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붕, 나랑 사귀자
마지막화 행복한 우리



그렇게 어머님의 활약으로 태형이의 정략결혼은 없었던 일이 되었고,

태형이는 마음 편하게 여주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도여주
"태형아...!!"


포옥-]


요 며칠 동안 엄마를 퇴원시키고, 간호해야 했던 여주는 태형이랑 만나지 못했었다.



김태형
"여주야, 미치도록 보고 싶었어"


도여주
"나도 너무너무 보고 싶었어"



우리가 두 손을 꼬옥 마주 잡고 도착한 곳은,

다름이 아니라, 우리의 추억들로 가득한 학교였다.

휴일이어서 아무도 있지 않아서 썰렁한 학교였지만,

함께여서 가득한 느낌이 들었다.



학교의 수많은 장소 중에 가장 먼저 간 곳은 바로 옥상이었다.

태형이와 내가 처음 만난 이 곳,

만약에 그날 까나리 액젓을 뒤집어쓴 내가 옥상에 올라오지 않았더라면,

태형이랑 이렇게 만날 수 있었을까?



김태형
"여기는 내 전용자리인데"


도여주
"어?"


김태형
"내가 너 여기서 처음 봤을 때, 한 말이잖아"


도여주
"ㅎ 그걸 기억해?"


김태형
"당연하지. 너와의 첫 만남이 얼마나 강렬했는데"


도여주
"쳇, 그때 너 엄청 싸가지 없었던 거 알아?"


김태형
"ㄴ,네가?"


도여주
"그래, 막 나한테 꼬라지가 이게 뭐냐고"


도여주
"말 할 줄 모르냐고 블라블라 거리면서"


도여주
"나 무시했던 거 다 알거든?"


솔직히 그때 내 꼬라지가 장난이 아니었던 건 사실이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기분이 좀 좋지 않았다.



김태형
"아... 그때는 내가 철이 없었어"


김태형
"남들이 다 잘생겼다 하면서 떠받들어주고, 여자애들이 나 지나가기만 해도 소리 지르면서 엄청 좋아해 줘서 내가 좀 뭔가 된 줄 알았었나 봐"


여주가 빠져서 재잘재잘 하소연 중.



도여주
"푸흐..."


내가 삐져서 당황한 건지 내 풀어주려고 재잘거리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김태형
"어? 지금 웃은 거다"


도여주
"그래, 웃었다"


도여주
"대신 우리 그때의 역활을 바꿔보자"


도여주
"내가 그때의 너고, 네가 그때의 나인 거야"


그렇게 시작된 갑작스러운 상황극 놀이.

여주는 자기가 입고 있었던 겉옷을 갑자기 벗더니, 까치발을 들어서 태형이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그리고는 질색인 표정을 짓고서는 버터를 바른 듯한 느끼한 목소리로 말했다.



도여주
"내 교복 입은 거 영광인 줄 알아"


김태형
"푸핰ㅋㅋㅋ"


도여주
"아, 진짜 진지했는데, 왜 웃어...!!"


김태형
"아니, 그 표정이랑 느끼한 말투는 뭐냐고 ㅋㅋㅋ"


도여주
"뭐...! 네가 나한테 이런 표정이랑 말투로 말했었잖아...!!"


김태형
"ㄴ,내가 언제...?!"


..........


이 아이는 완전 질색인 표정을 지으면서 내 어깨 위에 자신의 교복을 벗어 입어주었다.



김태형
"내 교복 입은거 영광인줄 알아"


..........



김태형
"표정은 그랬다고 하도 말투는 그렇게 느끼하지 않았거든?!"


사실은 나도 잘 안다, 그냥 태형이를 놀려주고 싶었다.


사실은 나도 잘 안다, 그냥 태형이를 놀려주고 싶었다.



도여주
"나한테는 그렇게 들렸는데, 어쩌라고"


내가 자꾸 장난을 치자, 태형이는 내 팔을 잡고는 자신한테 끌어당기고는 얼굴을 가까이 한다.




김태형
"도여주는 오늘부터 내 전용 여친이다"


김태형
"그러니까 도여주는 남친한테 이런 장난 치면 벌 준다"


도여주
"ㅁ,무슨 벌 줄 건데..."


김태형
"이런 벌"


따스한 햇살 아래 가볍게 포개진 우리의 입술이 정말 행복하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우리는 앞으로도 쭉 행복할 거니까.

꼬붕, 나랑 사귀자 -The end-


그동안 "꼬붕 나랑 사귀자" 를 좋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여러분들이 보고 싶어 하시는 소재로 특별편을 들고 올테니, 너무 아쉬워 하시지 마시고요 :)


신작도 천천히 준비중이니, 미리 구독해주시면 빨리 신작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제가 연재중인 다른 작들도 시간 나실 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