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하는 사랑
03. 여주가 제일 무서워하는것


_10년 전

김여주
아빠! 우리 어디가는거야?

여주 아빠
우리 새 집으로 이사가는거야

김여주
이사? 근데 엄마는?

여주 아빠
엄마? 엄마는 먼저 가있기로했어

김여주
집에 가면 엄마가 있어?

여주 아빠
그럼~

김여주
그럼 빨리가자! 엄마도 여주 보고싶을거야!

여주 아빠
그래 빨리 가자!

여주의 인생은 행복이었다.

사이가 무척 좋았던 부모님은 외동딸 여주를 무척 아꼈고 여주는 그 사이에서 곱게 자랐다.

갖고싶으면 못가질건 없었고

행복으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갔다.

하지만 신은 그런 여주를 너무 행복하다 느꼈는지 그만큼의 불행을 갑자기 여주앞에 쏟아부었다.

끼익-

김여주
아빠! 앞에 차있어!!!

쾅-

다행스럽게도 그 차는 여주네 차를 아슬아슬하게 스쳐갔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다.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여주의 아빠는 자기 대신 여주를 선택했고 터널 벽에 차를 들이받았다.

뒷자석을 안전하게 만들어주려고.

김여주
아빠..?

김여주
아빠..!

김여주
아빠!!!!!!

여주에게 불행이란 단어를 각인시켜버린

한 천둥번개가 치던 날이었다.

김여주
아빠... 거기 있어요?

김여주
보고싶어... 저 소리만 들으면 자꾸 그날이 생각나. 아빠가 그리워져.

김여주
나는 아직도 행복할수 없나봐요.

김여주
나는 아직도 아파야 하나봐요.

김여주
아빠... 내가 좋아하는사람은 나를 이용하려고 해요.

김여주
이럴땐... 아빠랑 얘기하면 기분이 나아졌는데

김여주
아빠랑 얘기하면 같이 울어줬을텐데...

(윤기시점)

오랜만에 집에 들어왔다.

오늘은 사람들 앞에서 도와준게 있으니 이거라도 줘야지.

초콜릿 좋아하려나...

방문이 열려있었다.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 잠꼬대라도 하나 싶었다.

방에 들어가보니 그애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뭔가 말하고있었다.

김여주
아빠... 보고싶어요

잘 들어보니 흐느끼고 있었다.

마냥 밝고 멍청하게만 보였던 애가

집에 왔냐며 달려나왔어야 했을 애가

이런 모습을 보니 조금 당황스러웠다.

사정이 있는거겠지 싶어 초콜릿을 책상위에 두고 나왔다.


민윤기
아... 나 왜이러지

내가 이용하려는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참 기분 묘하네...

(여주시점)

김여주
뭐야... 얼마나 잔거지

일어났더니 아침이었다.

김여주
아 배고프다...

어제 저녁도 안먹었는데

김여주
이게 뭐지?

초콜릿이었다.

김여주
이게 왜 여깄지

누굴까.

집에 들어올사람은 나말고 없는데.

아빠가 내 목소릴 들은걸까.

아침부터 우울하네..ㅎ

김여주
없네...

없을줄 알았지만 정말 없었다.

김여주
주말인데 혼자서 이게 뭐냐...


전정국
형..? 형!


민윤기
...


전정국
야 민윤기!


민윤기
너 뭐라그랬냐.


전정국
아니 형이 대답을 안하길래요.


민윤기
아.


전정국
뭔생각을 그렇게 해요


민윤기
별거 아니야. 회의 가자 늦겠다.

밖에는 또 눈이온다.

어제는 비가오더니 날씨가 추워졌나보다.

김여주
...

뭔가 허전한 기분에 휩싸였다.

김여주
아저씨... 보고싶다


전정국
여주양?

김여주
어 안녕하세요!


전정국
왜 여기 그렇게 서있어요?

김여주
주말인데 할게 없어서요 ㅎㅎ


전정국
탈래요? 나도 할거 없었는데

김여주
타도 돼요?


전정국
그럼요

김여주
근데요


전정국
네

김여주
몇살이에요?


전정국
25살입니다

김여주
뭐라고 불러요?


전정국
오빠?

김여주
오빠??


전정국
편하게 지내요 가끔 만날수도 있는데

김여주
친구해도 돼요??


전정국
신났네 ㅎ 그래요.

김여주
ㅎㅎ 친구 생겼다


전정국
나보다는 친구 많겠지.

김여주
친구 없는데요?


전정국
나도 없는데

김여주
이제 생겼네요 친구!


전정국
그러게. 근데 넌 왜 친구 없어?

김여주
모르겠어요.

김여주
애들이 자꾸 나를 피해.

여주는 어렸을적부터 이사를 자주 다녔다.

그와 같이 전학도 많이 다녔고.

그래서 친구를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아빠가 돌아가신 뒤로는 더더욱.

중학교 1학년때는 친구가 하나 있었다.

마음도 잘맞고 속이야기를 다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하지만 2학년때 또 전학을 가게 되었고 그 친구는 그 후로 만날수 없었다.

그 후로는 여주 스스로도 친구 만드는것을 그만뒀다. 또 상처받을까봐.

김여주
학교는 계속 옮겨서 친구를 만들수가 없어요.

김여주
내가 전학가면 애들은 이미 자기들끼리 친한데.

김여주
오빠라도 제 친구가 되니까 좋네요.


전정국
우리 어디갈래?

김여주
음...


전정국
친구랑 놀면, 어디가고싶었어?

김여주
영화관. 우리 영화보러가요!


전정국
영화?

김여주
네!


전정국
그래 가자. 근처에 영화관이 어딨더라...

김여주
우와 시작한다!


전정국
사람이 거의 없네

영화가 시작되었다.

영화는 무지무지 재미없었고, 그나마 있는 사람들은 코골며 자거나 핸드폰을 하거나 큰소리로 전화하고있었다.


전정국
이게 뭐야 우리 나갈ㄲ...

정국은 말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여주의 표정이, 너무나도 즐거워 보여서 차마 나거자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전정국
재밌었어?

김여주
네!


전정국
영화 재미 없었는데.

김여주
영화는 재미 없었는데 친구랑 영화본다는 그 자체가 재밌는거죠.


전정국
그런가

정국은 생각했다. 이 밝고 귀여운 아이에게는 누구보다 슬픈 사연이 있을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