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

17

달이라는 말을 듣고 율은 흠칫하고 놀랐다.

김태형

왜 그렇게 놀라느냐?

아.. 아닙니다.

김태형

...그럼 가겠느냐?

예, 저하.

유난히 아름다운 보름달이 뜬 밤이었다.

밝은 달빛이 세상을 비춰주고 있었다.

율은 커다란 달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달 진짜 예쁘다.. 그때는 혼자 울면서 봤는데

'그때는... 세자저하를 원망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지'

율은 생각하며 속으로 조용히 웃었다.

그때 태형이 갑작스럽게 질문을 해왔다.

김태형

궐에 와본적이 있는 것이냐?

아...!! 그것이...세자저하를 뵙기 전을 말하는 것이옵니다.

김태형

...그렇군.

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 모습을 보며 태형은 가슴이 아팠다. 아직도 왜 자신을 숨기려 하는것인지 이해가 가지를 않았다.

그래도.. 이유가 있겠거니 싶어서

괜히 그러는건 아니겠지 싶어서

붙잡지 못했다.

태형은 하늘을 바라보는 월을 가만히,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뒤에서 분노하며 바라보는 사람은 다름아닌 윤설희였다.

윤설희

중전마마!! 마마!

윤설희는 발을 구르며 급히 뛰어들어왔다.

윤희연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이리 무례하게 구는 것이냐?

윤희연은 엄한 목소리로 그녀를 나무랐다.

윤설희

그것이 문제가 아니옵니다. 세자저하께서 쓰러졌다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그런데

윤희연

빨리 말하거라!

윤설희

저하를 간호하는 의녀가 또 저하를 홀리고 있사옵니다!

윤희연

..뭐..뭐라? 세자저하께선 월, 그 계집을 연모하신다 하지 않았느냐

윤설희

예. 그랬사옵니다. 헌데, 그 의녀가 저하를 유혹하고 있사옵니다. 왜 이렇게 년들이 많이 꼬이는건지...

윤설희

더 놀라운것이 무엇인지 아시옵니까?

윤설희

그 의녀 말입니다. 그 계집년, 월과 얼굴이 똑닮았사옵니다!

윤설희

느낌도 비슷하고, 얼굴도 쌍둥이보다 더 닮은 것이.. 이상하옵니다. 그년을 없애주십시오, 마마!

설희가 침을튀기기까지 하며 말하자 윤희연은 입을 열었다.

윤희연

좋다, 너의 청을 들어주겠다.

윤설희

정말이옵니까? 감사합니다, 마마!

윤설희는 세상을 다가진 것처럼 활짝 미소지었다.

그 모습을 보고 윤희연은 소름이 돋았다.

자신이 아끼는 조카였다. 이 더러운 조정에 발을 들이는 것을 처음에는 반대했던 희연이었다.

하지만 윤대성의 말마따나 이 일을 하는 데에는 설희, 이 아이가 제격이라 생각했다.

욕심이 많은 것은 알고있었으나,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희연은 설희의 모습에서 자신의 아버지의 모습이 보여 기분이 묘했다.

태형과 월은 달을 본후 처소로 다시 돌아갔다.

태형은 한동안 입을 다물고 있더니 갑자기 뜬금없는 말을했다.

김태형

오늘도 안왔느냐?

전정국

...예?

김태형

서찰 말이다

순간 정국은 태형이 한 말의 의도를 알아챘다.

율을 떠보기 위함이었다.

자신이 직접 다짜고짜 월이냐고 물어볼 수가 없으니 스스로라도 말하게 하겠다는 의도였다.

전정국

아... 예, 오늘도 안 왔사옵니다.

옆에서 잠자코 듣고있던 율이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뭘 그리 기다리시옵니까?

김태형

서찰이다.. 너와 똑 닮은 여인의 서찰. 보내겠다고 약속해놓고 1년동안 연락이 없구나. 너무하지 않느냐?

태형이 답을 하자 월의 얼굴이 서서히 파랗게 질려갔다.

저와 닮은 여인이라면... 월이란 여인 말씀이십니까?

김태형

그렇다. 왜 그러느냐.

정녕 1년동안 오지 않았사옵니까?

김태형

그렇다고 하지 않았느냐.

태형의 확신에 찬 대답에 율은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럴 리가 없사옵니다!

태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김태형

무엇이 말이냐..?

태형의 말에 자신의 실수를 알아챈 율이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아니... 아니옵니다. 아무것도

김태형

왜 넌 항상 말을 해놓고 아니라 하는 것이냐? 이번에는 대답해보거라. 무얼 숨기고 있는 것이냐?

김태형

나에게 거짓말한것이 무엇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