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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카드] -혜석님 의뢰


5교시는 체육.

체육복으로 갈아입은 혜석은 더부룩한 속에 가슴을 탕탕 치며 느릿하게 걸어나왔다.

다른 남자아이들과 함께 그녀의 옆을 지나던 지민이 표정이 좋지 않은 그녀의 모습에 슬쩍 다가왔다.


박지민
야, 너 왜그래.


혜석
아아....속이 좀 안좋아서.


박지민
체한거 아니야?쯧쯧.... 아까 좀 많이 먹는다 했다.


혜석
많이 안먹었거든?!

그렇게 말하며 째려보는 와중에도 속이 계속 느글거리고 매슥거리는 통에 혜석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있었다.

장난스럽게 말은 했지만 상태가 좋지 않음을 안 지민이 걸음을 멈추고 혜석의 앞에 서서 그녀의 손을 잡아 올렸다.



박지민
손 좀 줘봐.


혜석
왜. 뭐하게.

혜석의 손목을 잡은 지민이 엄지와 검지 사이 손바닥을 꾹꾹 눌러주었다.


박지민
우리 할머니가.... 체했을 때 여기 누르면 효과가 있다고 했어.


혜석
........

꾹꾹 야무지게 눌러주는 지민을 혜석이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하얗고 예쁘장한 얼굴에 내려앉은 속눈썹이 참 길다.

남자주제에.

나보다 이쁘면 어쩌자는거?

지민의 말대로 효과가 좀 있는지 속이 좀 풀리는것도 같다 싶더니.....


혜석
.....꺼억.

어떻게 막아볼 틈도 없이 입 밖으로 트름이 나왔다.


박지민
.....야이... C.....


혜석
.....어머 미안......



박지민
가지가지 한다 진짜.

그녀의 트름 소리에 지민이 곧장 잡고 있던 손을 놔버리며 운동장을 뛰어갔다.

이런 된장..... 이건 자연스런 현상이었다고ㅠ

진짜 쪽팔렸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척 혜석은 "흠, 흠" 헛기침을 하며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서로 남자무리와 여자 무리 속에 섞여 얘기를 하는 와중에도 중간중간 지민과 눈이 마주친다.

그 잠깐잠깐의 순간들이. 어쩐지 몸을 간지럽혔다.


아까 다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운동장 한 바퀴 뛰고 나니 식은땀이 나면서 으슬으슬 몸이 추웠다.


혜석
아....진짜 왜 이러지....

기분나쁜 느낌에 혜석은 잠시 주저앉아서 아까 지민이 알려준것처럼 손바닥을 꾹꾹 눌러보았지만, 아까와 달리 쉬이 메스꺼움이 가라앉지 않았다.


쭈그리고 앉아서 혼자 계속 손을 주무르며 힘들어하는 혜석을 지민이 신경쓰이는듯 쳐다보았다.


딩. 동. 댕. 동.


드디어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리고, 아이들이 무리지어 교실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계속 몸을 굽힌채로 앉아있던 혜석도 친구들과 함께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혜석아, 너 양호실 가봐야겠다. 땀 엄청 흘리는데 괜찮아?"

한 친구의 목소리에 앞서서 걸어가던 지민이 그녀를 돌아보았다.

순간적으로 비틀거리다가 멈춰선 혜석을 본 지민이 성큼성큼 그녀의 앞으로 가더니 그 앞에 등을 보이며 앉았다.


혜석
...뭐하는거야...



박지민
엎혀. 양호실 가게.


혜석
됐어..... 걸어가면 돼...


박지민
너 지금 식은땀 장난아니게 흘리거든? 빨리 엎혀.


혜석
아 나 무거워!


박지민
지금 그게 문제야?

짜증스럽게 거절하는 혜석의 말에 지민이 큰소리치며 그녀를 돌아본다

그리고는 선뜻 엎히지 못하고 서 있는 혜석의 손을 잡아 끌어 그녀가 엎히자 힘들이지 않고 일어난 지민이 두 팔로 그녀의 무릎을 걸어잡고 걸음을 옮겼다


박지민
엉덩이 못 받치니까 잘 매달려라.


혜석
말을 해도....


박지민
아프면 중간에 쌤한테 말을 하고 양호실 가서 누워있던가. 미련하게 그걸 참고 있냐?!


혜석
아까 너가 가르쳐준데 누르면 괜찮아질줄 알았지.....


박지민
하여간 미련해.


혜석
아 잔소리 할거면 내려줘.

혜석이 내릴듯 파닥거리자 지민이 잠시 멈춰섰다.


박지민
야! 힘드니까 움직이지마!


혜석
....그니까 내려달라고....


박지민
그니까 가만 있으라고. 곰탱아.

뚜벅뚜벅 걸을때 흔들림에 멀미가 나는 것 같아 혜석은 결국 지민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그리 크지않아보이던 그의 어깨가, 그날따라-참 듬직했다.


약을 먹고 잠들어 이후 수업시간은 양호실에서 보낸 혜석이다.

드륵, 하고 문이 열리더니 주섬주섬 일어나 나갈준비를 하고 있던 혜석의 앞으로 그녀의 가방을 들고 지민이 걸어왔다.


박지민
좀 괜찮냐?


혜석
어- 살것 같아.


박지민
그니까 이제 밥 좀 작작 먹고.


혜석
말 좀 예쁘게 하자 박지민-?


박지민
가자. 집에.

지민이 손을 내밀어 혜석을 붙잡아 일으켰다.


붉그스름하게 노을이 물드는 하늘 아래 운동장을 걸어오며 혜석은 체육시간을 떠올렸다.


혜석
....너 보기보다 힘 좋더라?


박지민
어. 넌 보기보다 무겁더라.


혜석
야...ㅡ_ㅡ

그녀가 흘겨보자 지민이 웃는다.

하여간 분위기 깨는데 뭐 있어.

입을 비죽 내밀며 걷던 혜석은 속으로 툴툴 대다가 툭, 하고 말을 던젔다


혜석
고맙다.


박지민
뭐가.


혜석
아까. 도와줘서.


박지민
......


혜석
뻥 안치고 죽는줄 알았는데.



박지민
나같은 남사친 없다- 잘해 너, 나한테.

툭, 혜석을 치고 한 발자국 떨어지는 지민이다.


혜석
....야, 아이스크림 먹을래?

지나가던 길에 보이는 아이스크림가게를 보며 혜석이 묻자 피식, 그가 웃는다


박지민
너가 사주는 거야?


혜석
오늘 신세졌으니까- 사줄께.


박지민
그럼 가지. 레고-

턱, 하고 지민의 팔이 혜석의 어깨를 감쌌다.


편안함과 묘한 떨림 그 사이 어디쯤의 관계.

이쁘고 잘생긴 이 남자는, 내-남사친이다





혜석님의 의뢰가 완료되었습니다.


다음 지민 카드는 "서연"님의 의뢰를 수행합니다.

[작가의 말] 역시 남사친이 주는 묘미는 우정과 사랑 사이의 아슬아슬함 아니겠습니까ㅡ? (작가피셜-ㅅ-;;) 오늘도 설레는 하루 되시길 바라요:)

다음편은 소우주님 편 나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