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한번 제가 꼬셔보겠습니다.
#40. 따뜻한 온기


" 좋아한다고, 바보야 "

...



박소현
...

소현은 그렇게 힘껏 고백을 날리고는 민망함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은 볼에 주체할 수 없이 삐져나오는 마음에 거친 숨 소리만 쉬익쉬익 내쉬었다.



최연준
...


박소현
...(움찔)

이제서야 최연준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연준은 꽤나 놀란 기색이었다.

당황한 듯 보였지만, 빠르게 상황판단을 하는 최연준이었기에 금방 본례의 모습을 되찾았다.

그리고 아까와는 다른 사뭇 진지해진 표정으로.



최연준
...야, 나는,,

연준은 멋쩍게 머리를 긁적였다.

미안한 듯한 얼굴이었다.

물론

예상했던 결과였다.



박소현
말하지마, 답 바라고 고백하는 거 아니니까..


최연준
...


최연준
...응


박소현
...


박소현
...(울컥)

아, 왜이러지

분명 예상했던 결과였는데

왜 이렇게 억울하지

나는 분명 내 마음을 전했는데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먹먹한 기분이야..?



최연준
...?


최연준
야, 너.. 울ㅇ..


박소현
닥쳐시발...으끅!

아, 결국 터졌다.



최연준
...;;


박소현
짜증..끅! 나..최연..준..흑!

볼품없게 연준의 앞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눈물 콧물 다 흘려가며



최연준
...아, 진짜..


최연준
울지마..;;


최연준
왜 네가 고백해놓고 우냐고..;;


박소현
...시바알..끅!


박소현
나도 몰ㄹ..흑! 라아..!!!


최연준
...울지마,


최연준
나 위로같은 거 잘 못해


박소현
...나도 알아, 병..신아..끅!


최연준
...와중에 말은 겁나 험하네


박소현
흑끅!


최연준
...


최연준
...하아,


최연준
일단 진정해봐


최연준
집까지 데려다줄까?


최연준
응?


박소현
...흑!

...저딴 걸 위로라고 하냐

저 바보 멍청이..


박소현
...응, 흐.. 끅!

그럼에도 연준의 달램에 넘어가는 나였다.

제대로 숨도 못 쉬면서 말이다

...

..

.




결국 최연준은 우는 나를 데리고 집앞까지 데려다 주었다.



최연준
이제 들어가 봐


최연준
뚝 그치고


박소현
...으응


박소현
...으끅!


최연준
...어이구,


최연준
대답을 하는 건지, 딸꾹질을 하는 건지..


박소현
...너 때문이야 끅!


최연준
...


최연준
일단, 들어가


최연준
오늘 얘기는...


최연준
못 들은 걸로 할게


박소현
...

나쁜 놈

내가 어떻게 고백한 건데

내가 어떤 마음으로 고백한건데

나쁜 새끼



최연준
그럼, 내일 학교에서 봐


박소현
...야!

철컥.-

그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등장인물
엄마 | 어머, 이제 오니?


박소현
어..엄마?

엄마의 등장에 연준과 나는 멈칫 몸을 세웠다.



최연준
아, 안녕하세요..!

연준은 엄마를 보자마자 예의바르게 90도 인사를 했다.


등장인물
엄마| 어머, 안녕~

등장인물
엄마| 연준이도 있었네?

등장인물
엄마| 놀러 온 거야?


최연준
아, 아뇨.. 이제 막 가려ㄱ..

등장인물
엄마| 마침 잘됐네, 우리집 저녁 메뉴 버섯 전골인데

등장인물
엄마| 저녁먹고 가~


박소현
아, 엄마..

지금 같이 저녁먹을 타이밍이 아니라구요...

엄마 딸 지금 쟤한테 차였어...


등장인물
엄마| 들어와, 들어와~

등장인물
엄마| 많이 해놨으니까 걱정하지말구~

엄마는 연준의 팔짱을 잡고 집으로 연준을 들인다.


최연준
..에? 엣..?

연준은 엄마의 이끌림에 엉거주춤 현관을 따라 들어갔다.

...


박소현
아..,


박소현
아.., 엄마 제발..(중얼)

...

..

.




최연준, 이자식 결국 내 방까지 들어왔다.


" 저녁 곧 다 되니까 방에서 놀고들 있어~ "

라는 엄마의 마지막 말로 내 방에 정적만이 흘렀다.



박소현
...

시발,

죽고싶다.

나 5분 전에 차인 사람이라고요

라며 이마에 붙이고 있는 꼴이었다.



최연준
버섯 전골 맛있겠다.

연준은 태연하게 버섯전골을 떠올렸다.



박소현
...

아놔, 지금 버섯 전골이 중요하냐고

고백 받은 애 치고 너무 덤덤한 거 아니야?

존나 괘씸하네..



박소현
너는 지금 버섯전골이 눈에 들어오냐.


최연준
응, 벌써 배고픈듯


박소현
...


박소현
...짜증나

열받네, 생각할 수 록

내 고백은 너한테 별것도 아니지?

내 고백이 그깟 버섯전골보다 못하다는 거 잖아.

진짜 나는 저딴 녀석이 뭐가 좋다고..

미쳤지, 박소현

아주 단단히 미친 게 분명해..



박소현
...


박소현
야, 방금전 집 앞에서 한 말


박소현
너는 어떻게 생각해


최연준
...응?


박소현
아니, 거절할지 말지를 말해주지말고..


박소현
그냥..어땠냐고..


박소현
어떤 기분이었다던가.. 싫진 않았는지..


박소현
...아니면, 좋ㅇ..


박소현
아니다.

내가 이걸 왜 주절이 물어 보고 있는 거지

내 입은 쪽팔림이란 게 없나



박소현
..못 들은걸로 해


최연준
...


최연준
...싫진 않았어


박소현
...(멈칫)


최연준
바로 싫어질리가 없잖아, 그래도 우리 친구인데


박소현
...친구 (중얼)

그래, 너한테는 친구 그 이상 이하도 아니겠지

...

...알아, 안다고

그치만, 더 욕심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최연준
...


박소현
...

아, 다시 정적이다.

...이런

괜히 꺼냈나..


벌컥.-

등장인물
박시율| 부앙! 엔징포즈!!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치 않겠다!

시율은 양손에 장난감을 들고는 방문을 쾅 열고 달려든다.



최연준
?


박소현
...하아, 박시율..


박소현
노크도 없이 누나방 들어오지 말랬잖아

등장인물
박시율| 끄아앙! 괴물 말이 많군!!

등장인물
박시율| 죽어라!!


박소현
...하이고 (지끈)


최연준
꼬맹이 오랜만이네

등장인물
박시율| 엥

등장인물
박시율| 뭐야, 아조씨괴물 살아 있었어?

등장인물
박시율| 분명, 그때 다 처치했는데!!


최연준
흐흐, 다시 살아 돌아왔지.


최연준
이 세상을 멸망시키기 위해!! 음하하!!

연준은 시율을 향해 와락 달려들었다.

등장인물
박시율| 꺄아핳!!! 이럴수가!!


최연준
넌 이제 죽은 몸숨이다. 음하하.


박소현
...


박소현
...잘들 논다, 응응

타이밍 하고는..

아니,

오히려 잘됐나..

어색해질 뻔 한거는.. 막았으니까..

...하




...

" 잘 먹겠습니다 "


등장인물
엄마| 우리 연준이 맛있게 먹어~


최연준
네! (생글)


박소현
...언제 봤다고 우리 연준이야..

등장인물
엄마| 어머, 혹시 모르지

등장인물
엄마| 우리 연준이 언제 우리 사위가 될지 호호ㅎ


박소현
...아, 엄마;

...엄마딸 방금 차였다고



최연준
ㅎㅎ

등장인물
아빠| 키도 크고 훤칠하니, 우리 못난이한테는 아깝구만


박소현
..아, 아빠..(별명:못난이)


최연준
아니에요ㅎㅎ


박소현
...(화끈)


박소현
밥 좀 먹자구요..우리.

등장인물
엄마| 응응~ㅎㅎ


최연준
ㅋㅋㅋㅋ


그렇게 연준은 저녁까지 먹고 나서야 우리집을 나설 수 있었다.


철컥.-


등장인물
엄마| 연준아, 조심히 들어가~


최연준
네, 오늘 감사했습니다


최연준
덕분에 잘 먹었어요 (싱글)

등장인물
엄마| 어머, 호호호

등장인물
엄마| 하마터먼 큰일 날뻔했네


박소현
왜, 뭐가

등장인물
엄마| 연준이 챙겨줄려고 남은 버섯전골 반찬통에 담아놨는데 안 가져왔네


최연준
아유, 괜찮아요!

등장인물
엄마| 아니야, 조금만 기달려봐

등장인물
엄마| 소현아, 부엌에 가서 반찬통 좀 가져와줄래?


박소현
응, 알겠어

그렇게 소현은 부엌으로 향했다.



최연준
아..안 주셔도 되는데..


최연준
오늘 받기만해서..

등장인물
엄마| ㅎㅎ

등장인물
엄마| 아줌마가 해주고 싶어서 그런거야~

등장인물
엄마| 부담 갖진 마~


최연준
감사히 잘 먹을게요 (싱긋)


최연준
저희 아빠가 좋아하실 거예요

등장인물
엄마| ㅎㅎ

등장인물
엄마| 고마워, 연준아

엄마는 연준의 손을 꼬옥 잡았다.


최연준
네?

등장인물
엄마| 우리 소현이랑 친구해줘서

등장인물
엄마| 이 아줌마가 얼마나 듬직한지 몰라


최연준
아, 아니예요 뭘..(민망)

등장인물
엄마| 얘가 좀 고집쟁이에 입은 거칠어도 마음은 착한 아이란다..ㅎㅎ


최연준
...

등장인물
엄마| 앞으로도 우리 소현이 잘 부탁해, 연준아~


최연준
네, 걱정마세요 ㅎㅎ

등장인물
엄마| ㅎㅎ

철컥.-


박소현
이거 맞아?

소현은 반찬통을 들고 나온다.


등장인물
엄마| 응, 그거 맞아~

등장인물
엄마| 연준아, 맛있게 먹어~

엄마는 연준에게 반찬통을 건넸다.



최연준
네! 감사합니다ㅎㅎ

등장인물
엄마| 소현아, 친구 데려다 주고 와


박소현
응?


박소현
내가?

등장인물
엄마| 그럼 누구겠니ㅎㅎ

등장인물
엄마| 네 친구잖아?


박소현
..아, 알겠어,,

둘이 있으면 어색해질 것 같은데.

...하아..




...

처벅처벅

...



최연준
이제 됐어


최연준
나 혼자 갈게


최연준
벌써 어두워졌는데, 그만 나와


박소현
...으응



최연준
그럼, 조심히 들어가


박소현
...


박소현
...야!

또 다시 연준을 멈춰세웠다.



최연준
?


박소현
...

이렇게 또 흐지부지 끝내긴 싫어

어떻게 용기 낸건데.



박소현
좋아해


박소현
최연준 , 널 좋아해!

나는 골목에 울려퍼져라 외쳤다.


최연준
!?


최연준
..야,


박소현
못 들은 걸로 하지마


박소현
난 분명히 전했어


박소현
좋아한다고


최연준
...


박소현
내가 어떤 마음으로 고백하는 건지 모르는 것 같아서 말하는데


박소현
장난아니야, 고민 많이 했어


박소현
이 마음 무뎌질때까지 입꾹닫고 버틸까 생각했어


박소현
근데 도저히 안되겠어


박소현
나는 오늘 소개팅 자리에서도 네 생각만 했고


박소현
지금 하는 고백에도 찔끔찔끔 니 눈치를 살피고 있어


박소현
좋아하니까


박소현
이렇게 진심이니까


박소현
가볍게 넘기지마


박소현
내 마음까지 가벼운 거 아니니까


최연준
...


박소현
...

아, 말했다.

참아왔던 말을 다 내뱉고 나니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겼다.



최연준
...


최연준
네 고백에 답해줄 수 없는 거..


박소현
나도 알아


박소현
그냥 내 멋대로 좋아할거야


최연준
...(당황)


박소현
..아,아무튼!


박소현
내가 할말은 끝났어


박소현
내일 학교에서 봐..!!

나는 연준을 향해 손을 둥둥 흔들고 집으로 향했다.

이런 고백 공격이 무슨 의미가 있는 가 싶겠지만

마음은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었다.

...





최연준
...

연준은 소현이 떠난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연준은 너무 겁작스러운 고백에 정신을 못차리는 듯 했다.

고백의 답을 하지 못하는 연준은 미안한 마음과 혼란스러움이 연준의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그럼에도

연준의 손에 들린

버섯 전골이 들어있는 반찬통은

무지 따뜻했다.

...

..

.




_


_


...

다음화에 계속>>>>


안녕핫세요 오랜만이요

사실 이번에 40화 기념으로 특별편을 쓸까 고민했는데

뭔 서브 커플도 다 진행 못 시켜 놓고 둥가둥가 살판나게 일상물 쓰면 혼날 것 같아서 스토리 진행했지뭐엥요.


꽁냥꽁냥 일상물만 쓰고 싶어요 사실흑흑흑


근데

벌써 이 작품이 40편이 넘었다는 게 믿기지 않네요

제가 이걸 몇년을 우려먹은 거죠..?


하하하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어 작가는 행복했습니다.

이제 모든 속세와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아 떠납ㄴ

퍽



강태현
완결 날 때까진 못 가지.



강태현
어딜가.

...

...살려줘


네, 아무튼 이상 작가였구요

음.


손팅잊지말긔긔. (강태현 팔뚝에 작가 잠들다)


응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