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

23

전정국

하아... 도대체 몇번째야 이게.

정국은 작게 중얼거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태형이 명령한 대로 자백했던 자들을 조사하기 시작한지 3일이 지났다.

정국이 그들의 집에 찾아갔을때 그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똑같았다

"저리 꺼져!! 재수없게시리..."

라는 말과 함께 문전박대당하는 것도 이젠 넌덜머리가 났다.

전정국

이 사람이... 마지막인가.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대문을 두드렸다.

"누구시오?"

전정국

그.. 이 집의 주인에게 물을 것이 있습니다.

"무슨 일인데 그러는 것이오?"

전정국

음... 그것은 그분을 만나서 직접 얘기하겠습니다. 만나게 해주십시오.

"....여기서 기다리시오"

전정국

예, 감사합니다.

문밖에서 한참을 기다리던 그 때 하인이 다시 나와 미안하다는 듯이 말을 꺼냈다.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만나고 싶지 않으시다고 하시는데.. 무슨 일 때문에 이러시오?"

전정국

그것이.. 혹시 허융이란 자를 아십니까?

"물론이오. 역모를 도모해서 유배간 자 아니오? 어르신도 거기에 가담했다 하던데"

정국은 살짝 열린 대문 틈새로 집안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전정국

헌데 역모죄를 지었다면 어찌 이리 호화롭게 살 수 있단 말입니까?

"영상 대감께서 돈을 주고 계시니 당연한것 아니겠소? 경제적 지원은 다 그분이 하시는데"

'그럼 그렇지...'

전정국

그럼 혹시 그 역모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이나 전날 누가 여길 찾아왔는지 아십니까?

"음... 아마 그날도 영상대감께서 찾아오셨을 거요. 근데 이 사건은 왜 들추고 다니는 것이오?"

전정국

아... 그저 궁금해져서.. 어쨌든 감사드립니다.

"조심하시오. 섣불리 캐묻고 돌아다니다가 목 날아가는건 순식간이니까"

전정국

예, 감사합니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소란피워 죄송하다 전해주십시오.

뜻밖의 정보를 얻은 정국은 궐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 시각 윤대성의 집

윤대성

율이란 의녀에 대해서는 알아보았느냐?

"예, 대감. 그 의녀의 이름이 사실은 월이라는 소문이 궐에 파다해서 알아내기가 어렵지 않았습니다."

윤대성

월..? 그럼 율이란 이름은 무엇이냐

"신분을 감추기 위해 가명을 사용한듯 싶습니다. 또한, 그 의녀의 생년월일이 월이란 여인과 같다고 합니다."

윤대성

그러면... 그 의녀가 월..그년이란 말인가?

"그런것 같사옵니다. 궐에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모두 알고있는것을 보니 사실인것 같습니다."

윤대성

그래... 그렇다면.. 네가 한번더 수고를 해줘야겠다.

윤대성

이번에도 넉넉히 챙겨주마.

"명령만 하십시오. 무엇입니까?"

윤대성

월, 그년의 목을 내게 가져오너라.

그 때 정국이 아까 찾아갔던 그 집의 주인이 급히 뛰어들어왔다.

"대감!! 일에 차질이 생긴듯합니다."

윤대성

무슨 일이오?

"그것이.. 방금 제 집에 누가 와서 허융, 그놈 사건에 대해 캐묻고 갔습니다."

윤대성

...그 자의 얼굴은 기억하시오?

"예, 물론입니다. 언뜻 본것이지만 기억이 확실히 납니다. 곱상하게 생겼는데 또 엄청난 기세가 뿜어져나오고.. 검은색 옷이 휘날렸습니다."

"얼굴은 소년같이 순수하지만 어딘가 어른스러운 느낌도 들고.."

그의 말에 윤대성은 생각에 잠겼다.

"대감, 전부 밝혀지면 어떻게 되는겁니까..?"

윤대성

그럴일은 없을것이오. 이만 가봐도 좋소.

"예, 전 대감만 믿고 있겠사옵니다."

그가 나가고 나서 윤대성은 옆에 서있던 남자에게 말했다.

윤대성

...4명을 더 주마.

"예??"

윤대성

4명을 더 줄터이니..

윤대성

그년의 목을 따기 전까지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말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