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붕, 나랑 사귀자
50화 눈물샘 폭팔



여주의 어머니의 수술이 끝난지도 벌써 5일째_


간병을 해야 할 사람이 여주 밖에 없어서 학교에서는 출석으로 처리하고 결석하게 해주었다.


아침과 점심은 여주가 어머니의 곁을 지켰고,

저녁에 여주가 알바에 간 사이에는 정국이랑 사임이가 여주의 어머니의 곁에 있어주었다.

그렇게 5일 동안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여주는 겨우겨우 버텼다.


태형이도 하루종일 여주의 곁을 지켜주고 싶었지만,

자신의 상황이 그럴수가 없다는걸 뼈져리게 알고 있기 때문에 학교가 끝나면 곧바로 여주의 곁에 같이 있어주었다.

알바를 할때도 꼬옥 붙어서 숙제를 하고, 여주의 밥을 챙겨주고 하였다.

만약에 여주랑 같이 있을수 없을 상황이 있을때는 지민이한테 부탁을 했다.

지민이도 여주가 지금 얼마나 힘든지 잘 알기 때문에 주림이한테 잘 말하고, 태형이 대신에 여주의 곁을 지켜주었다.

이렇게 힘들때 곁을 지켜주는 친구들 덕분에 무너질듯이 아프지만 힘을 낼수 있었다.



도여주
"엄마... 이제 일어나야지..."


도여주
"일어나서... 여주야, 학교 가야지... 라고 말해주란 말이야..." ((주륵


지금껏 억지로 꾹꾹 눌러두었던 설움이 점차 목구멍을 차고 올라와,

결국 굳게 다물던 입술 사이로 새어나오기 시작한다.

마치 단단히 막아뒀던 둑이 터지며 폭포처럼 강하게 뿜어져나오기 시작하듯,

울음은 점점 정적만이 흐르던 입밖으로 튀어나와 그동안 줄곧 숨겨오던 슬픔, 고독감, 괴로움을 숨김없이 내뱉었다.

절대로 희망을 놓으면 안됀다는걸 그 누구보다 잘 아는 나지만,

두려웠다. 어린 나이에 아빠를 잃었던 것처럼 엄마도 내 곁을 떠나갈까봐.

이렇게 영영 다시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러주지 않을까봐.

겨우 구석에 접어 놓은 나쁜 잡 생각들이 펼쳐져 내 머리속을 휘집어 놓았다.

이 공간에는 조용히 들러오는 의료기기의 소리와 여주가목 놓아 우는 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여주의 울음소리가 얼마나 서글펐는지,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의 가지들이 바람에 파르르 떨렸고, 아침마다 기분 좋은 소리로 지저귀는 새들까지 슬피 울었다.

여주처럼 넓고 넓은 이 세상 속에 사는 사람 모두가 자신만 느낄수 있는 자신만의 아픔과 상처를,

마음속에 꼭꼭 숨기고는 오늘도 거짓이라는 웃는 가면을 쓰고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겠지.

아무리 행복해 보여도 우리 모두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하나씩 가지고 있으니까,

우리 모두는 그 상처를 평생동안 가슴속에 묻고는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