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ion of the lost [버림받은 사람들]
41화



김민니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힘을 쓴 흑마법사는


김민니
사라진다는거야.


이민혁
뭐??


김남준
김승민!!!

아무리 불러도 방 안에서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간 방에서도 승민의 흔적은 없었다.


김민니
아...안돼...

그리고 정인이 깨어났다.

마치 승민의 혼을 흡수한 것 마냥 정인의 온 몸은 상처 하나 없이 깨끗했다.


양정인
어...? 꿈인가...


김민니
꿈 아니야.


양정인
김승민은?


김민니
...


양정인
김승민 어딨어?


모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마지막 기억과 달리 상처 하나 없는 몸, 남준과 민니의 눈 그리고 묘하게 달라진 몸 속 기운.

이것들은 정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려주기 충분했다.


양정인
김승민 어딨냐고 어?!



양정인
왜 대답을 못해!



양정인
승민이 어딨냐고...


금방이라도 울음이 쏟아질듯 한 눈과 꽉 깨문 어금니.

정인은 부정하고 있었다.

제발 내 앞에 있는 이들에게서 그 말이 나오질 않길...

머리는 수백번 알고 있었지만 마음은 수천번 이를 부정하고 있었다.


이민혁
정인씨.

낮고 차가운 그 목소리는 현실을 자각시켜주는 듯 했다.


이민혁
자리 피해드릴테니 마음 추스르세요.


이민혁
많이 슬프고 힘들겠지만


이민혁
살아내야죠. 승민씨 몫만큼.

순간 그 독기가 번뜩이는 눈에서 읽었다.

이 사람도 소중한 사람을 잃었구나.

첫 기억이 있는 순간부터 나는 이곳에 있었다.

굳게 잠긴 문 안쪽으로 나를 벽으로 몰아넣는 두꺼운 쇠창살, 밖을 볼 수 있는 것은 높이 달려 있는 작은 창문 뿐.

창 밖으로 빛이 온 방을 환하게 비췄다가 어둠이 찾아오길 반복했다.

그 빛은 간드러지게 따스하다가도 물냄새를 가져오기도 하고 어느순간 뜨거웠던 빛이 활활 타며 차가워진다.

날 이곳에 가둔 것 같은 저 사람은 며칠 간격으로 찾아와 알 수 없는 약을 먹이거나 주사하며 내 반응을 관찰했다.


어느날 그 사람이 내 또래쯤 되어보이는 아이를 내 앞에 데려다놓았다.

"이건 이제 네 거다. 너랑 동갑이야."

"우리 집안이 대대로 흑마법 연구에 힘을 썼으니 너도 일찍이부터 가까이 하는게 좋겠지."

그렇게 정인이와 처음 만났다.


양정인
안녕?


양정인
난 양정인이야.


김승민
...


양정인
넌 이름이 뭐야?


김승민
...


양정인
흠...말을 못하나...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내게 이런 말을 한 사람은 처음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양정인
내 말 알아들어?


김승민
응.


양정인
뭐야. 말 할 수 있네.


양정인
넌 이름이 뭐야?


김승민
몰라.


양정인
이름을 몰라?


김승민
응.


양정인
그럼 내가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김승민
아, 혹시 글 알아?


양정인
글 알지.

나는 내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를 정인이에게 보여줬다.


김승민
여기 뭐라 써있는지 알아?


양정인
김...승민 같은데?

정인이는 시간이 흘러 흐릿해진 목걸이의 각인을 눈살을 찌푸려가며 읽었다.


양정인
그게 네 이름인가봐!


김승민
그렇구나...

김승민.

그게 내 이름이구나.


양정인
너 혹시 나랑 친구할래?


김승민
친구?


양정인
응! 친구.


김승민
친구가 뭔데?


양정인
음... 친구는... 친하게 지내면서 서로를 위해주고


양정인
슬플 때 함께 울고 기쁠 때 같이 웃는 사람?


김승민
그걸 나랑 하자고...?


양정인
응! 왜? 하기 싫어?


김승민
아니...


양정인
그럼 하자!

그날 이후 정인이는 매일 나를 찾아갔고 어느순간 우리는 정말 서로의 친구가 되어 있었다.



양정인
김승민!

정인은 승민이 있는 감옥 문을 벌컥 열었다.


양정인
지금 눈 와. 눈 보러 가자!


김승민
눈?


양정인
응! 얼른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