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내가 널 사랑하게 해줘
27화 | 연애의 정석




김태형
어··· 그게 어디 있더라.


김태형
한 번 찾아보고 올게!



"그냥 내가 널 사랑하게 해줘"_27화




김태형
고무장갑 찾았어, 누나-

양 손에 하나씩, 분홍빛 고무장갑을 대롱대롱 흔들어보이며 여주에게 건넨다.

차여주
이게 어디 있었는데?ㅎ


김태형
창...고_

차여주
고무장갑이 왜 창고에 있어-ㅎ

차여주
그냥 여기 두면 돼, 앞으로는_


김태형
알았어_

장갑을 끼고, 물을 틀어 설거지 할 준비를 하는 여주인 반면에

그런 여주의 옆에서, 고개를 기울여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태형이다.

차여주
뭐해- 민망하게.


김태형
이렇게라도 오래 보고 있으려고.


김태형
아 참, 내가 뭐 도와줄 건 없어?

차여주
없어-

차여주
넌 요리한다며ㅎ


김태형
아, 그치_

쏴아아-, 여주가 그릇을 씻어내기에 바쁜 와중에_ 옆에서 말을 걸어오는 태형.


김태형
우리 내일은 뭐 할까?

차여주
내일 시간 돼?


김태형
응- 내일은 돼


김태형
우리 놀러 가자.

차여주
어디 갈까?


김태형
난... 학교 가고 싶은데.

차여주
학교?ㅎ

그런 태형의 대답을 예상 못했다는 듯- 고갤 끄덕이는 여주.

차여주
괜찮은데? 오랜만에 추억 회상도 하고_


김태형
중요한 건,


김태형
학교가··· 폐교 됐다는 거지.

흠칫, 태형의 말에 놀란 여주가 닦던 그릇을 내려놓고선 그를 바라본다.

차여주
폐교...?


김태형
응, 폐교...


김태형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김태형
다행히도 아직 개발된다는 소식은 없어서_


김태형
그냥 운동장이라도 거닐다 오면 어떨까 싶은 마음에.

차여주
늦기 전에 얼른 가봐야 겠네-

차여주
내일 아침 일찍 가자ㅎ


김태형
좋아_


···


여주가 설거지를 마친 후, 고무장갑을 탁탁 털어 싱크대에 널어두면_ 기다렸다는 듯 앞치마 한 번 털어주며 비장하게 서는 태형.

식칼과 도마를 가져와, 식재료를 칼질하기 시작한다.

차여주
손 조심...!

그런 그를 곁에서 지켜보던 여주는, 태형이가 강가에 내놓은 아이인 듯_ 안절부절못하지.

차여주
그러면 손가락 다쳐_

태형의 손위에 자신의 손을 얹은 여주가, 몸소 시범을 보여준다.

차여주
봐, 이렇게 손가락을 안으로 구부려서-

차여주
착착착_ 써는 거야.

차여주
어때, 이러면 안전하겠ㅈ

네가 내 말을 잘 듣고 있나 싶어,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면_ 이미 내 위에서 나를 빤히 보고있던 너다.

차여주
뭐야, 보고 있긴 했어~?


김태형
엄청 열심히 봤는 걸.

쪽, 그대로 여주에게 입을 맞추는 태형이다.


김태형
나 이제 완전히 알았어ㅎ

태형이가 싱긋, 웃으며 여주로부터 멀어지면 서서히 고개를 내리는 여주였지.

차여주
이제 해 봐-

·


김태형
이제 완전 고수 됐지-?

차여주
응ㅎ 잘 하네_


김태형
이제 이 다음으로는-


김태형
당근을 썰 차례인가!

세상 해맑게 당근을 채로 들어보이는 그를 보며, 함박웃음을 짓는 여주다.

차여주
당근도 같은 방법으로 썰어 봐_


김태형
오케이, 완전 잘 하지. 내가 또-

조금의 허세는 덤으로 끼얹어주며, 여유로운 미소를 짓는 태형.


김태형
자, 이제 칼질은 끝났으니까 내가 알아서 다 할 수 있어.


김태형
누나는 앉아만 있어_

차여주
정말 그래도 되...는 거야?


김태형
그럼. 그럼. 나만 믿어.

그런 태형을 못 믿는 눈치다.

차여주
흐음... 그러면 그냥 여기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건...?


김태형
안 돼, 안 돼.


김태형
부엌에 오는 자체가 안 돼!

그렇게 태형으로 인해, 어깨가 밀려 강제로 부엌에서 쫓겨나는 꼴이 되어버린 여주지.



그렇게 조금의 시간이 더 지났을까.

태형은 두 개의 접시와, 수저를 들고 와 여주의 앞에 앉는다.

차여주
오, 뭐야-

차여주
맛있는 냄새 나는데?


김태형
많이 기다렸지-


김태형
배고프겠다, 얼른 먹자.

차여주
잘 먹겠습니다-

여주가 한 숟갈 떠, 입 안에 넣기까지 가만 지켜보는 태형.

차여주
우움~ 우응_!

동공이 커지는 여주를 보며, 기분 좋은 웃음을 띤다.

차여주
···뭐야. 왜 이렇게 마시써.움-


김태형
다 삼키고 말해, 삼키고.ㅎ

차여주
아이 근데 진짜 맛있어, 너도 먹어-


김태형
나는 먹여줘-

태형이가 부탁하기도 전에, 한 숟가락 떠 태형의 입 앞에 가져다대는 여주다.



김태형
역시 누나가 날 제일 잘 알아_ㅎ

차여주
그럼- 내가 널 제일 잘 알지_ㅎ


그렇게 한동안 두 사람은 서로를 보는 눈빛에서 꿀이 뚝뚝 떨어졌고,

저녁 식사는 뒤로 한 채, 서로의 모습을 눈에 담기 바빴다고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