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아, 나한테 설레냐?
99화 자랑해도 모자른데



그날 이후로 주지훈은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역시 그런 새×들은 제대로 맛을 봐줘야 다시는 안 나댄다니까.



김태형
"여주야, 요즘 무슨 일 없었지?"


최여주
"무슨 일은 없었어"


김태형
"그 주지훈 새×가 보이지 않아서 좋긴 한데, 너한테 또 무슨 해코지 하지는 않았지?"


최여주
"ㅎ 해코지는 무슨 내가 제대로 참교육 시켜줘서 다시는 안 나타날 거야"


내 말에 놀란 태형이는 내 어깨를 잡고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김태형
"그 개자식이 너한테 손대지는 않았어? 어디 다친 데는 없는 거지?"


최여주
"나 멀쩡해. 그 시베리아에서 얼어 죽어도 시원치 않은 놈이 내 몸에 손 하나 까딱도 못 했으니까, 걱정하지 마"


포옥-]



김태형
"다행이다. 아버님이 널 남자처럼 강하게 키우셔서 정말로 다행이야"


최여주
"그 말 칭찬 맞지?"


김태형
"그럼 당연히 칭찬 맞지"


최여주
"태형아, 나 오늘 팀플 있어서 같이 못 간다"


김태형
"팀플? 누구랑 하는 건데?"


최여주
"난 우리 학과 호석 선배랑 둘이서 팀플 하는 건데..."


김태형
"뭐어...? 남자랑 둘이서???"


내가 이런 반응 나올 줄 알았다. 누가 김태형 아니랄까 봐.



최여주
"나 아직 말 안 끝났어. 호석 선배랑 둘이서 하는 게 아니라 혜정이랑 그리고 혜정이 짝이랑 같이 할 거야"


김태형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네"


최여주
"최대한 빨리 끝내고 갈 거니까, 알았지?"


김태형
"알았어"




팀플을 하러 사람 적은 카페로 다들 모였다.

서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니, 가벼운 인사를 나눈 뒤, 팀플을 하기 시작했다.



최여주
"선배, 여기에는 이걸 넣으면 괜찮을 것 같죠?"


정호석
"어. 그걸 넣는 게 좋은 것 같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호석 선배는 다정한 사람이었고, 호석 선배의 배려심 덕분에 수월하게 피피티를 만들면서 팀플을 이어나갔다.


한편 반대편에 앉은 나이가 같아서 서로 말을 놓기로 한 혜정이와 인엽이는 차근차근 팀플을 이어갔다.



황인엽
"네 생각으로는 이게 먼저 들어가면 좋을 것 같지?"


강혜정
"어, 그리고 이 다음에는 이걸 넣는 게 괜찮을 것 같아"


누가 대학생이 되면 살기 좋다고 하였나, 틈만 나면 팀플에 과제에 논문 쓰고, 자료 모아서 피피티 만들고, 그걸 발표하고...

강의를 여러 개 고르면 그야말로 지옥이다 지옥.

그냥 필이 가는 대로, 글을 쓰면 잘 써지는데.

교수님이 주신 논문은 뭐가 이렇게 복잡하고 안 써지는지, 이제 지겨울 정도다. ((사실 이건 제 얘기))


한편, 먼저 집으로 가라고 한 태형이는 여주를 따라와서 몰래 이들을 지켜보고 있는다.



김태형
"아 진짜, 저 둘은 왜 이렇게 가까운 거야"

자료를 찾으면서 붙어 앉은 여주와 호석이가 썩 마음에 들지 않은 태형이다.

마음으로는 당장 달려가서 저 둘을 떼어놓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여주한테 반 죽음을 당할 수도 있기에 태형이는 꾹 참았다.



김태형
"참을 인. 난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 난 장님이다"


그렇게 세뇌를 한다고 달라질 리가 없지.


한참을 지켜보다가 거의 마무리가 되었는지, 슬슬 나갈 준비를 하는 여주와 호석이 그리고 혜정이와 인엽이었다.



정호석
"오늘 다들 수고했는데, 내가 밥 사줄게"


강혜정
"선배 역시"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인 혜정이가 웃어 보였다.



황인엽
"선배 맛있게 먹겠습니다"


정호석
"여주도 갈 거지?"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태형이 생각에 가겠다고 답을 하지 못하는 여주.

그런 여주를 보고 태형이가 다가가려고 했었지만, 여주의 대답을 듣고는 그만둔다.



최여주
"아... 죄송해요. 저 남자친구랑 데이트를 하기로 해서"


정호석
"ㅎ 그럼 어쩔 수 없지. 너한테는 나중에 밥 사줄게"


최여주
"고마워요. 선배"


인사를 나누고 다른 사람들이 다 간 뒤, 여주는 태형이한테 전화를 건다.



최여주
"태형아, 어디야?"


김태형
"어디긴 집이지"


최여주
"거짓말하지 말고 그 뒤에서 빨리 나와라, 김태형"


이런... 여주가 날 봤구나...


여주가 성을 붙혀서 김태형이라고 말할 때는 화가 났다는 뜻이다.


쓰윽-]


강아지상을 한 태형이는 나한테 조심스럽게 다가온다.


포옥-]



최여주
"나 따라왔으면, 우리 과 선배님이랑 친구들이랑 인사 나누지 뭘 잘못했다고 숨어있어"


김태형
"네가 화낼까 봐..."


최여주
"내가 왜 화를 내. 나한테 이렇게 멋진 남친 있다고 자랑해도 모자를 판인데"



김태형
"진짜 난 복 받은 남자인가 봐, 이렇게 좋은 여자친구 만나고"



포인뜌💜




김태형
"참을 인. 난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 난 장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