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사람 친구
06. 꼬맹이 주인은 짝사랑 중



남자 사람 친구,


제 6화. 꼬맹이 주인은 짝사랑 중



++ 완전 충격 플러스 감동,, 사랑합니다. 다 여러분 덕이에요🙈🤍🥺



그렇게 한동안 얼어있는데… 저 멀리서부터 다가오는 중인 체육 선생님. 무슨 말을 하실 지는 안 봐도 뻔했다.

"어허… 어디 신성한 학교에서 이성 간의 과도한 신체 접촉을…!"

선생님 말 떨어지면 애가 좀 떨어지든가 해야 하는데… 전혀 그럴 기미 안 보이길래 내가 먼저 멀어졌다.

괜히 먼 산 응시하면서 먼지 하나 안 쌓인 체육복도 털어보고.

그제서야 박지민도 정신 차리고서 목을 가다듬었다. 그런 우리 둘 보고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듯이 눈을 게슴츠레 뜨는 쌤.


"둘이 혹시…"

체육 쌤 뒤에 따라 붙었던 애들은 효과음 넣기 바쁘다. 오오~~~ 둘이 설마?!

이런 관심을 얘는 즐기는지, 마냥 날 보며 실실 웃고 있고.

윤여주
…웃지 마, 진짜 그런 줄 알겠네.

주변 애들 안 들리게 속삭이며 뭐라 했더니, 의미심장한 웃음을 띠는 그였음을.

웃지만 말고 이 관심을 벗어날 생각을 하란 말이야…!

윤여주
……음, 선생님. 이제 정리할까요?

윤여주
이제 곧 마칠 시간이라서…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 나머지도 다 정리해라~!"

내 손에 있는 농구공을 들어 보이며, 선생님한테 묻는데… 그때 자연스레 내 공까지 드는 박지민.


박지민
가져다 놓을게.

윤여주
…어? 어…….

아무렇지 않게 내 공까지 들고가는데… 또 감정 못 숨기는 윤여주 나란 녀석. 얼굴 홍당무 돼서 그 자리에서 한 발짝도 못 뗐다.

그 뒤에, 박지민이 다시 돌아와서 내게 교실 안 가냐며 물은 후에야 정신 차리고 교실로 돌아갔다지.



그 뒤로 이어진 수업 시간.

짝지인 박지민과 나는 서로의 교과서에 낙서 그리기 바빴다. 물론 약간의 수다도 곁들인.

윤여주
너 물 있어?


박지민
없는데.

체육 시간이 있어서 그런가, 유독 갈증이 났다. 하필이면 잘 챙겨오던 물병을 오늘 안 챙겨와서….

윤여주
목 마르다-.

수업 시간 끝날 때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홀로 고민하면서 책상에 엎드려 있으면 그런 나를 빤히 쳐다보는 박지민.


박지민
물 사 와?

윤여주
아냐, 괜찮아-.

수업 시간인데 어딜 가겠다는 건지. 질문 자체가 엉뚱하길래 속으로 웃고 있으면… 저 앞에서 들려오는 우리 이름.

담임선생님의 레이더망에 조잘조잘 떠들던 우리가 걸린 모양이다. 선생님의 꾸중 동안에 괜히 입만 꾹 다물며 서로 눈빛 주고받은 우리는 멋쩍게 웃어 보였다.

윤여주
…이제 진짜 쉿.

아니나 다를까, 청개구리 박지민은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내 책에다 뭔가를 적기 시작했다.

괜히 선생님 눈치 살피고 있다가… 뭘 썼나 궁금해서 확인하는데,



세상 삐뚤빼뚤한 글씨의 질문이 꽤나 귀여웠다. 그것도 잠시, 이 질문을 건넨 건 무슨 의미인가 싶어 서둘러 그 밑에 답변을 적었다.

그 후에 머지 않아 내 글씨 밑으로 보이는 박지민의 글씨.



윤여주
…같이?

순간 당황해서 입 밖으로 크게 나온 말. 내 앞에 앉아있는 애들도, 옆에 앉은 애들도, 심지어는 선생님의 시선까지도 날 향했다.

…오, 망했군.


아니나 다를까, 곧바로 뒤로 나가라는 처벌을 내려주신 선생님. 원래 조용하던 애가 오늘 왜 저럴까, 라는 혼잣말도 빼먹지 않으셨다.

그렇게 스리슬쩍 자리에서 일어나서 교과서 들고 뒤로 향하는데… 다짜고짜 내 팔목을 잡는 박지민이었음을.

이내 날 자기 쪽으로 이끌더니 내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박지민
잘 가, 꼬맹이 주인.

…우씨. 진짜 얄미운 녀석. 안 그래도 좋아하는 애 앞에서 이런 수치심을 느껴야 한다는 자체가 서러운데…

얘가 놀리니까 수치심이 두 배. 진짜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은 심정.

흥, 내가 이따가 너랑 같이 밥 먹어주나 봐라!

…라고 분명 진지하게 결심을 했는데 지금 내 앞에 박지민이 앉아있는 이유는?

(내심 좋은 건 안 비밀)


박지민
아까 수업 제대로 듣기는 했어?

윤여주
…아니.

네가 나를 가만히 냅둬야 말이지. 뒷말은 꾹 삼키고 급식으로 나온 꽁꽁 언 설레임을 힘껏 누르며 녹은 부분을 삼키기에 바빴다.

아무 말 없이 맞은 편에 앉은 서로를 보며 있던 우리. 날 빤히 보던 박지민은 일어서더니 어디론가로 가버렸다.

그렇게 설레임만 쫍쫍 빨아먹고 있었을까, 박지민 자리에 대신 앉는 익숙한 사람.



구희진
야! 나 버리고 급식 먹기 있어?

이름은 구희진. 키의 소수점까지 똑같은 5년 지기 내 절친으로, 성질머리가 급하다는 특징이 있다.

늘 같이 급식을 먹곤 하는데… 다른 반이라 내 소식을 모르는 희진이는 한참 동안 날 찾다가 급식실로 내려온 모양이다.

윤여주
아 미안. 미리 말 못 했네.


구희진
…큼, 내 넓은 마음으로 오늘만 용서해 줄게.

그나저나, 너랑 같이 먹는 얘는 누구…? 희진이 조심스레 질문했다. 박지민의 식판을 가리키며.

윤여주
알려나?

윤여주
박지민…이라고.

박지민… 박지민? 제 귀를 의심한다는 듯이 재차 물은 희진.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이었다.


구희진
…걔가 누구랑 밥을 같이 먹는 걸 본 적ㅇ,


앉아있던 자리의 탁자 위로 드리워지는 그림자에, 고개를 들었더니 박지민이 보였다. 양손에 물컵을 들고 있는.

윤여주
어디 갔었어?


박지민
물 가지러.

"아까 목 마르다며." 선뜻 물컵 하나를 내게로 내미는 그에, 얼떨결에 받아들었다.

심지어 아까 몇 시간 전에 했던 말을 기억해줬다는 게… 너무 치이는 부분. 이런 센스에 나는 또 볼이 홍당무로 변하고.

구희진이 그런 나를 눈치챘을까 봐, 옆으로 고개 돌리니까

흐뭇한 미소, 그러니까 이미 박지민과 내 사이의 정의를 내린 듯한 므흣-한 미소로 날 쳐다보고 있더라.



++ 주변에 꼭 희진이처럼 김칫국 먼저 드링킹하는 친구 있어요. 그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