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한번 제가 꼬셔보겠습니다.
#47. 수학여행(4)


무작정 도망쳐 나왔는데

그래봤자 호텔 라운지



박소현
...

이게 뭐하는 건지 참..

나는 소매끝으로 눈을 벅벅 비볐다.

꼴 사납게 우는 꼴이라니

최연준을 볼 낯이 없다.



박소현
...쌤들한테 걸리기 전에 방으로 가야겠다

...아

그러고 보니 방키는 여주한테 있는데..



박소현
...


박소현
...좆됐다


박소현
다시 애들 있는 방으로 갈 수 도 없고;;

진짜..

쪽팔려서 절대 안돼


"거기, 우리 학교 학생 아니야-?"


박소현
..!!

아씨, 걸렸다;;


박소현
아, 아닌데요..!!?

나는 내게 걸어오는 쌤을 등지며 얼굴을 가렸다.


등장인물
선생님| 아니-

등장인물
선생님| 거기, 멈춰봐 학생-


박소현
사,


박소현
사, 사람 잘 못 보셨는데요!!

타닥.-!!

나는 점점 다가오는 쌤을 피해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등장인물
선생님| 어어-!?

등장인물
선생님| 거기 안서!?

쌤도 학생인 걸 눈치챘는지 도망치는 소현을 향해 달렸다.

타다닥.-


박소현
하하..하..-

하씨

오늘 재수 왜이래;;!!

최연준 앞에서 울어버리질 않나

혼자 도망쳐나왔다가 쌤한테 걸리고..;;

오늘 왜 이래?


등장인물
선생님| 얌마, 거기 안 서!!?


박소현
...아아아아-!!

아, 쌔앰 제발 모르는 척 좀 해달라구요!!

소현은 쌤을 피해 호텔 복도를 뛰고 또 뛰었다.

잡히면 벌점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등장인물
선생님| 하아..- 거기 안 서!?


박소현
하아;;

쌤같으면 서겠냐구요;;


등장인물
선생님| 야야!!

등장인물
선생님| 걸리면 벌점으로 끝날 것 같아??


박소현
...;;;

그니까요;; 제가 멈추겠냐구요;;;

타다닥..-


복도 끝에 다다른 소현은 계단을 올랐다.

마땅히 물러설 곳도 없었다.

정말이지..

2층에 발을 디뎠을 쯤

계단 아래에서 쩌렁쩌렁한 쌤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계단까지 올라올 생각이신 것 같다.

지독하게도 따라오는 쌤의 끈기에 진절머리가 날 지경이었다.



박소현
...시발;;


박소현
그냥 진작에 걸릴 걸 그랬나;;


박소현
이제 빼도박도 못하게 생겼는데;;


박소현
하아..;;

정말...


타닥.-

철컥.-


박소현
...!?

계단 밑을 주시하던 와중 철컥 소리와 함께 잠시 뒤 등 뒤로 무언가 소현을 덮쳤다.

쾅.-

...

..

.





등장인물
선생님| 하..하아..-

계단을 급하게 올라 온 쌤은 가뿐 숨을 몰아 쉬었다.

올라오자마자

주변을 둘러 보았지만

누군가의 인기척도 없이 복도는 고요하기만 했다.


등장인물
선생님| 뭐야, 그새 어디로 도망친거야.

등장인물
선생님| 하..

등장인물
선생님| 녀석, 걸리기만 해봐라..아주..-

...

..

.




철컥...-



박소현
읍.


박소현
으읍..!

입이 막힌 소현은 발버둥쳤다.

뒤에서 무언가에 덮쳐져 낯선 호텔방 안으로 이끌렸다.

누군가의 손에 입이 붙들려 놀라 불안함도 잠시

낯익은 목소리가 소현을 진정시켰다.



최연준
쉿.


최연준
조용히 해


박소현
...!?

소현은 낯익은 목소리의 얼굴을 확인하자 벙찐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네가 왜 여기 있어라는 얼굴이었다.



최연준
...


최연준
...바보냐


최연준
쌤들 복도 돌아다니시는 거 뻔히 아는데 나가?


최연준
아주 나 잡아주세요 광고하지 그래


박소현
...


박소현
...어쩌라고,,


박소현
네가 뭔 상관이야

소현은 연준의 손을 탁 뿌리쳤다.



최연준
...


최연준
...기껏 걱정돼서 쫒아왔더니 승질은;;


박소현
네가 뭔데 걱정을 해


박소현
..나는 안중에도 없으면서


최연준
애가 울면서 나가는데


최연준
안 따라오는 게 더 이상하잖아


박소현
아- 그러셔?


박소현
이제 멀쩡한 것 같으니까 돌아가시게요?


최연준
...;;


최연준
진짜 왜 그래


최연준
내가 뭐 잘 못 했냐..;


박소현
뭐가


최연준
아까부터 틱틱거리는 게


최연준
너 나한테 불만있어 보이는데


박소현
...


박소현
...딱히.


최연준
...


최연준
...하?


최연준
거짓말 드럽게 못하네..

연준은 답답한지 인상을 구기며 머리를 쓸어넘겼다.



최연준
말해봐


최연준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었는데


박소현
...


박소현
그런 거 아니라고


최연준
그럼 뭔데


최연준
말을 해야 알지


박소현
...

무슨 말을 해..

그냥 나 혼자서 지랄한 건데..

네가 좋아서

과거 일을 회상해서 질투하고

혼자 서운하고 조급해서

마음에도 없는 말을 뱉은 건 나다.

네가 뭔 잘못이 있겠냐..

결국 나 혼자 북치고 장구 친 셈이지.



최연준
말 안 할거야?

연준은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입을 꾹 다문 소현에게 물었다.

다정하게 묻는 그의 물음에 소현은 멋쩍게 웅얼거렸다.


박소현
...미


박소현
...미안해..-

연준의 얼굴은 차마 보지 못하고 입으로 꿍얼거렸다.



최연준
...뭐가?


박소현
그냥.. 짜증나서 그랬어..


박소현
네가 다른 사람 좋아하는 거 아니까..


최연준
...뭐?


박소현
...


박소현
...나 알아-


박소현
네가.. 여주 좋아했던 거..-


최연준
...?

연준은 놀란 눈치다.


박소현
...어쩌다 들었어


박소현
그래서.. 뻔히 네 마음 아는데..


박소현
네 입으로 다른 사람이 좋다고 말하니까.. 울컥해서......


최연준
...


최연준
그래서 도망쳤다?


박소현
...


박소현
...(끄덕)


최연준
...


최연준
...그래,


최연준
내가 김여주 좋아했던 건 맞는데


박소현
...(욱씬)


최연준
내가 언제 현재진행형이라 했냐


박소현
...


박소현
...어?


최연준
너도 참 의지박약하다


최연준
그때 말했던 밀고 들어오겠다는 포부는 어디갔어?


박소현
...아, ..어..


박소현
그게..

...맞아, 그때 그랬었지..

언제 또 이렇게 주눅들어서야..

고백하기 전과 다름없잖아..



최연준
...


최연준
내가 이런 말 하는 것도 웃긴데


최연준
...포기하지마


박소현
...뭐?


최연준
네가 포기하면 내가 뭐가 돼냐..


최연준
사람 마음 다 흔들어 놓고


최연준
책임감도 없지..-


박소현
..그게, 무슨..


최연준
...


최연준
...저거 진짜 바보 맞네.

연준은 허탈한 숨을 내쉬었다

뱉었다.


최연준
좋아한다고

...

..

.




한편


김여주
애들 언제 오냐


최수빈
이정도면 길 잃은 거 아니냐고..


윤주연
아니면 쌤한테 걸린 거 아님?


김여주
헐.


강태현
안타까운거지 뭐


최범규
...매정해


윤주연
뭐 알아서 기어들 오겠지


김여주
맞아! 어차피 우리방 키는 나한테 있는 걸


김여주
알아서 다시 오겠지


강태현
...


강태현
...나는 최연준한테 있는데


최범규
이런이런..


최범규
최연준 올때까지 못 가겠네


강태현
...


강태현
...하하;


김여주
뭐야~♡


김여주
그럼 서방님은 여기서 꼼짝없이 있어야 겠네~!?♡


강태현
...


강태현
...갑자기 피곤한데


최수빈
ㅋㅋㅋㅋㅋㅋ


김여주
어머, 서방님 피곤하셔요!?


김여주
그럼 마누라 무릎배게라도~♡

여주는 무릎을 다소곳하게 꿇고는 특툭 여기 누우라는 듯 건드렸다.


강태현
...


강태현
...아, 잠깬다.


김여주
...엣


최수빈
반응봐, 너무한거 아니냐고 ㅋㅋ


윤주연
거의 카페인 각성효관데


최범규
ㅋㅋㅋㅋㅋ


김여주
...힝

...

..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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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에 계속>>>>


항상 잊을만 하면 찾아오는 나예요

다들 즐거운 한가위 보내시고 있나요

저는 금전적 여유가 생겨서 굉장히 기분이 좋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번 추석 금전적 여유가 따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