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응큼 조직원 민윤기

여기 숨어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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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2소대 투입.

모두들 숨을 죽이고 있는 가운데, 잡음 하나 없이 깔끔한 무전기 안에서 지민의 명령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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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들었지, 전정국. 2소대 투입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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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라저. 2소대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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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괜찮지? 너무 긴장하지 말고. 그냥 연습 때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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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아직 너한테는 이런 총성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래. 긴장 풀고 우리 하던 대로만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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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네.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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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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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네. 잘 할게요.

석진과 호석은 차례대로 여주의 어깨를 토닥여주고는 급히 의료 상자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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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의료팀은 잘 되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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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이상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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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여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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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멀쩡합니다. 애 멘탈이 좀 나간 것 빼고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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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바꿔봐.

지민의 말에 호석이 한숨을 쉬며 여주에게로 무전기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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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네. 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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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많이 컸네? 나를 보스라고도 부르다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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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아저씨보다는 낫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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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런가. 어쨌든 너무 긴장하진 마. 너 절대 안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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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네. 알았으니까 보스님도 일에 전념해요. 기습 당하면 어쩌려고요? 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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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귀엽기는. 그럼 수고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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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무전 오버.

석진과 호석은 들고 온 의료상자들을 챙겨 들고 조직에서 미리 준비해 둔 의료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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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이런 곳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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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어렵지 않아. 그래서 저번부터 계속 이런 곳을 만들어 왔던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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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여기는, 안전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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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아무 곳도 안전하지 않아. 너무 안전에만 치우치다가 오히려 화를 당할 수도 있으니 그냥 네 단도리만 잘해. 하지만 이곳은 우리 조직원들밖에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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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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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임무 수행 중에는 절대 촐싹대거나 까불면 안 돼. 그만큼 근엄하고 진중해야 한다고. 그러니까 너도 이런 우리의 모습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마. 너도 바뀌어야 할 필요는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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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알겠습니다!

으악! 의료실 밖에서 들려오는 섬뜩한 비명소리. 청아한 총성이 비명과 함께 어우러져 서로를 맞받아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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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곧 올 거야. 그러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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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네.

곧 의료실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며 조직원 하나가 명치에서 줄줄 흐르는 피를 애써 틀어막은 채 힘겹게 들어왔다. 그에 놀란 여주는 잠시 석상처럼 굳어져 있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그를 부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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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여주야, 여기 놔!

석진이 침대를 툭툭 쳤다. 여주는 그녀의 두 배가량 큰 남자를 질질 끌고 침대 위에 올려놨다. 침대에 그 남자의 몸이 뉘이자마자 새하얬던 침대보는 붉게 물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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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김석진! 여기 압박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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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지혈할게요!

여주는 석진의 옆으로 가 줄줄 새는 피를 꽉 막았다. 윽! 순간 그 남자의 신음을 듣고 사고회로가 정지될 뻔 했지만 다시금 정신을 가다듬고 피가 배어나오는 그곳을 더욱 꽉 틀어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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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윤여주. 그 손 놓고 나한테로 와.

그렇게 우여곡절이었던 첫번째 환자가 지나갔다. 후우.. 내가 잠시 한숨을 쉬자 석진이 장갑을 벗으며 내게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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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잘했어, 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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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잘하던데. 역시 우리의 기대를 벗어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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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고마워요. 저도 정신 차리고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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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잘했다니까,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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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아직 끝 아니야. 이게 시작이니까 정신줄 제대로 붙잡아야 할 거야. 아까 상처는 기본 중의 기본이었으니까.

석진의 말이 끝나자마자 문이 열리며 온몸이 피투성이인 조직원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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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윤여주, 지혈!

드디어 싸움이 끝났다. 승패는 잘 모르겠다만..계속해서 내 귀를 강타해오던 비명소리와 총성이 잦아든 것만은 사실이었다.

나는 계속해서 환자들을 상대하느라 지치고 피곤한 몸으로 잠깐 몸을 간이 의자에 뉘였다. 그때 정리를 마치고 다정한 웃음을 지으며 내게로 다가오는 석진 아저씨와 호석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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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수고했어. 진짜 잘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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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베테랑 같았어. 앞으로도 이런 모습 많이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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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적어도 실망은 안 시켜 드렸다니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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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칭찬을 해야 할 판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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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근데, 이제 싸움은 끝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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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어. 그런 것 같아. 그런데..사방이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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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네? 원래 조용하면 끝났다는 소리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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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잠시만. 그러고 보니 뭔가 이상해.

심각하게 표정을 굳힌 호석과 석진이 숨을 죽이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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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뭐가 이상하다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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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원래대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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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우리가 승리했다면 단박에 우리 조직원들이 이쪽으로 왔을 거고, 우리가 패배했다고 해도 이렇게 조용할 리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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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하. 불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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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불안해하지 마. 호석아. 보스한테 무전 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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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알았어.

그때.

?

새끼들, 여기 숨어 있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