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하다
13. 따뜻함



온여주
엥 어디갔어

여주가 머리카락에 묻어있는 물기를 탈탈 털어버리며 방으로 들어서는데...

갑자기 온데간데 없어진 지민에 당혹스러운 말투로 중얼거렸다


온여주
하여튼 이상하다니까

이제는 그러려니 하게된 그녀는 머리를 말리기 위해 드라이기로 손을 뻗었다

그순간...

쨍그랑

드라이기 옆에 있던 스노우볼이 와장창하고 깨져버렸다


온여주
뭐...뭐야

여주가 당황한 얼굴로 급한 손길로 깨진 유리를 집으려다...


온여주
악

스삭하고 검지손가락을 베여버렸다

베여버린 그 사이로 검붉은 피가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온여주
갑자기 이게 뭔일이야...

여주가 한숨을 작게 내쉬며 밴드를 찾기위해 일어서려는데...


온여주
아악!! 깜짝아!!

바로 뒤에 언제 왔는지 지민이 뜷어져라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여주가 아니라 피맺힌 그녀의 손가락이었지만 말이다

그걸 눈치챈 여주는 살짝 움찔하며 슬쩍 손을 가리려 하는데...

탁

지민이 더 빨랐다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 그녀의 손목을 낚아챈것이었다


지민
......

무표정으로 뭔가 참는듯 목울대를 울렁거리던 지민은...



지민
....다쳤어 왜

그대로 여주의 손가락을 자신의 입술로 가져갔다

그리고 무어라 할새도 없이 그녀의 피를 한모금 마셨다


온여주
......!!!!뭐하는거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던 여주는 정신차리고 그를 밀어내려는데...


지민
쉿 가만히 있어봐

오히려 평온한 얼굴로 그녀를 저지시키는 지민이었다

당혹스러움 으로 그대로 굳어있던 그녀를 슥 보던 그가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지민
이거봐봐

지민이 눈길로 여주의 손가락으로 가르키자...

놀랍게도 흔적도 없이 상처가 아물어있었다


온여주
헐 뭐 어떻게 한거에요?

여주가 신기한 눈빛으로 이리저리 손가락을 훑어보자....



지민
비밀

그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온여주
뭐야 대놓고 이렇게 해놓고 비밀은 뭔데요

여주가 어이없다는 얼굴로 그를 쳐다보며 얘기했다


지민
그런게 있어 아 그건 그렇고 너 피 맛있다

자신의 입술을 매만지며 뜬금없이 툭 내뱉은 지민의 말에...


온여주
제발...훅 치고 들어오지마요...놀래니까...

소름돋는 그녀였다

적응을 하고싶어도 못하게 만들어버리는 남자였다



지민
흠 훅치고 들어오는거는 이런거 아닌가?

말하는 동시에 여주의 허리에 팔을 휙 감아버린 지민은...

씨익 웃으며 그대로 그녀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왔다


온여주
....개수작 부리지말고 비켜요

여주가 슬쩍 시선을 피하며 지민을 밀어내려는데...


온여주
아!! 힘주지마요!!

안밀린다

오히려 즐겁다는듯 입꼬리를 올리고 그녀를 구경하고있다



지민
내 여자 내가 안겠다는데 왜

덩달아서 뻔뻔히 말하는 그의 모습에...

기가찬듯 지민을 올려보는 여주였다

그런데 이 항마력 딸리는 대사를 그가 하니까...


온여주
'.....쓸데없이 이런거에 멋있고 난리야 미쳤나'

짜증나게 설렜다

이에 현타가 세게 와버린 그녀를 직관한 지민은...

여주의 머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알아챘다


지민
머리 안말렸나보네 젖어서 물떨어지는거 보니

지민이 손을 들어올려 그녀의 귀뒤로 머리카락을 사르륵 넘겨주며 말했다

꽤 다정한 손길에 괜히 머쓱한 여주가 입을 열었다


온여주
아 말릴려고 했는데...갑자기 저게 깨져버려서...

사정을 얘기하자 고개를 작게 끄덕인 지민은...

드라이기를 집어들었다


지민
말려줄게 앉아

지민이 씨익 웃으며 여주를 화장대 앞으로 이끌자...

얼결에 얌전히 착석해버린 그녀였다


온여주
엥 제가 할수있는데...

여주가 그를 올려다보며 얘기하자...


지민
싫은데 내가 해줄건데

그러면서 드라이어를 키며 살며시 머리를 말려주는 지민이었다

생각보다 부드럽고 섬세한 그의 손길에 의외라고 느낀것도 잠시...

점점 노곤해져갔다


온여주
'....무슨 마법부린것 같아'

어느새 기분좋은 미소로 눈을 감고 그에게 맡기고 있는 여주를 본 지민은...

세상 다정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웃음을 지었다

자기 자신도 모르게 말이다

........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