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내가 널 사랑하게 해줘

망개심심글|깜짝 외전|그냥 내가 널 사랑하게 해줘

며칠간 서로서로 바빴던 우리는 얼굴 못 본 지 일주일이 다 되어가던 참이었다.

09:58 AM

주말 오전, 뭐하나 싶어 연락을 해봐도 도통 연락이 닿질 않는 태형이라- 하는 수없이 그냥 아무 택시나 잡고 태형이 호텔로 왔다.

펜트하우스 현관을 아무렇게나 들어올 수 있도록 전에 카드 키를 받았었기에 일단 들어오기는 했는데···

방이 워낙 여러 개라, 태형이 찾느라 애 좀 썼다.

그렇게 보이는 방 하나하나 다 열어가며, 네 번째 방에 들어서면- 그제서야 보이는 잠들어있는 태형이.

이불 목까지 끌어올려 덮은 채, 세상모르고 잠들어있는 모습 보니까 어제 늦게 잤나_ 싶기도 하고.

가방 내려놓고 고개 숙여서 어질러진 태형이 머리칼 귀 뒤로 넘겨주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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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누나…?

그 새에 깼는지 뭉개진 발음으로 웅얼거리며 나를 부르는 너.

차여주

미안, 내가 깨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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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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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언제 왔어…….

비몽사몽하게 한쪽 눈 살짝 뜬 너는 내 모습 잠깐 보고, 웃음을 터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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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우아... 누나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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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침부터 누나 본다아...

차여주

어제 늦게 잤어?

이른 시간임에도 제시간에 잘 일어나던 애가 늦잠을 자는 건 꽤나 흔치 않은 일인데.

어제 일이 많았다며 푸우- 한숨 쉰 태형이는 자연스레 내 허리를 감싸 안아 제 옆에 눕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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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보고 싶었어….

차여주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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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누나 많이 바빴어_?

차여주

응- 나도 바빠서 네 얼굴 못 봤잖아.

차여주

나도 너 보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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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읗ㅎㅎ... 죽으면 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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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자, 내 얼굴 실컷 봐둬.

차여주

그래야겠다, 많이- 봐둬야겠다.

태형이 볼 양쪽 다 꾹 누르고 있으니, 푸우- 튀어나오는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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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우으... 뭐야, 나 뽀뽀해주게-?

차여주

아니-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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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나 양치하고 오까….

차여주

됐네요-ㅎ

그 이후로도 왜-, 왜애-하며 내 품으로 고개 파고든 태형이는 한동안 떨어질 생각이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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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지금 몇 시지…?

차여주

글쎄, 열 시 좀 넘었지 않을까-?

여전히 너를 내가 안은 건지, 내가 너에게 안긴 건지 모를 자세로 손에 있던 핸드폰 전원을 키려고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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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냐아냐-. 그냥 이렇게 있어.

잠이 다 달아난 네가 네 품에 나를 더 꼭 끌어안아 이제는 시야를 차단시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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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오늘 일정 있어-?

차여주

없으니까, 너 보러 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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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ㅎ 그런 거야-?

차여주

너는, 오늘 출근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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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누나가 왔는데- 있던 출근도 없애야지.

차여주

그 말은… 오늘 원래 출근이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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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니-ㅎ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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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나 씻고 올게,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

차여주

…불안한데? 갑자기 왜 씻어…!

내가 이불로 몸을 감싸자, 내 이마에 입맞춤 한 번 하고 떨어진 네가 방 안에 있는 욕실로 들어가며 하는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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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오늘 할 것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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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누나도 있으니까-ㅎ

어··· 지금이라도 나가야 하나.

일단 최대한 태형이 말 못 알아들은 척(?) 하고, 침대에 반쯤 누워서 핸드폰 하고 있는데

젖은 머리 하얀 수건으로 털며 나오는 너.

얘가 원래 이렇게 샤워를 빨리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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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누나, 뭐해.

차여주

핸드폰-!

수건으로 머리 대충 턴 태형이는 바닥에다가 수건 아무렇게나 던지고서 내 옆에 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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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내가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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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핸드폰만 할 거야-?

차여주

내가 이 핸드폰을 놓으면…

차여주

어… 굉장히 위험할 것 같단 말이지.

힐끗힐끗, 곁눈질로 옆에 있는 너를 보긴 했는데 어느 순간 내 손에 들려있던 핸드폰은 너에게 가있고.

차여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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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나 누나 보고 싶었는데, 나 좀 봐줘-.

자연스레 내 눈길은 너에게로 향했고, 너는 나를 바라보고 있던 중.

차츰 나에게로 가까이 온 너는 의미심장한 미소 띠며 아무것도 안 하고 눈만 쳐다보는데.

차여주

뭐야, 뭐 하는데-ㅎ

웃음이 나올 뻔도 했지만,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마음대로 못 웃을 지경.

괜히 이렇게 있는 게 더 뻘쭘해지는 것만 같아, 그냥 내가 바로 뽀뽀해 줬다.

그렇게 여러 번 입 맞추고 떨어져서 상체 뒤로 기울였는데, 이제는 못 가도록 그냥 내 등을 받쳐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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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너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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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간만 보고 가는 거야?

차여주

그럼, 더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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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응, 더 해줘.

차여주

싫어-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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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뭐야, 더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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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누나한테 뽀뽀 받으려고 나 양치까지 하고 왔잖아-

차여주

양치까지 하고 왔어?ㅎ

태형이 머리칼 가지런히 정리해 주고 있으면, 이때를 노린 건지 나에게 입 맞춰오는 너.

내가 뒤로 넘어갈 것 같으면, 허리를 더 세게 감싸오며 제 품으로 당기길래 어깨 두 번 치며 멀어졌다.

차여주

야…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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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아- 일로 와.

차여주

싫어-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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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근데 나는 좋아_ㅎ

차여주

그게 뭐야-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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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일로 와, 안겨.

차여주

…진짜 안기만 할 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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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니야, 진짜 안기만 할게.

그걸 또 나는 속았지.

다가가서 너한테 안겨있으면···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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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야, 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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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프론트 직원들이 너 찾아, 출근 안 하냐-?

언제 펜트하우스까지 들어온 건지, 방 밖에서 들려오는 지민 씨 목소리에 온몸이 굳어버렸다.

방문은 활짝 열려있고, 침대 위에서 우리 이러고 있는 거 보면…

아니 억양이 조금 이상하긴 한데, 침대 위가 아니었더라도 그냥 같이 있는 거 보면…

어떡하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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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야, 나 옷 벗고 있어. 들어오지 마.

라는 걱정이 무색하게도, 침대 위에 있던 쿠션 던져 문 닫아버리는 태형이.

차여주

잠깐만... 너 오늘 출근하는 날 아니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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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건 나중에 얘기할게.

차여주

아니아니… 나중에 이야기해서 될 게 아니ㄹ,

쉿, 작게 속삭이며 다시금 나에게 입을 맞춰오는 태형이.

밖에서 지민 씨 목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오는데, 얘는 신경도 안 쓰는지...

…그냥 될 대로 되겠지...?

[선물입니다, 깜짝 외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