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BL]
18. 기회



전 웅
마이동. 오늘 쟤네 무슨 일 있었어? 둘이 말을 안 하네.


김동현
그러게...매일 투닥투닥 거렸으면서.


이대휘
.....

원래라면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대휘에게 갔을 우진이 이번에는 대휘를 무시하고 곧장 반으로 들어가버렸다. 대휘도 표정이 안 좋아보였고.


전 웅
야, 쟤랑 싸웠어? 평생 안 싸울 것 같더만...


이대휘
안 싸웠거든요? 아니, 나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전 웅
그건 또 무슨 말이야? 음...너 또 박우진한테 뭐라했지?


이대휘
조금..? 모, 몰라요..! 얼른 들어가기나 해요...

동현이와 웅이의 등을 떠밀며 얼른 가라고 몇 번이나 말했다. 아무래도 이럴 때는 반으로 돌아가는 게 나을 것 같다.





전 웅
박우진 고백했는데 대휘가 찬 거 아니야? 딱 봐도 그런데.


김동현
에이, 대휘도 우진이 좋아하는 것 같은데 무슨...이제 받아줄 때 됐지.

맞다, 아니다 하며 투닥거리고 있을 때 복도에 우진이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어, 얘 웃음소리가 맞긴 한데...박우진이 저렇게 웃는다고?


전 웅
뭐야, 쟤 뭐 잘못먹었어? 그보다 여기는 왜 와...


김동현
우진이 웃음소리야? 뭐야 무슨 일인데ㅋㅋㅋㅋ


박우진
형 빨리 나와 봐ㅋㅋㅋㅋ 웅이 형!!


전 웅
뭔데 저렇게 웃는 거야...왜 그래?


박지훈
웅이 형! 완전 오랜만이다ㅋㅋㅋㅋ 와...하나도 안 변했어.

우진이 옆에서 같이 꺄르륵 웃으며 웅이를 반가워했다. 어, 잠시만...박지훈? 박지훈이라고?


전 웅
뭐, 뭐야...박지훈? 너 한국으로 다시 안 온다며!


박지훈
형이랑 우진이랑 다른 애들도 다 보고싶어서 왔지. 형은 나 안 반가워?


전 웅
아니, 안 반갑다니! 자, 안아주기라도 할까?


박지훈
아, 싫어! 나 우진이랑 안을 거야.


전 웅
...안아준다고 해도 싫다고 하네. 됐어, 나도 너 안 안아줘.


김동현
웅아? 누가 누굴 안아준다고요?


박지훈
헐...존잘 형이다. 이런 사람이 있었으면 말을 해줬어야지!


전 웅
뭐래, 빨리 반에 가기나 해. 수업 늦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제서야 시계를 보고 얼른 반으로 뛰어갔다. 복도에서는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전 웅
우진이랑 지훈이가 많이 친했지...와, 평생 안 올 줄 알았는데.


김동현
...나 너랑 말 안 해.


전 웅
뭐? 너는 또 왜 그러냐...설마 삐진거야, 우리 동현이? 에구ㅋㅋㅋ


김동현
아니거든? 누가 삐졌대? 그냥...네가 자꾸 다른 사람이랑 있으니까...


전 웅
그걸로 질투했어? 걔 아는 동생이야, 어릴 때 친했던 애.

웅이가 몇 번을 더 말했지만 동현이의 툭 튀어나온 입은 어떻게 집어넣을 수가 없었다. 툭 하면 질투하고...


김동현
그럼 대휘는 어떡해? 지훈인가...그 애랑 다닐 것 같은데.


전 웅
대휘는 친구 많잖아. 거의 우리 학교에서 인기 제일 많은 애인데 무슨 걱정이야.


김동현
그래도...매일 같이 다녔는데...


전 웅
친구 100명은 넘을 거라니까? 너는 대휘랑 친했는데 그것도...


김동현
대휘 우진이 좋아하는 게 눈에 보였단 말야. 뭐...어떻게든 되겠지.




평소와는 다르게 우진이 형이 반 앞에 있지 않았다. 항상 기다려 줬었는데 이렇게 없으니까 마음 한구석이 텅 빈 것 같았다.


이대휘
안 오겠지..? 어제 내가 그랬으니...

그래도 오지 않을까? 조금만 기다리면 올 것 같은데. 하며 반 앞을 서성였다. 한 층 더 올라가서 우진이 형 반 앞에 가볼까, 생각도 했었다.


이대휘
...올리가 없잖아...그런데 나는 왜 기다리고 있고...

아마 이전 생활에 익숙해진 것 같다. 받기만 하는 생활. 주변 사람이 화났을 때는 애교로 마무리 짓고. 그래, 그게 내가 하던 방법이었다.


이대휘
이번에는 아니겠지. 이건 화난 것도 아니고...삐진 것도 아니잖아.

결국 2학년 층에 올라가기로 했다. 계속 이렇게 지낼 수만은 없으니까. 고백을 너무 매정하게 거절했던 게 미안하니까.




올라가려던 중에 우진이 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세히 들어보니 누군가와 말을 하고있던 것 같았고, 나와 있을 때와는 다르게 웃고 있는 것 같았다.


박우진
너 은근 공부 잘 하더라? 나는 포기한지가 오랜데...


박지훈
너 나보다 공부 잘 했잖아. 그세 포기한거야? 계속 하지...그 좋은 머리로 게임이나 하고.

옆에는 누구지? 새로 사귄 친구인가...못 보던 얼굴인데. 내가 몰랐던 건가? 머릿속이 온통 그 생각 밖에 나지 않았다.


박우진
...뭐야, 너 안 가고 있었어? 여기서 뭐해.

그만 계단 중간에서 마주치고 말았다. 막상 이렇게 보니까 할 말도 떠오르지 않았고, 바보처럼 가만히 있기만 했다.


이대휘
그...잠깐 가볼 때가 있어서.

잠깐 쳐다보더니 이내 다시 얘기를 나누며 나를 지나쳐갔다. 한참 동안 계단 중간에 서있었다. 이건 대체 무슨 감정일까.


이대휘
옆에는 누구고...누군데 그렇게 웃는 건데...




한참을 달려서 우진이 형이 가는 길을 따라 뛰어갔다. 몸이 저절로 움직였던 것 같다. 빨리 뛰어서 가라면서.


이대휘
허, 허억...우진이 형..!

빨리 뛰어서 가보니 우진이 형과 웃으며 말하던 친구는 다른 길로 갔는지 옆에 없고, 혼자만 있었다.


박우진
...뭐야, 왜 자꾸 그래?


이대휘
아, 아니...그...


박우진
다시는 보기 싫은 것 같이 선을 긋더니, 이제 와서 뭐 어쩌라는 건데?


이대휘
.....

갑자기 할 말이 없어졌다. 그러게, 어제 그래놓고 나 왜 그러는 거야? 우진이 형이 나를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박우진
너는 안 싫어하려고 했거든, 그런데 이제 못 그러겠다.


이대휘
혀, 형..! 아니야, 내가 어제는 너무했ㅇ...


박우진
제발. 나 이제 너 싫다니까? 안 좋아한다고.


이대휘
.....


박우진
너도 이런 기분을 느껴 봐, 내가 그동안 어땠는 지 생각 해보라고.

차가운 말만 남긴 채 나에게서 서서히 멀어져갔다. 가자마자 눈물부터 나왔고, 가슴에 칼이 박힌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대휘
그때 왜 거절했을까...이대휘 진짜...

우진이 형이 나에게 한 번의 기회를 줬으면 했다. 그러면 정말로 잘 할 수 있을텐데...





박지훈
그런데 너는 좋아하는 사람 있어? 갑자기 궁금해서.


박우진
음...있었지. 그런데 지금은 다 잊었어. 나한테 너무 철벽을 치더라...


박지훈
아...그럼 없는 거네? 우리 우진이 누가 데려갈지 궁금하네ㅋㅋㅋㅋ


박우진
네가 나 데려가주면 안 돼?


박지훈
...어? 누가 데려ㄱ...


박우진
아, 아니야. 잘못말했어. 그냥 무시해.


박지훈
.....


박지훈
나, 사실 여기 너 때문에 왔다?


박우진
나 때문에..? 내가 뭐 잘못했나...


박지훈
아니, 그런 건 아니고...내가 가서 지내는 동안 자꾸 네가 지금 뭐하고 있을 지, 예전처럼 잘 살고 있을 지,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 지...이런게 너무 궁금 했던거야.


박우진
그런건 왜...


박지훈
네가 너무 보고 싶었으니까. 누구랑 벌써 사귀고 있을까 봐 걱정했는데...


박지훈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나 너 좋아해.

빠르게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대휘와 있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지훈이와 있으니까 뭔가 많이, 많이 기분이 달랐다.


박지훈
이때 아니면 못 말할 것 같아서...그, 싫으면 싫다고 해..!

대휘라면 이런 기회를 놓쳤겠지만,


박우진
아니, 나도 너 좋아해.

나는 대휘와 다르게 이런 기회를 잡았다.





전 웅
흐아암...잠 와. 12시간 잤는데...

침대에 눕자마자 옆에 놓여져 있는 핸드폰이 진동을 했다. 일어나서 봐보니, 우진이에게 전화가 왔었다.


전 웅
여보ㅅ...

뚜- 뚜...


전 웅
...이 새X 전화비 안 나가게 하려고...


전 웅
야, 박우진. 너 전화비 때문에 그러지? 얼씨구...


박우진
형,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나 있잖아!!!


전 웅
...복권이라도 당첨됐니.


박우진
아니, 그것보다 더 중요해! 나 오늘부터..!


전 웅
전화 끊는다. 빨ㄹ...


박우진
나 오늘부터 박지훈이랑 사귄다!!


전 웅
.....


전 웅
?????


전 웅
????????????


전 웅
ㅁ, 뭐? 야, 누구랑 사귄다고? 지훈이? 대휘가 아니라?


박우진
뭐래...나 대휘 안 좋아하거든?


전 웅
그게 무슨...너 뭐 잘못먹었어? 갑자기 왜 그러냐...대휘는 어쩌고...


박우진
그만. 이제 그 이름 말하면 다시는 형 안 볼거야.


전 웅
야 박우진...그건 아니잖아...


박우진
내가 걔한테 차인게 몇 번인데? 난 이미 기회를 많이 줬어.


전 웅
...그래...일단 커플된 건 축하해.


박우진
영혼 없는 축하는 안 받을게.


전 웅
아니ㄱ...아, 이 새X 또 끊었어.


전 웅
으휴, 대휘는 어떡해. 박우진은 또 왜 이런대.




대휘 엄마
대휘야, 무슨 일인데 문을 몇 시간 째 안 열고 있는거야? 밥은 먹어야지~


이대휘
흐끅...안..먹을 거에요..!

대휘 엄마
설마 우는 거야? 왜, 우리 아들 왜 울어!!


이대휘
흐아앙..! 엄마는 몰라..! 내가 왜 이러는 지 아무도 모른다고!!!

대휘 엄마
...이게 뒤늦게 사춘기가 왔나. 아무튼 조금 있다가 나와서 밥 먹어!


이대휘
흐윽...짝사랑 같은 거 안 할건데...흐끄...박우진 미워!!!

발을 동동 구르며 침대를 마구 두드렸다. 머리는 부시시 하고, 눈은 퉁퉁 부었고, 얼굴은 눈물 범벅이 되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엉망진창인 상태라는 것이다.

띠리링- 띠리ㄹ...


이대휘
여보세요...


전 웅
어, 대휘 너 울었어? 뭐야, 박우진 이 놈이 울린 거야? 이 나쁜..!


이대휘
흐끅...웅이 형아아...


전 웅
오구...너 그 얘기 벌써 들었어? 박우진 사귀는 거...


이대휘
...뭐? 누가 사겨? 아니, 뭐라고요?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에서 이 얘기를 들은 대휘는 미치기 직전이었다. 안 그래도 슬픈데, 박우진이 누구랑 사귄다니?


전 웅
...못 들었는데 이렇게 우는 거야? 음, 박우진 옆에 있는 그 애...박지훈이랑 사귀는데.


이대휘
.....


이대휘
시X 박지훈이 누군데!!!!


전 웅
ㅇ, 어 미안...대휘야 욕은...


이대휘
이대휘 심각하게 미X놈인가 봐!!! 박지훈 그 사람...흐아앙..! 나 울어버릴거야..!


전 웅
.....





휘슬
저는 참휘라고 한 적 없습니다만?ㅎㅎ


휘슬
흠 이번 화 댓글...좀 무서울 것 같은 걸...나 또 다굴 당할 것 같아ㅠㅠ 아 이런 거 없으면 재미 없잖아요..!


휘슬
아아 그리고 MIRROR가 벌써 100일 이라죠!! 그래서 분량 4300자로 가져왔습니다😘


휘슬
그럼 저는 남은 주말을 보내러 가겠습니다👋🏻 내일 엡식 데뷔한지 600일❤️