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명의 구미호와 산다는건
13Ending • JUN , 준휘 •


"부모님도 맞벌이시고, 어떡하지?"

정여주
"약 지어먹고 쉬면 괜찮을거예요."

"열이 40도인데 무슨 소리야, 하필이면 독감시즌이라.."

정여주
"엣취, 그럼 저 가볼게요."

드륵-

"어휴, 아무리 3학년이여도 혼자는 힘들텐데.."

다른 선생님들과 내 걱정을 하시는 선생님을 보곤,

피식 웃고는, 교무실을 나오는 나다.

정여주
"독감이면 안되는데, 할일도 많고.."

머리가 점점 더 지끈해오는 나는,

독감은 아니길 빌며 교문으로 다가갔다.

면역력도 정말 거지같네,



문준휘
"여주, 왜 벌써 나왔어?"

정여주
"에, 오빠야말로 왜 놀이터에.."

교문을 통과한 뒤, 놀이터 쪽으로 가자

그네에 앉아 핸드폰을 하던 준휘가 보였다.


문준휘
"나, 너 하교할 때 까지 대기했지. 놀러가기로 했잖아."

정여주
"흐에, 까먹고있었다.."



문준휘
"뭐야, 근데 너 오늘 기운이 왜이렇게 없어?"

볼이 잔뜩 붉어져있었고, 다리도 덜덜 떨리던 나를 보고

표정이 굳으며, 묻는 준휘다.

정여주
"아무것도 아닌데, 약간 감기 걸렸을 뿐인걸요.."


문준휘
"하, 병원가자. 많이 아파보여."

정여주
"안돼요, 그럼 놀러가는건.."


문준휘
"놀러갔다가, 나까지 감기 걸리게 하게? 아니잖아."

정여주
"알겠어요.."

몇일 전 부터, 계획했던 일들을 못하는데도

내가 더 먼저라며, 나를 부축해주는 준휘다.

"진료비는 5000원이고요, 안녕히가세요."

독감은 아니고, 감기를 좀 심하게 걸릴 뿐이라는 것을

듣고는 둘 다 안심하였고,

병원을 나와 약을 지었다.


문준휘
"근데, 너 집에 간호해줄 사람 있어?"

정여주
"없긴 한데.. 한 두번 아니라서 괜찮아요."

실은, 같이 있고싶었지만 준휘까지 감기에 걸릴까봐

웃으며 거절을 한 나였다.



문준휘
"괜찮긴 무슨, 안돼. 너희 집 가자."

그렇지만 준휘에게는 거절이 통하지 않았나보다.

정여주
"좀 좁을 수 있는데, 괜찮죠?"


문준휘
"에에, 하나도 안좁은데? 너 방은 어디야?"

정여주
"저기요, 그럼 저 제 방에 들어갈게요."


문준휘
"응, 죽 끓이고 있을게."

아플 때, 누군가가 옆에 있어주니

괜히 더 투정을 부리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좀 자고 싶으니까, 자야지.

정여주
"으음, 맛있는 냄새.."

잠든지 10분도 안된채, 다시 일어난 나였고

그 소리를 들었는지 준휘는 서둘러서

죽을 들고는, 방으로 들어왔다.



문준휘
"다 하긴 했는데, 맛있을지는 잘.."

정여주
"다 거기서 거기죠,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나는 말을 한 뒤, 죽을 한 입 먹었다.


문준휘
"그게, 어때?"

정여주
"오, 괜찮은데요? 간도 잘맞고."


문준휘
"푸흐, 다행이다. 그럼 잘먹어."

준휘는 머리를 쓰다듬고는, 바닥에 앉았었다.

•••

정여주
"약 주세요.."



문준휘
"어 여기, 너 가루약이야?"

정여주
"네.. 아직 알약을 못삼켜서요."


문준휘
"푸흣, 정말 아기네 여주. 먹여줘야하나?"

정여주
"이이, 장난치지 마요."


문준휘
"알겠어- 그럼 자. 부모님 오시기 전까지 있을테니까."

준휘는 설거지를 하러 나갔고,

나는 약을 마시고 침대에 다시 누워서 눈을 감았다.

이대로라면, 이제는 아파도 괜찮을거 같아.

4시간 뒤,,

05:46 PM
정여주
"으, 벌써 6시네.."

밖에서 들리는 오토바이 소리에 깨서

잠시 멍을 때리니, 밑이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바로 일어나니,

준휘가 자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살짝 웃자, 얼마나 예민했으면

눈을 살며시 뜨는 준휘다.



문준휘
"잘 잤어?"

정여주
"네, 이제 좀 열도 내린 것 같아요. 오빠덕인가봐요."


문준휘
"약효가 잘 드는 덕이지, 그럼 난 이만 가볼게."

그렇게 준휘는 눈을 비비며 일어나는데,

휘청-

정여주
"으앗, 괜찮으세요?"

나한테 감기라도 옮았는지 휘청거린다.


문준휘
"어어, 왜이러지- 배라도 고픈가."

정여주
"혹시, 저한테 옮은거 아닐까요.."

혹여나 나한테 옮았을까 하고

눈치를 보자 피식 웃는 준휘다.


문준휘
"나 건강해서, 이런 감기 잘 안걸려."

정여주
"그래도.."


문준휘
"그리고, 걸렸다해도 나 간호해줄거야?"

이 말을 끝내곤, 준휘는 내게 가까이 왔다.

정여주
"에?.."

그러곤, 내 손을 들어서는 자기 볼에 갖다댔다.


문준휘
"푸흐, 이렇게 아직 뜨거운데 너 건강이나 챙겨."

그러고는 내 머리를 툭, 하고는 나갈 준비를 하였다.

정여주
"저, 고마웠어요."


문준휘
"뭐가, 난 할 일 한것 뿐이야."

정여주
"당연한일이 아니잖아요, 이렇게나 힘든 일인데.."

처음으로 사람에게 간호 받던 것이라,

울컥하였고 그에 고개를 푹 숙였다.


문준휘
"나도, 너라서 간호해준거지. 다른 사람이면 안해줘."

정여주
"저도, 오빠라서 고맙네요.."


문준휘
"그리고, 나는 너 좋아해서 특별하게 해주는거고."

고개를 숙이던 내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들자 준휘는 짐을 싸고는 신발을 신었다.

정여주
"아까 뭐라고.."


문준휘
"아무 말 안했어, 내일 또 올게."

서둘러 나가던 준휘의 귀는,

아주 붉게 물들어졌었고 나는 멍하니 서있다가 나갔다.

정여주
"내일 저, 특별한 마음 갖고 기다려도 되죠?"

내가 다급하게 나와, 문에 기대고 말하자

준휘는 뒤를 돌고는 말하였다.



문준휘
"특별한 마음 말고, 좋아하는 마음으로 기다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