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
2 - 9 . 사랑해


응.

귓가에 맴도는 그 소리에, 혼란스러워진 난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김은지
뭐, 무슨. 질투 한다고? 나를? 왜?


뷔
왜냐니, 너무하다.

허리를 굽혀 내 눈을 바라보던 뷔는 그대로 허리를 펴서 하늘을 바라봤다.

물론 1초동안.


김은지
야, 장난치지마.

헛웃음이라도 짓는게 나아.


뷔
장난이라니, 너 자꾸 사람 아프게 한다. 진짜로.

싱긋 웃으며 아랫입술을 깨물더니 나에게 다가왔다.

너는 나 어때.


여주
뭐야, 벌써 들어왔어?


박지훈
왜 실망한 말투야, 이여주우..


여주
..술마셨어?


박지훈
아니, 뷔가 안 놀아줬다고, 내가 옆에서 1시간동안 쫑알댔는데. 사람 인내심이 왜 이리 강해?


여주
...너 되게 애기같다. 야.


박지훈
뷔도 그랬는데, 너네 막 텔레파시 주고 받고, 그런거아니야?


여주
네 머릿속에는 뭐가 들어있을지 진짜 궁금하다. 거기서 공부 안 하고 뭐하셨어요, 귀한 도련님.


박지훈
놀았..아. 그, 경호원 왔었는데.


박지훈
뷔랑 무슨 얘기하더니 한대 치고는 빠져나가더라. 웃기ㅡ


여주
무슨 얘기?


박지훈
뭐어, 뷔 입에서는 「 재밌다 」 이정도의 말이 나왔던걸로 기억해. 내가 기억을 잘 못하는 타입이라,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점!


여주
재밌다고?

[ 재밌으니까 ]


박지훈
왜?


여주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박지훈
ㅡ..

한참을 응시하고 있던 박지훈은 눈을 감고 머리를 연신 쓸어넘기며 다시 나를 쳐다보았다.


박지훈
아무것도 아니면 얘기해주라.


박지훈
나 너한테 아무것도 아닌 존재는 아니잖아.

아ㅡ

정곡을 찔러오는 한마디에, 가슴 한켠이 아려왔다.

내 말이,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하면 나는 꽤 많이 상처를 주었을지도.


여주
너, 안다고 하는 애를 만나서..


박지훈
나?

나 친구 없는데. 헤헤ㅡ 배시시 웃어보이는 박지훈이 귀여워서 피식, 웃어보이고는 미소를 거뒀다.


여주
전학생.

연화랬던가.


박지훈
연화?

아아, 그 아이.


박지훈
약간 머리 노랑빛 도는 걔?


여주
응, 헤드폰 쓰고 있는 애.


박지훈
공원에서 만났는데, 그 후로 잠깐잠깐씩 말동무였던 애지.


박지훈
질투 나는건 아니지, 이여주?


여주
뭐야, 내가 그런걸로 질투 나면 안되지.


박지훈
그럼 다행이고, 저녁 주세요. 이여주님ㅡ


여주
이 먹보 진짜.

으이그. 손가락으로 이마를 살짝 밀어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뷔였던가. 걔랑 약간 닮은 느낌도.


김은지
나, 나 지금 되게 혼란스러워서.


뷔
나는 너 좋다고 대답할건데.


김은지
!?


뷔
으음,


뷔
솔직히, 만난지 오래된 사이는 아닌데 말이야.


뷔
좋아하는 것 같아.


뷔
그냥, 좋아할 때 느끼는 감정이랑, 너랑 있을때의 감정이 같아.


뷔
좋아해.


김은지
..다르게 말해봐.


뷔
..사랑해..?


김은지
아아니, 그런거 말고.


뷔
그럼 너부터 말해.

내가 좋아?


김은지
너너, 나 놀리려구 뻔히 알면서 이러는거지.


뷔
진심인데.

아아, 또 저음이다. 하나만 해. 생글거릴거면 생글거리고, 분위기 잡을거면 분위기 잡으라구.


김은지
나도 좋아.


김은지
거절을 못하는 성격이지만 말야.


김은지
누가 싫어하는 사람한테,

사랑한다고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