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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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렇다면.. 그 의녀가... 월이란 소리인 것이냐....?

전정국

모르겠사옵니다. 소신도 머리가 복잡하옵니다.

김태형

그...그래... 또 다른 건 알아냈느냐?

전정국

송구하옵니다. 없습니다.

김태형

괜찮다.. 항상 고맙다, 정국아.....

'율이 아니라 월이었어. 생년월일이 같다는 건... 우연일리가 없잖아

얼굴에 목소리에 생년월일까지.. 쌍둥이가 아닌 이상 이럴수는 없다. 절대로...'

'그래..그 여인은 분명 월이다.'

이 결론에 다다르자 멍하니 있던 태형의 눈에 그제서야 눈물이 가득 고였다.

김태형

그랬구나... 네가 월이었구나. 그래서 그렇게 울고 있었구나. 그래서... 그래서... 흐윽..흑

분명 월이 아니라 하였는데, 왜 그렇게 익숙한지, 왜 그렇게 슬픈지 의문이었는데...

김태형

왜... 왜 숨긴 것이냐. 도대체 왜... 율이라는 이름으로 숨어버린 것이냐. 어째서... 월아

태형은 한참을 울고 또 울었다.

그날 밤, 태형은 정국을 불렀다.

김태형

정국아, 혹시 허 융이 사는 곳을 아느냐?

전정국

예, 알긴 합니다.

김태형

그래, 지금 그곳에 좀 가봐야겠다.

전정국

예..? 지금 말씀이십니까? 대체 왜...?

김태형

........

'그 의녀가 월인지 확신이 들지 않아서...'

태형은 속으로 생각하며 말했다.

김태형

나갈 채비를 하거라.

전정국

예, 저하.

태형과 정국이 허융의 집에 왔을 때였다. 한 노인이 낡은 옷을 걸치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전정국

저기, 여기가 허융의 집이 맞습니까?

허 융

그렇소만.. 누구시오?

전정국

허융을 만나고 싶습니다. 어디 계십니까?

허 융

내가 허융이오. 헌데 내가 누군지 묻지 않았소.

그 때 태형이 입을 뗐다.

김태형

나요.

허 융

...? 세자..저하??

김태형

그렇소. 그동안 어떻게 지냈소?

허 융

소신.. 그저 평범하게 살고 있었사옵니다. 무슨 일이시길래 이리도 멀리 발걸음을 하셨사옵니까?

김태형

그것이.. 그대의 딸 말이오. 허 월...

월의 이름이 나오자 융이 얼굴에 슬픈 미소를 띄었다.

허 융

제 여식말입니까?

김태형

그렇소.. 혹시 그 일이 있고난 후의 소식 들은 것 없소?

허 융

... 예, 없사옵니다. 제가 궐에서 그리 된 이후 그 아이를 본적이 없습니다. 저 때문에 그 아이가...

융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보고 태형은 가슴이 미어질듯 아파왔다.

김태형

그것이 어찌 그대의 탓이란 말이오...?

허 융

..제가 힘이 없어 그 아이마저 그리 된것이옵니다. 제 탓이 맞사옵니다, 저하.

김태형

......

'그렇게 따지자면 나의 탓 아니겠소. 내가 그 아이를 선택해서, 내 어머니가 윤씨라서 그리된 것 아니오...'

태형은 하염없이 자신의 탓만 하는 이 사람을 보며 눈물을 삼켰다.

김태형

... 그런 말 마시오. 혹 월을 찾게 된다면.. 나에게 서찰을 보내줄수 있겠소?

허 융

예, 저하. 보내드리겠사옵니다.

김태형

..고맙소.

결국 아무 소득없이 궐로 돌아온 태형은 갑자기 문득 월이 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율을 붙잡고 묻고 싶어졌다.

월이 맞냐고. 맞다면 제발 그만하라고.

그래서 태형은 율을 부르기로 마음먹었다.

율이 명을 받고 태형앞에 앉았을 때는

하마터면 다짜고짜 "월아.." 라고 할뻔했다.

저하, 또 몸이 안좋으신 것이옵니까?

율이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김태형

...아니다.

들을수록 월과 똑같다.

그럼 어찌하여..?

김태형

오늘 밤 보름달이 너무 예뻐서... 같이 보러 가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