오빠 나 갈게. 설거지 해놓고 있어. 내일 검사할꺼야."

쪽


오세연
"내일봐 오빠."

벌컥

하....나 진짜 못됐놈이다. 놓아주지는 못할 망정 내가 죽는 얘길 꺼내다니...

똑똑

누구지??? 설마 형사들인가? 아씨...


오세훈
"나야 오세훈 빨리 쳐 열어."


도경수
"야 이 새끼야. 놀랐잖아."


오세훈
"미안미안. 아, 우리 날짜 정해졌다."


도경수
"언젠데?"


오세훈
"1월 14일"


도경수
"야 그때,"


오세훈
"알아. 세연이 생일인거. 내가 더 깊어지기 전에 놓아주라고 했잖아. 새끼야."


도경수
"하....."


오세훈
"너 빨리 놓아줘. 친오빠로서 너한테 하는 부탁이야."


도경수
"......"


오세훈
"나 간다."

벌컥

세연아...놓아 주는게 맞는거지? 그치?

-다음날


오세연
"어? 오빠 설거지 해놨네? 왠일이래~"


도경수
"세연아."


오세연
"응?"


도경수
"여기 와서 앉아봐."


도경수
"우리 그만 만나자."


오세연
"장난을 뭘 그렇게 심하게쳐."


도경수
"장난 아니야."


오세연
"아니 오빠 그거 진심 아니야."


도경수
"오세연!"


오세연
"도경수"


도경수
"!!"


오세연
"알아. 니 목숨 아슬아슬한거. 근데 나 그거 다 각오 하고 만나는거야. 나 어린애 아니야. 알건 다 안다고. 그니까.....헤어지잔 말 하지마. 오빠 없을때, 더 죄책감 클 것 같으니까."


도경수
"세연아.."

와락


오세연
"오빠 우리끼리 있을때 만큼은 다 잊고, 있자. 응? 나도 불안한데 흑끕 근데 오빠가 원하는걸 어떡해..."


도경수
"미안해. 오빠가 미안해."


오세연
"오빠는 오빠가 맞다 싶은 길로 가. 내가 뒤에서 위로해주고 격려해주고 묵묵히 지켜봐줄게."


도경수
"사랑해...세연아."


오세연
"나두 오빠 사랑해."

우리는 한참을 안고 흐느꼈다.

-1987년 1월 14일


오세연
"오빠들 다치지말란 말은 안할게. 죽지마."


도경수
"알았어"


오세훈
"당연하지."


도경수
"저, 세연아,"


오세연
"오빠 생일 축하한다는 말은 돌아와서 해줘."


도경수
"그래.세연아"

"으아아아아!!!!"

여기저기서 총소는 소리. 수류탄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괴롭다. 괴롭지만 싸운다. 전두환의 독재 정치를 막기 위해서. 이 나라를 위해서.

'탕 탕'

쓰러진 군인의 총을 가지고 군인들을 향해 쏘기 시작했다.한명, 두명이 내 총을 맞고 쓰러졌다.

또 쏘려는 순간

탁

"여기 숨어 있었네. 쥐새끼 같은놈."


도경수
"ㄷ, 당신들 누구야!"

"너 도경수 맞지? 끌고가."


도경수
"놔!! 노라고!!"


도경수
"으브브브브ㄹ브브..."

'숨막혀...나가고 싶어....'

"들어올려."

프하

"너 빨갱이지? 그래서 이런 짓 벌인거지?"


도경수
"빨갱이는 니놈들이지!! 독재정권이 민주주의냐!!"

"다시 집어넣어. 깊숙히. 오래"

'으브브브브브브브'

아파...세인아....아파미치겠어...세연아 너무....어? 세연아 아프지가 않아. 여기까진가봐....나 맞다고 생각하는 길로 갔어...잘했지? 생일 축하해 세연아. 사랑했고 사랑하고 사랑할거야.

"저기.."

"왜"

"죽었습니다."

"뭐?"

"몇분 넣었는데!!"

"5분.."

"이새끼가 미쳤나!"

"죄송합니다"

"하...서장님께 연락 들일게."

"신문이요! 신문이요!"


오세연
"얘, 신문 하나만 줄래?"

"네! 여기요!"


오세연
"고맙다"

소녀는 신문을 읽기 시작했다.

툭 투두둑

소녀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도경수 군은 투쟁하다 사망하여....'


오세연
"말도 안돼...아니야 아니잖아!!!!"

벌컥


오세훈
"세연아!"


오세연
"오빠 아니라고 해봐!! 동명이인이잖아..그치? 아니잖아!!!!!!"

소녀는 세상이 떠나가랴 울부짖기 시작했다.


오세훈
"이거 편지야. 도경수가 혹시 몰라서 쓴거야."

벌컥


오세연
"흑......흑끕"

To.세인이에게 지금 니가 이 글을 읽고 있다면...내가 잘못된거겠지? 세연아 나 없이도 세상은 잘 돌아가. 그니까 너무 많이 슬퍼하지마. 내가 위에서 볼 때 너무

속상할것 같아. 생일축하한단말 했을련지 모르겠는데 안 했을 수도 있으니까 할게. 세상에 태어나줘서 고마워. 사랑했고 사랑하고 사랑할거야 세연아. 사랑해 추신:슬프면 울어. 근데 너무 울지마. 내가 달래줄 수가 없잖아

from.너를 사랑하는 도경수가


오세연
"아아아아악!!! 안돼!!!! 아니야!!! 안죽었어!!! 흐흑 아니잖아!!!! 왜!!!!! 도경수가 왜!!!! 생일 축하한다 말로 해준다면서!!!!!"

소녀는 방안에서 하루종일 울부짖었고 밖에 앉아있던 소년은 조용히 눈물을 훔치며 읊조렸다.


오세훈
"잘가라. 도경수. 고마웠다."

1987년 1월 14일에 세상을 뜨신 박종철 열사를 잊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