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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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설희
ㅁ..무슨 말씀이신지..

김태형
무슨 말이냐, 그런적없다, 오해이다. 난 억울하다. 이딴말이나 들으려고 내 귀한 시간 낭비하면서 여기 온 것이 아니오. 알겠소?

김태형
알아들었으면 똑바로 대답하시오. 왜 훔쳤소?

설희는 서슬 퍼런 그의 눈동자에 입을 뗄수조차 없었다.

설희가 답을 하지 않자 태형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김태형
하... 날 상대할 배짱도 없으면서 왜 그런 짓을 했소? 내 누누이 건들지 말라 경고했거늘.

태형은 설희를 한번더 노려본후 방을 나왔다.

설희는 처음 보는 태형의 모습에 놀라 한동안 석고상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한동안 말이 없던 설희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윤설희
..그 마음만 있으면 되는데. 조금이라도 나에게 곁을 주면 되는데

태형이 자신의 처소로 돌아왔을때 그를 기다리고 있던 월이 벌떡 일어나 그를 맞이했다.

허 월
뭐라 하십니까?

김태형
뭐, 뻔하지 않소.

허 월
...하지 않았다고 하십니까?

김태형
그렇소. 애초에 기대도 안해서 실망도 딱히 없는 듯 하오.

태형은 체념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김태형
거짓말을 해도 정도껏 해야지.. 증거도 다 있는데 어찌 발뺌할수 있단 말이오.

월은 태형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김태형
왜 그리 쳐다보는 것이오?

허 월
저하, 그래도 세자빈마마를 너무 원망하지는 마소서. 저하를 연모하는 마음에 그러신 것 같사옵니다. 다만..

허 월
그 방법이 잘못된 것이라 이리 된 것이옵니다. 허니 너무 탓하지만은 마소서.

김태형
그들이 밉지 않으시오? 난 그들이 미워 죽을것 같은데..

허 월
예, 밉습니다. 저도 정말 싫습니다. 그래서...

허 월
그래서 정정당당하게 사과 받아야겠습니다.

허 월
목숨을 위협해서 얻는 거짓 사과 말고 진심 어린 사과....

태형은 월의 말에 아무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어떻게 이런 여인이 자신에게 온 것인지 하늘에 감사하기만 했다.

같은 나이임에도 훨씬 어른스러웠다. 설희와 같은 여인임에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기품 있었다.

이 여인이야말로 이 나라의 안주인이 되어야 했다.

이제 조금 있으면 태형이 왕과 약속했던 시간이다. 2년이라는 시간..

꽤 긴 시간 같았는데, 월을 찾으면서 1년을 넘게 보내다 보니 이젠 8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시간이 촉박했다.

더 이상은 등신처럼 당하고 있을수만은 없었다.

궐에서 유일하게 휴식처가 되어주는 이 여인을 지켜야만했다.

김태형
정국아... 1년전 허융의 역모사건과 관련된 자들을 모두 조사해보거라. 특히 그 당시 같이 역모를 도모했다며 자백한 그사람들....

김태형
그 자들의 뒤에 누가 있었는지, 오고간 뒷돈은 없었는지.. 낱낱이 알아오너라.

김태형
매우 중요한 일이다.

전정국
예, 알고 있사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월은 갑자기 정국에게 명령을 내리는 태형에 놀란듯했다.

허 월
저..저하? 갑자기 무슨 이유로...

김태형
내가.. 아바마마와 내기를 하였소. 아주 중요한 내기

김태형
그걸 이겨야 그대를 영원히 곁에 둘수 있소. 이렇게 숨어서가 아니라 세자빈으로서, 당당하게.

허 월
저하, 더 이상 욕심내선 아니되옵니다. 저는 이 정도로 만족하옵니다.

허 월
그 일을 더 이상 들추려 하지 마시옵소서.

허 월
제가 원하는 것은 세자빈의 자리가 아닌 그들의 사과이옵니다.

김태형
...무얼 알고 있는 것이오? 이 일에 대해서.. 뭘 숨기는 것이오?

허 월
......알게 되면 저하께서 다치시옵니다. 소첩은 입을 열지 않겠사옵니다.

허 월
때가 되면 알것이옵니다

김태형
정말 안 알려줄 것이오? 살짝 귀띔만이라도 해주지...

아무리 물어봐도 월이 끝끝내 알려주지 않자 태형은 씨익 웃으며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김태형
알려주지 않는다면... 어쩔수없지.

그는 조금씩 월을 향해 앞으로 다가왔다.

입술과 입술의 거리가 서로의 숨결이 닿을정도로 가까워졌을때

김태형
이래도... 말하지 않을 것이오?

월은 어림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김태형
난.. 이 입술이 참으로 밉소.

태형은 월의 뒷목을 한손으로 끌어당기며 거칠게 입을 맞추었다.

월은 숨이 쉬어지지 않아 그를 밀어내려 하였다.

하지만 그럴수록 태형은 그녀를 더욱 강하게 끌어당겼다.

허 월
저..저하!! 읍...으읍...

태형이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멈추자 월은 그를 노려보았다.

김태형
하아.. 하.... 벌이오. 벌은 달게 받는 것이니 군말말고 가만히 있으시오.

월이 미처 뭐라 대꾸하기도 전에 태형은 월의 입술에 자신의 것을 부딪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