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아픔보다

27.다시 만난 순간

조용한 병실.

하얗게 비어 있는 공간에 띠, 띠, 산소장치의 리듬 소리만이 울렸다.

침대 한가운데, 시연은 이불을 덮은 채 무릎을 세워 앉아 있었다.

아무도 없는 병실의 정적이 더욱 그녀를 울적하게 만들었다.

손등으로 얼굴을 훔치며 괜히 유튜브를 열었다.

‘디에잇 직캠.’

명호의 이름. 그 이름 하나만으로 가슴이 아렸다.

화면 속, 무대 위에서 눈부시게 춤추는 명호. 그는 언제나 반짝거렸다.

시연은 소리 없는 웃음을 흘렸다.

강시연

“헤헤… 멋있다… 잘생… 흑… 윽… 잘생겼다아…”

그러다 밀려오는 통증에 진통제를 삼키고, 이불을 움켜쥐었다.

강시연

“잘생겼다… 잘 있겠지…?”

구 순간.

디에잇(명호) image

디에잇(명호)

“…내가 잘 있겠어?”

강시연

".....!!!!!"

시연은 깜짝놀라 휴대폰을 놓쳤다. 그 소리에 고개를 들자—

병실 문 틈으로, 붉어진 눈시울의 명호가 조용히 들어오고 있었다.

강시연

“…어… 어떻게…”

시연은 놀라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고, 본인의 초췌한 모습에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강시연

“여… 여긴 왜 오셨어요…”

명호는 조용히 다가와 떨어진 휴대폰을 주워주며 말했다.

디에잇(명호) image

디에잇(명호)

“잘생겼다며.”

그 말투엔 장난기보다 상처 입은 진심이 담겨 있었다.

디에잇(명호) image

디에잇(명호)

“…근데 왜 헤어져.”

강시연

"그건..."

시연은 울컥하는 숨을 삼키며 애써 시선을 피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강시연

“저는… 할 말 없어요. 돌아가 주세요.”

디에잇(명호) image

디에잇(명호)

“… …”

강시연

“이런 모습 보고 뭐… 동정이라도 하러 오신 거면…”

차갑게 말하려 했지만— 그 모든 말은 자기 자신을 상처 내는 칼날 같았다.

그 순간. 명호가 시연을 끌어안았다.

강시연

"...앗...!"

두 팔에 안긴 시연은 몸이 굳었다.

디에잇(명호) image

디에잇(명호)

“얼마나… 얼마나 힘들었어…”

목소리는 떨렸고,,숨결은 끊어질 듯 약했다.

디에잇(명호) image

디에잇(명호)

“가족들 한테도, 나한테도 말 못 하고… 얼마나 아팠어…”

명호는 시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없이, 아주 천천히 그녀를 다독였다.

그 품 안에서— 시연의 눈물이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흘렀다.

억지로 눌러온 울음이 그 품에 닿는 순간, 한없이 무너져버렸다.

그녀는 명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조용히, 그러나 깊게 오열했다.

그 울음은 말이 아니었고, 사랑이었다.

지금 이 시간, 두 사람 사이에 놓였던 모든 거리와 시간은 조용히 사라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