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그림자에 키스를
[그키스] | 35.



타칵

타칵–



민윤기/이융
.........

영의정
......


영의정
...음, 차 향이 좋군요

영의정
전혀 독특한 향이구나 했더니, 명에서 들여온 최고급 찻잎을 생각나게 합니다. 하하


민윤기/이융
......


민윤기/이융
....((아무 말 없이 차를 음미한다.





어두운 방 안, 작은 다과상이 놓여진 가운데에 마주보며 앉아있는 두사람.

그저 이 상황이 즐겁기만 한 듯, 연신 홀짝이며 차를 마시는 영의정의 모습을 그가 느긋히 지켜보았다.




민윤기/이융
....


민윤기/이융
...영의정께서 먼저 보자 할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궐 안의 늙은 여우.


영의정
허허– 그만큼 주상전화와 제가, 소원해졌나봅니다. 뭐 전하께서 어리실때엔 이런 시간도 자주 갖고 그랬었는데요


민윤기/이융
......ㅎㅎ..


민윤기/이융
맞아. 그랬지,


전대 왕의 때부터 천천히 궐 안을 장악한, 이 조선의 실세.

물론 나야, 이렇게 날뛰는걸 지금에서야 지켜보고 있지만.. 언젠가 나조차 죽게된다면, 이 조정을 휘어잡을 방법을 모색하고있겠지.

......어차피 나도 당신의 꼭두각시로 만들 생각이였잖아.



민윤기/이융
어릴때는 제가 많이 어리숙했었지요.


민윤기/이융
..그때, 영의정께서 제게 많은 얘기들을 들려주곤 하셨었는데,

영의정
.......허허...

영의정
그걸 다 기억하고 계십니까,


민윤기/이융
.....ㅎ,



민윤기/이융
......

난 그래서 당신이 꽤 필요해.

..당신을 꺾기 위해서는,



민윤기/이융
...((슬쩍



그래. 내가 조금, 물러서더라도.




_한편, 기와 위.


어두운 옷으로 피부색을 가린 체, 기와 위에서 주변을 살피던 정국의 눈이 가늘어진다.

내 바로 밑,


차 한잔 마시며 영의정과 대화를 나누는 그의 목소리가 세어나오는 빛무리에 녹아 옅어진다.




전정국
.......


전정국
....





영의정
그래서.. 주상전하의 혼인을,.. 늦췄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민윤기/이융
....?



민윤기/이융
이미 혼례복까지 준비가 되었는데, 무엇을..

영의정
이제 곧 선왕전하의 기일이 있지 않습니까,

영의정
..마땅히 따져 예를 지켜야 하는 기간에 혼례를 올리시니, 대신들의 목소리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영의정
그러니.. 날짜를 일주일만 늦추어 혼례를 올리신다면, 대신들도 조금은 누그러지지 않을까.. 감히 한 말씀 올려봅니다.


민윤기/이융
......


민윤기/이융
...어쩐지, 대전에서는 그다지도 입을 열지 않는 대신들이 영의정께만 입을 여는 기분이 듭니다.


영의정
허허, ...그저 한때이지요. 모두들 주상전하의 발 밑 아래 있지 아니합니까.


민윤기/이융
...ㅎ, 발 밑이라,


민윤기/이융
......


간교하고 철두철미하다.

...이미, 내가 발 뺄곳 하나없이 수를 짜두었어.


ㅎ.. 아마, 한번 더 거절하여도 다시 여러 이유를 들먹이며 기간을 늦추려 하겠지. 이길 수 없는 판이다.



민윤기/이융
.......


민윤기/이융
......((까득


일주일.

...일주일이라면, 어떤 짓을 꾸미기에 부족함이 없는 시간이지,


어느날 납치되었던 사람이 주검이 된 체 강물에서 떠올라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겨우 다지고 쌓아올린 탑을 무너뜨리려는 손길이 눈에 보임에도 어찌할 방도가 없다.

저번 칼로 베었던 영의정의 무리들은 그의 최측근을 제외한 반. 궐 안에 속속들이 들어있는 귀와 눈들을 더하면 그 반의 반도 안되는 숫자다.

....우리의 전력이 택도 없이 부족해.


이래서는.... 내가 지키고자 하는 이들을 지키지 못한다.




민윤기/이융
...좋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그의 입맛에 맞게,


전정국
....?



전정국
....지금 뭔.. 말을...





영의정
하하, 역시. 주상전하께서는 알아주실줄 알았습니다.


민윤기/이융
......



민윤기/이융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것을 짚어주시니 크게 배웁니다.

영의정
......ㅎㅎ,


영의정
아, 그럼 저는 이만, 희빈을 봬러 가야겠습니다.

영의정
외람된 말씀이지만, 달거리가 끝났다 하여,


민윤기/이융
.......


차 한잔을 비운 영의정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신여주
........



아주 미묘하면서도 작은,

..변화가 일고 있었다.









손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