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아, 나한테 설레냐?
95화 있을 리가 있네?



그날 이후로 난 다시는 태형이를 놀리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또다시 새로운 학기가 시작됐고 우리는 또 한 번의 치열한 수강 신청을 간신히 해내었다.

난 보건학과이고 태형이는 영상, 예술학과이기 때문에 우리가 듣는 강의는 달랐다.




한 강의를 들으려고 강의실에 도착한 나는 가장 먼저 왔는지, 혼자였다.

가장 안정적인 중간쯤에 자리를 잡고 앉은 나는 혜정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


달칵-]



최여주
-나 강의실에 왔는데, 오고 있어?


강혜정
-나... 몸이 안 좋아서 오늘은 못 들을 것 같아...


최여주
-헐... 많이 아파?


강혜정
-응... 좀 아파...


최여주
-푹 쉬고 빨리 낫아야 돼...!


강혜정
-어...


뚜드-

뚜드



최여주
"목소리 들어보니까, 많이 아픈 것 같네..."


친구들 중에 이 수업 같이 들을 사람 혜정이 밖에 없는데...

첫날이라서 팀 짜주시겠지...?

꼭 혜정이랑 같이하고 싶은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강의실은 사람들로 꽉 채워졌고, 교수님은 딱 시간을 맞추어서 들어오셨다.



김남준
"여러분들 반가워요. 제 이름은 김남준입니다"


김남준
"먼저 제 수업을 골라주신 여러분들 감사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남준
"제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출석이랑 팀플 그리고 시험입니다"


김남준
"첫 번째 수업 날인 만큼 팀플을 할 팀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두 명씩 짝을 지어주신 교수님은 이름을 불러서 팀을 지정해주셨다.



김남준
"최여주, 주지훈"


잠깐만... 주지훈...?

어딘가 익숙한 이름인데...

기분이 아주 더러운...



최여주
번뜩...!


그 오징어 시키...?!!

에이 설마 내가 아는 그 오징어 시키가 아니겠지.

그래, 동명이인이겠지...!

이 세상에 동명이인이 얼마나 많은데, 그 개나리가 우리 학교에 게다가 우리 학과에 있을 리가 없잖아.


쓰윽-]



주지훈
"안녕. 오랜만이다? 최여주"


있을 리가 없지 않네...?



최여주
"네가 왜 여기 있어. 변태새키야"


주지훈
"어우, 변태새키라니. 입이 좀 험한데, 여주야?"


최여주
"변태새키니까, 변태새키라고 부르지. 그럼 뭐라고 부르겠냐?"


최여주
"그리고 그 더러운 입으로 내 이름 부르지 마. 소름 끼치니까"


주지훈
"너 설마 고등학교 때, 그 작은 일 하나 때문에 그러는 거야?"


최여주
"작은 일 하나? ㅎ 웃기지 마"


최여주
"성희롱이 작은 일이니? 소리쳐서 여기 있는 학생들한테 다 물어볼까? 그게 작은 일인지 아닌지"


주지훈
"그래, 그때는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까, 진정해"


최여주
"넌 용서 받을 자격도 없으니까, 꺼져"


최여주
"교수님한테 팀 바꿔 달라고 할 거야. 너 같은 변태랑은 같은 팀 죽어도 못 한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